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요양원에 출근한 날이었다.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리러 요양원을 한 바퀴 돌았다.
보통 요양원에는 여자 어르신이 많다. 하지만 이곳에는 남자 어르신들이 적지 않게 있었다. 기억에 남던 남자 어르신이 있다. 방에 들어가서 인사를 드렸더니 웃으며 바라보시다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오셨어요. 우리는, 여기는 우리 집이에요~”
정말 집에서 환영해 주시는 느낌이었다. 집에 초대된 손님 같은 기분도 들었다.
그때 나는 새삼 느꼈다. 우리나라에서 돌아가실 때까지 요양원에 계시는 분들이 많은 상황이다. 이분들에게는 매일 24시간 지내는 여기가 당연히 집이구나. 요양원은 행정 서류에는 노인요양시설로 분류될 때가 많다. 또는 장기요양기관이라는 명칭도 쓴다. 둘 다 어떤 시설이라는 느낌이지 집이라는 느낌은 없다.
그래도 여기에서 사시는 어르신들에게 이곳은 집이다. 사람들이 요양원과 요양병원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게 바로 요양원과 병원의 차이점인 것 같다. 병원은 언젠가 퇴원을 해야 하지만 요양원은 계속 지내야 한다. 어르신들이 내 집처럼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하는 것이 요양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