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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BA May 15. 2023

기업분할에 관한 두 가지 관점

기업 경쟁력 향상? 개미 투자자 지분 희석 우려?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 기업분할을 추진하는 회사들이 급격히 늘며, ‘기업분할’이 많은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업분할을 정당한 경영 전략의 하나로서 고려해야 한다는 옹호 입장이 있는 반면, 대주주에게만 유리하고 소액주주의 지분을 희석시킨다는 우려의 입장 역시 존재합니다.

출처: 셔터스톡

관련 개념 설명

기업분할: 쉽게 말해 M&A의 반대 개념. 주로 유망하거나 수익성이 높은 회사의 사업부에 회사의 자본과 부채 일부를 나눠줌으로서 새로운 기업을 만드는 것을 말함. ‘새로 만들어지는 기업의 소유권을 누가 갖느냐’에 따라 물적분할과 인적분할의 두 종류로 나뉨

물적분할: 기존 회사가 새로 만들어진 회사의 주식의 100% 소유하는 형태. 기존 회사가 지분을 모두 가져간다는 점에서 소액 주주들의 권리와 관련한 비판이 많았음. 올해부터 상장기업의 물적분할에 소액주주들은 물적분할 이전의 주가로 주식을 매각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이 보장되면서 물적분할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짐


인적분할: 기존 회사와 새로 만들어진 회사가 기업의 주식을 ‘지분율대로’ 나눠 가지는 것. 일반적으로 선택되는 분할 방식


✔️왜 하려고 하는 거야?


지배구조 개편과 유망하지만 저평가되었던 사업부를 분리하여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명목상의 이유’가 있으나, 가장 큰 이유로는 1. 법인세 과세이연 제도  2. 의결권 및 지배력 확보가 꼽힙니다.


법인세 과세 이연이란, 지주사 설립 혹은 지주사로의 전환을 염두에 둔 기업이 양도소득세와 법인세 등의 세금을 당장 내지 않고 향후 신설회사의 주식을 팔았을 때까지 세금을 이연해 주는 제도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큰 혜택으로 여겨지는데요, 해당 제도는 2023년 말까지만 시행되기 때문에 제도가 사라지기 전 혜택을 누리려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또한, 아무런 비용 없이, 신설기업이 차지하는 지분율만큼 새로 상장되는 기업의 주식을 자동으로 가지게 되는 만큼, 자회사에 대한 의결권과 지배력을 확보하기에도 쉽고 편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개미 투자자들한테 무슨 영향이 가는데?


<나름 긍정적인 의견>

기존 주주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에 대해 지분율대로 신설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인 만큼 물적분할에 비해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적다는 의견입니다.


<그래도 안돼!>

자사주의 마법이란, 자사주를 보유한 기업이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할 때, 기존회사가 보유한 자사주에 신설회사의 신주를 배정함으로써 지배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현상이에요.


일반적으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인적분할 뒤 지주회사는 신설회사에서 ‘의결권이 있는’ 신주로 자사주를 가지고 있던 만큼 배정을 받게 됩니다. 지배주주, 즉 기존회사의 입장에서는 추가 비용 없이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것이고, 반대로 소액주주의 지분가치는 그만큼 희석되는 것이죠!


✔️사례 1) OCI 홀딩스

지주회사인 OCI 홀딩스와 신설기업인 OCI가 각각 68.81%와 31.18%의 지분율로 인적분할을 진행합니다.


OCI의 사업 중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은 지주회사가 담당하고,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등 첨단 화학소재 사업은 신설회사가 맡는다는 계획인데요. 대표적인 주주환원정책인 자사주 소각 계획을 포함시켰고, 인적분할을 통해 각 사업의 가치를 극대화해 기업 가치가 향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대한제강, 동국제강, 이수화학 등의 기업 역시 인적분할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사례 2) KGC 인삼공사의 적대적 인적분할?


안다자산운용 등 사모펀드에서 KGC 인삼공사의 인적분할을 KGC 인삼공사의 모회사인 KT&G의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장할 것을 주장하며, 이에 대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었습니다. 노동조합을 포함해, KGC인삼공사 측은 법원의 결정을 강하게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인적 분할 안건이 법리상 주주의 제안 사항이 아닌데도 상대 측이 무리하게 가처분 신청을 했다는 점, 기업분리 계획안 역시 KGC인삼공사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었다는 점을 들었으며, 그 외에 터무니없는 이사 보수 금액을 책정하고 자격 없는 인물을 경영진으로 추천한 것 등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래서... 인적분할하는 기업 주식을 사, 말아?

무조건 소액주주들에게 불리하기만 한 것은 아니니,

자사주의 비율 확인

주주환원정책 확인

분할 후 사업부의 가치가 어떻게 성장할까? 시가총액은 오를까? → 전망 확인

후 좋은 투자 결정을 내리시길 바랍니다.


SBA (파이낸스 시사 타임) 브런치는 매주 월요일 업로드됩니다.

다음주에는 'ChatGPT가 쏘아올린 작은 공 - AI 관련주 이모저모' 편이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출처

“경쟁력 향상” 기업분할 줄잇는데… “개미들 지분만 희석” 우려|동아일보 (donga.com)

주총 시즌 최대 화두는 인적분할…개미들 "그럼 언제 매수해?" - 디지털타임스 (dt.co.kr)

막오른 정기주총 시즌…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인적분할' | 연합뉴스 (yna.co.kr)

KGC인삼공사 노조 "인적분할 기업가치 훼손 시도 단호하게 대처" - IT조선 > 게임·라이프 > 유통·쇼핑 (chosun.com)

"법인세 과세이연 막차 타자" 인적분할 재상장 나서는 상장사들 (news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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