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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ela Apr 27. 2024

처음 떠난 미국은 햇살 가득한 캘리포니아

미국 여행을 제대로 처음 가본 것은 대학 때였다. 학교 간 교환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거의 한 달가량 방학 때 캘리포니아에 갈 기회가 생겼다. 미국에 아는 사람도 하나 없고 가서 영어를 하며 생활해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그래도 연수 프로그램에 선정되면 학교에서 지원금도 주기로 했고 숙소도 구해줄 예정이었기에 어느 정도 고민을 덜고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많이 생각하고 부모님과도 열심히 상의를 한 끝에 신청을 했고 선정이 되었다.


LA 공항에 내리자마자 몸을 감싸는 따뜻함이 느껴졌다. 그래선지 미국의 첫인상은 따뜻하고 햇살 가득한 캘리포니아의 모습으로 내 뇌리에 박혔다. 나중에는 땅이 넓은 나라인 만큼 추운 지역도 있고 지역마다 날씨나 특색이 다양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말이다.



우리가 지낸 곳은 캘리포니아 가장 남쪽이었고 대부분의 시간에는 교환 프로그램으로 대학 수업을 들었다. 그러다가 큰맘 먹고 주말에 하루는 LA에 놀러 다녀오기로 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LA는 가봐야지’ 하는 마음이었다.


사진은 남기지 못했지만 영화나 tv에서만 보던 할리우드 간판도 멀리서나마 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는 작고 산 위에 덜렁 있는 간판이었지만 영화계를 주름잡는 작품들이 나온 곳의 상징이라 신기했다. 할리우드 거리를 걸어보는 느낌도 감회가 새로웠다.


제일 기대한 곳은 유니버설 스튜디오였다. 중학교 때 에버랜드나 롯데월드를 가본 이후로 당시 놀이공원 자체도 꽤 오랜만이었다. 무서운 놀이기구는 잘 못 타서 자주 가지는 않았지만 놀이공원 특유의 신나는 분위기는 좋아했다.



피터팬 등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캐릭터 분장을 한 배우들이 함께 한 퍼레이드도 인상적이었다. 유명한 놀이기구가 많아서 나름 조사를 해 갔지만 다 타지는 못했다. 줄이 길어서 하나하나 많이 기다려야 했지만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시간이 금방 갔던 기억이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밤에 들어갔던 심슨 라이드이다. 정신없이 모험을 떠나게 해주는 3D 놀이기구였는데 직접적으로 몸을 들썩이게 하는 롤러코스터보다 신났다. 벌써 10년도 더 지난 일이라 특수효과가 더 신기하게 느껴진 것 같기도 하다.


지내는 동안 평소에는 숙소 근처 바닷가를 자주 놀러 갔다. 캘리포니아도 지역은 넓었지만 대체로 따뜻한 날씨가 참 좋았다. 나는 추위를 많이 타는데 겨울임에도 날이 항상 따듯했기 때문이다. 대신 비가 소나기처럼 잠깐씩 내리는 경우가 잦았다. 비가 온다거나 아침저녁 바람이 불 때는 만만치 않게 쌀쌀하게 느껴져 일교차가 있었다.


무지개를 포착했던 바닷가에서


바닷가를 놀러 가면 반팔, 반바지를 입은 사람들도 있는 반면, 웃옷을 아예 벗고 서핑용 수영복만 입은 사람도 있고 경량패딩에 반바지를 입고 부츠를 신은 여성들도 보였다. 다양한 옷차림에 처음에는 갈피를 잡기 어려웠고 나만 이상한 옷차림을 한 느낌도 받았다.


하지만 며칠 동안 날씨를 겪다 보니 이해가 갔다. 속은 여름옷으로 얇게 입고 카디건과 외투를 몇 개 가지고 다니며 겹쳐 입는 것이 적절한 것 같았다. 자유분방한 옷차림을 조금씩 따라가며 나도 부모님 없이 떠난 첫 해외여행의 자유로움을 느낀 것 같다.



LA에 갔을 때는 화려함도 느꼈고 오렌지도 맛있었지만 그것만이 캘리포니아의 매력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는 햇살 가득한 기후가 마음에 들었다. 따뜻하지만 많이 덥지는 않은 바닷가에서 하늘을 나는 새들을 카메라에 담으며 힐링하는 시간이 좋았다. 이 여행 이후 평소에나 어딘가 새로운 곳을 가면 하늘을 사진에 담는 버릇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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