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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총총 May 11. 2023

뭐? 한국라면을 끓여주는 데가 있다고??

세계 3대 요리 : 튀르키예 미식 여행 Episode #3-1

[긴 여행에서 나를 구원해 준 국물, 초르바(Çorba) 3-1]

라면을 찾아서


나도 어쩔 수 없는 한국 사람인가 싶다.

배낭을 메고 한 달 동안이나 터키를 여행하고 있는데도 내 발걸음은 아직 터키 전역의 20% 정도밖에는 미치지 못한 듯하다. 한국에서보다 오히려 밖에 나오면 더 잘 먹는 내 특화된 이국적 미식취향이 참 맛있는 터키 음식을 만나 거대한 식탐으로 변모하기 일쑤다.


터키 케밥은 맛있다. 빵과 괴프테도 너무 맛있고, 길거리에서 파는 홍합밥과 고등어도 맛있다. 그런데도 가끔 국물 요리가 당긴다. 한국에서도 잘 안 먹던 그 국물 요리가...! 나도 어쩔 수 없는 한국 사람인가 보다.





정말 맛있는 빵과 케밥이지만, 단단한 질감에 물려 얼큰 얼큰한 국물이 간절해질 때 즈음, 카파도키아에서 만난 한국 대학생들이 안탈리아 어느 게스트하우스에서 레알 한국 라면을 끓여준다는 눈이 번쩍 뜨일만한 이야기를 해준다. 물론 관광객이 머무는 카파도키아에도 라면은 있다. 닭 육수 베이스에 푸석푸석한 동남아시아 계열의 맑은 컵라면. 성에 찰 리가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은 쫄깃하고 얼큰한 빨간 국물의 한국 라면 그것이니까.


하지만 꾸역꾸역 찾아간 안탈리아의 그 게스트하우스에선 정작 한국 라면을 맛보지 못한다. 직수입한 신라면이 이틀 전에 떨어졌다는 비보만 접했을 뿐. 실의에 빠져있던 내게 게스트하우스의 매니저가 초르바를 먹으라고 권한다. 초르바(Çorba)? 그게 뭔데?



터키에도 국물 요리가 있다. ‘수프’라고 불려지는 것들인데, 더 정확하게 말하면 서양식 '수프'라기보다는 오히려 '국'에 가깝다. 서양에서는 메인 요리 전에 나오는 걸쭉한 식전 음식이지만, 터키의 초르바는 그냥 메인 요리로, ‘국물’을 빵과 함께 먹는 경우가 더 많아서 그렇다.

우리네 설렁탕집에서 국물에 밥 말아 훅훅 먹는 것처럼, 초르바 전문점에 가면 초르바에 빵을 찍어 훅훅 떠먹는 광경이 일반적이다.


만드는 방식도 전혀 다르다. 서양식 수프가 밀가루와 버터를 볶는 루(roux)를 베이스로 한다면, 터키의 초르바는 아예 처음부터 고기와 야채 등을 넣고 끓이는 방식이다. 그러니까 한국의 탕이나 국에 가까운 거다.



[긴 여행에서 나를 구원해 준 국물, 초르바 3-1]

To be continued...! 다음 회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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