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를 몇 차례 다녀오니, 엄마께도 이 멋진 경험을 해드리고 싶어 튀르키예로 여행을 보내드렸었다. 엄마에게 열흘 넘게 연락이 없어서 몹시 안절부절못했다. 알고 보니 튀르키예가 너무 좋아서 나에게 연락할 겨를이 없었던 거였다. 다녀오신 엄마는 한 달 이상을 들뜬 톤으로 튀르키예 무용담을 이야기하셨다.
카파도키아의 기암괴석 사이를 스파이더맨 수준으로 돌아다니셨고, 파묵칼레의 석회 틈바구니를 축지법으로 날아다니셨으며, 이스탄불 이집션 바자르에선 완전 인싸가 되셨다며.
카파도키아 기암괴석 사이를 슈퍼마리오 급으로 점프하셨다는, 예쁜 우리 엄마. ㅎ
어느 날, 퇴근을 해서 돌아와 보니 못 보던 바게트빵이 있었다. 심지어 먹은 흔적도 있다.
엄마는 그야말로 완고한 한국 입맛을 가진 한국 아줌마로, 절대 바게트빵 같은 걸 드시는 분이 아니셨다. 웬 빵이냐고 물으니 그제야 또 들뜬 얼굴로 말씀하셨다.
“쌀밥을 먹는데, 갑자기 맛이 없는 거야....(들뜨다가 급시무룩...)”
엄마는 갓 구운 겉바속촉 이런 빵에 완전 반하신 듯!!
여행 중 먹은 겉바속촉 맛있는 튀르키예 빵이 너무 그리우셔서 빵집에서 일부러 사 왔다고. 터키에서 조식으로 먹은 신선한 오렌지 주스도 그리워서 생전 드시지도 않는 오렌지 주스도 냉장고에 생뚱맞게 늘어서 있다.
세상에서 가장 빵에 진심인 튀르키예 사람들의 환상적인 빵이, 육십 넘도록 평생 완고하던 우리 엄마의 입맛을 단박에 바꿔놓아 버린 것이다.
[맛있는 빵에 진심인 사람들] the end...!!
카파도키아 게스트하우스에서 제공된 프렌치토스트 조식. 튀르키예 빵은 무슨 형상을 하고 있든지 간에 무조건 맛있다는게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