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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ela Oct 03. 2024

작은 생명이 주는 삶의 의욕

요양원을 떠나고 싶다고 집에 가고 싶다고 부쩍 자주 이야기하던 할머님 한 분이 어느 날 조금 잠잠해지셨다. 요양원에 나무 화분 몇 개가 새로 들어온 다음이었다. 꽃이 피는 화분도 있었다.


할머니는 화분을 보고 눈에 띄게 기뻐하셨다. 화분 중 하나만 주면 안 되냐는 말씀도 하셨다. 화분들이 실내용이기는 해도 나무라서 크기가 크기도 하고 한 분의 방에만 화분을 둘 수는 없었다. 그 대신 원장님 배려로 그분의 방 가까이에 예쁜 꽃나무 화분을 놓게 되었다.


할머니는 텃밭을 가꾸고 싶다는 말씀도 자주 하셨다. 그래서인지 산 가까이에 있는 요양원을 알아보셨다는 말씀도 여러 명에게 터놓았다. 치매가 심하지 않기에 요양원 생활이 무료하고 더 외롭게 느껴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과 핸드폰으로 통화도 하시지만 같이 지내는 것과 같지는 못하니.


그랬던 차에 화분이 생기니 마음이 기쁘셨나 보다. 방에만 있으시던 할머님은 이제 프로그램 시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노래도 부르시고 그림도 그리셨다. 그전에는 프로그램도 참여하지 않고 방에만 계셨었다. 그런데 다른 할머니들께도 먼저 말을 걸기도 하고 직원들에게도 말을 걸면서 요양원 내부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할머니의 생각에 힘입어 요양원에 테라스처럼 이어지는 바깥 공간에도 상추나 고추 등 모종을 심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 못지않게 식물을 키우는 것도 마음에 큰 기쁨과 위안을 주는 것 같다. 어떤 커다란 변화는 아닐지라도 이런 작은 변화가 삶의 의욕을 준다는 생각도 들었다. 작은 것이라도 살아있는 생명의 생동감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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