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자아의 강점을 찾아봅시다 - by 롤라
문득 직장에서 이래저래 치이다 보면, 도대체 나만의 강점은 뭘까 생각하게 됩니다. 위축되는 마음을 다잡고 ‘아무리 그래도 내 강점 하나 없겠어?’하며 고민해보니, 다행히 여러 동료들의 칭찬과 피드백이 떠오르더군요. 이글에서는 그렇게 다시 발견한 저의 강점과 그 활용법에 대한 나름의 소견을 담았습니다.
동료들이 발견해준 나의 강점
누군가 “네 강점이 뭐야?”라고 묻는다면, 선뜻 답하기 쉽지 않습니다. 스스로에 대해 잘 몰라서이기도 하지만, 무엇이 ‘강점’인지 몰라서이기도 하죠. 제가 생각한 강점이란, ‘남들보다 내가 더 쉽게 잘하는 것’입니다. 내가 어떤 영역에 힘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능력을 잘 발휘한다면, 그것에 강하다고 할 수 있죠. 일을 할 때 남들만큼 애쓰지 않아도 남들보다 잘하는 것이 있다면 그게 바로 강점입니다.
그런데 이런 강점은 스스로 힘을 들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자각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때 제가 활용한 단서는 주변 동료들의 피드백이었습니다. 반복적으로 동료들에게 들었던 칭찬을 돌이켜보니, 제 강점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 수 있었죠. 어찌 보면 제게는 당연해서 ‘이게 강점인가?’ 싶은 것들인데요, 이게 바로 일인칭 시점에서는 포착되기 어려운 저만의 강점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꼼꼼하고 집요한 논리 확인
‘꼼꼼하다’는 말은 제가 동료 평가에서 자주 받은 코멘트 중 하나입니다. 어찌 보면 집요한 측면이 있어서 어설프게 그냥 넘어가는 것을 어려워하는데요, 그러다보니 기획을 할 때에도 기반 플로우나 여러 엣지 케이스에 대해서 끝까지 생각해두려 합니다. 특히 서비스를 기획할 때는 다양한 유즈 케이스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러 예외 케이스를 꼭 챙기고 그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두어야 하는데 이때 이런 강점이 발휘되곤 합니다.
상황 파악, 빠른 이해력
신입 시절 선배님들께 들었던 칭찬은 이해가 빠르다는 점이었습니다. 기반 지식이 많이 없는 신입 수준에서 다행히 주어진 과제를 잘 이해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이해를 못 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큰 틀에서 맥락이나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이 나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죠. 돌이켜보면 저는 정보 습득 시 디테일은 빼고 핵심만 남기는 스타일이라 세부 사항은 잘 파악이 안 되더라도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부분에 해결이 필요한 것인지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기획에서는 결국 그 부분이 핵심이다 보니 문제-해결의 큰 줄기를 빠르게 파악했을 때 이런 칭찬을 들을 수 있었죠.
자발성, Self motivation 관리
지금도 저의 열정을 좋게 봐주시곤 하지만 특히 인턴 할 때 동료들에게 들었던 칭찬이 떠오릅니다. 보통 인턴십 과제가 마무리된 후에는 할 일 없는 시간이 많은데요, 이때 제가 인턴 프로그램동안 저희가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자유롭게 보고서를 만들자고 제안한 일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동기분들이 자발적인 태도를 배우고 싶다고 호응해주셨죠. 실제로 저는 업무에서 자율성, 자기 주도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히려 꺼려하는 프로젝트도 먼저 하겠다고 자원하곤 하죠. 동기 부여 관리의 차원에서 회고 루틴도 스스로 시작한 것이고요. 다만, 자발성에 따라 추진력과 퍼포먼스 차이도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잘 관리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는 편입니다.
나만의 강점 활용 스킬
회사에서는 단점을 보완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강점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그 영역에서만큼은 나를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죠. 그것이 바로 회사에서 자신을 차별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테니까요. 이런 점에서 자신의 강점을 강화해서 어떻게 업무 상의 차별점을 만들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
앞서 꼼꼼한 논리와 케이스 확인이 강점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이 강점을 잘 살리면 같이 일할 때 편한 동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검토나 논의가 필요한 부분을 먼저 상세하게 확인해두고 내부적으로 놓치는 부분이 없도록 미리 준비해둡니다. 이렇게 사전에 꼼꼼하게 확인해놓으면 필요한 부분을 효율적으로 논의할 수 있죠. 덕분에, 선배님들께 종종 ‘이런 부분까지 생각해오셨군요!’ 하는 칭찬을 듣습니다.
한편으로는, 두 번째 강점인 빠른 이해를 바탕으로 복합적인 사안들을 정리해드리기도 합니다. 대체로 논의를 하다보면 여러 의견들이 흘러가다 보니 서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때 저의 이해를 바탕으로 보기 쉽게 정리를 해드리려 합니다. 가끔 저의 이런 정리가 상황을 정돈시켜서 불필요한 논의를 줄여주기도 하죠. 이 또한 제 강점을 통해 협업하기 편한 동료가 되려는 노력입니다.
기회를 주고 싶은 팀원
제가 생각한 마지막 강점은 자발성이었는데요, 돌이켜보면 이 강점은 제게 회사 내의 여러 기회를 허락해주었습니다. 저는 팀장님과의 원온원이나 회고 시간에 제 적극성을 그대로 말씀드리곤 합니다. “이런 일도 맡아보고 싶다”, “이번 업무는 적극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서 즐겁게 배우며 일하고 있다”는 식으로 솔직하게 말이죠. 팀장님께서 ‘이 업무를 열정적으로 진행해 줄 사람이 누구일까’ 생각하면 제가 떠오르길 바랐습니다. 그 효과가 있었는지, 일에 욕심을 갖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때면 도전적인 업무를 제게 맡겨주시곤 했습니다. 주니어인 제게 그건 기회였죠.
내 강점은 나를 브랜딩할 수 있는 자산
회사에서 나의 강점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다보니, 퍼스널 브랜딩과 유사하게 느꼈습니다. 내 강점이라는 자산을 기반으로, 수많은 인력이 활약하는 회사 내에서 나를 어떻게 포지셔닝할지 생각해야 했거든요. 위의 강점을 바탕으로 저를 브랜딩한다면, ‘민첩하고 디테일한 열정러’ 정도로 정리하고 싶네요. 사실 ‘내 강점이 뭘까’하는 고민은 결국 ’회사에서의 나’에 대한 정체성 고민과 맞닿아 있죠. 그렇기 때문에 꼭 필요한 질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게 자신만의 차별성, 전문성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ditor_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