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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총총 Apr 19. 2023

빵을 응용하다 : 케밥과의 무한한 변주

세계 3대 요리 : 튀르키예 미식 여행 Episode #2-3

[맛있는 빵에 진심인 사람들 2-3]

빵을 응용하다 : 케밥과의 무한한 변주


튀르키예인의 문화 베이스는 유목문화다. 음식 문화 중 유목에서 파생된 가장 큰 범주는 단연 고기요리이고, 그중 가장 유명한 음식은 ‘굽다’라는 뜻의 ‘케밥’일 것이다. 양고기, 소고기, 닭고기, 내장 등 각종 고기와 고기의 부산물을 구워내는 이 아름다운 음식은 이미 전 세계로 퍼져나가 단어 자체가 그대로 고유명사가 되었다.


이스탄불의 램쉬쉬 케밥은 갓구운 넓적빵 이불을 덮고 있다.


튀르키예 사람들은 케밥만 먹지 않는다. 굽거나 생으로 곁들여지는 토마토, 양파, 마늘 등의 각종 채소와 함께 먹고, 여러 가지 향신료를 쓰고, 요거트 같은 유목민적 향기가 물씬 풍기는 소스를 뿌리기도 한다. 물론 빵은 기본적으로 서빙된다.


튀르키예 식당에 가면 그 식당의 규모가 크든 작든 간에 으레 식탁에는 빵바구니가 놓여 있다. 새로 가져다줄 수도 있다. 빵바구니에는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는 터키 빵이 그득하다. 다 먹으면 다시 채워진다. 무한정이고 그 누구도 빵을 먹는 양에 대해서 뭐라고 하지 않는다. 대학교 기숙사의 식당에는 학생들이 빵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빵 보관함이 따로 있다. 빵에 대해서는 무척 관대한 것이다.


안탈리아 식당에서 괴프테와 함께 서빙된 빵바구니. 설령 바구니의 빵을 다 먹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케밥 밑에도 빵이 깔려있다. 이 빵은 케밥에서 나오는 기름기를 흡수해 주는 역할을 하지만, 케밥과 함께 뜯어먹어도 정말 맛있다. 물론 촉촉하게 양념이 밴 빵이 아니라 바삭하고 말랑말랑한 빵을 먹고 싶다면, 바구니에 가득 들어있는 빵을 먹으면 된다.


앙카라의 치킨쉬쉬 케밥은 빵 이불을 깔고 서빙된다.


좀 다른 방법으로 케밥을 먹고 싶으면 바구니 빵을 반으로 가르고 케밥을 넣은 후 샐러드나 채소를 얹으면 훌륭한 샌드위치가 된다. 아예 이렇게 파는 길거리 음식점도 즐비하다.


통통한 빵이 아닌 얇은 패브릭처럼 생긴 빵 라바쉬에 케밥을 돌돌 말아먹을 수도 있다. 고등어 반 손을 통째로 끼워 넣기도 한다. 그 유명한 이스탄불의 고등어 케밥, ‘발륵 에크멕’ 이다.


이스탄불 항아리 케밥과 함께 서빙되는 얇은 패브릭처럼 생긴 빵, 라바쉬


길을 걷다 약간 출출해지면 시미트를 사 먹으면 된다. 고리로 꼬아놓은 빵, 시미트에는 참깨가 송송 박혀 있다. 감칠맛이 돌게 짭짭해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무의식적으로 계속 뜯어먹게 된다.

시미트를 굳이 찾으러 다닐 필요도 없다. 길거리엔 유리 상자 혹은 바구니에 가득 들은 시미트 장사꾼을 아주 쉽게 만날 수 있으니까.



[맛있는 빵에 진심인 사람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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