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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덕에 문어 라면

by 동그라미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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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덕에 문어 라면



인도네시아에 있는 아들이 엄마 생일이라고 문어를 보내왔다.

예전에 엄마가 항암을 할 때 엄마 기운 내라고 산 낙지를 주문해서 연포탕을 해 먹은 적이 몇 번 있다.

이제 지난봄에 항암은 다 끝났지만 아들은 여전히 엄마 기운 내라고 이번에는 큰 문어를 택배로 보내왔다.



큰 문어를 가지고 문어숙회와 문어 라면을 해 먹기로 했다.

문어 손질을 하고 아내가 문어를 삶는 동안 집 앞 편의점에 가서 ‘오징어 짬뽕’라면을 사 왔다.

집에 다른 라면이 있기는 했지만 문어 라면을 하려면 해물 라면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문어가 워낙 커서 삶아서 절반은 남겨 두고 절반으로 숙회와 라면을 해도 충분했다.

라면 국물에는 지인이 보내 준 우족을 끓인 국물을 첨가하니 더욱 진국이 되었다.



어쩌다 문어나 낙지와 같은 해물 요리를 먹을 때면 해물 라면이 끌린다.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도 해물 라면 맛집을 찾아가 먹은 적이 있고, 영종도에 가서도 일부로 먹은 적이 있다.

요즘은 바닷가의 횟집이나 맛집에서도 해물탕보다는 해물 라면이 대세가 된 듯하다.

멀리 바닷가는 1인분에 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해물 라면을 집에서 편하고 푸짐하게 먹으니 아내와 아들에게 고맙다.



일부러 라면을 먹기 위해 생 문어나 낙지를 내돈내산으로 시켜서 먹게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싱싱한 재료가 생긴 날은 해물 라면 한번 먹어줘야 예의가 아닌가 싶다.

그것이 바다에서부터 우리 식탁에 와 준 문어에 대한 예의요, 해외에서 엄마 생일에 문어를 보내 준 아들이 더 뿌듯하게 느껴지는 길이다.

오늘은 아들 덕에 문어 라면으로 서귀포 바닷가에 다녀온 것 같은 기분 좋은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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