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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Oct 05. 2024

가을엔 수목원으로



가을엔 수목원으로     



가을에 마음을 가장 설레게 하는 건 나무들이 온갖 아름드리 색으로 변신하는 단풍이다.

요즘은 거리에도 단풍나무들이 많아서 가을이면 집 근처 산책로에서도 단풍을 즐길 수 있다.

좀 더 가을 단풍의 묘미를 느끼려면 예전에는 설악산을 비롯해 가을 단풍이 멋진 산으로 가곤 했다.

그런데 이제는 시간적인 제약도 있고 멀리 가는 것은 힘들기도 해서 강원도나 멀리 가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이제 곧 다가올 가을 단풍을 만끽하기에 안성맞춤인 수목원들이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2022년 가을 아침고요 수목원



2년 전 가을 단풍이 절정일 때 아내와 함께 가평에 있는 ‘아침고요 수목원’을 다녀왔다.

이 수목원은 잣나무 숲이 울창한 가평의 축령산 자락에 조성한 수목원으로 그렇게 넓지도 않고, 또 그렇게 작지도 않지만 자연과 그것을 잘 조경한 풍광이 어우러져 반나절 정도 단풍을 즐기기에 만족스러웠다.           

10월 1일에는 아들도 함께 수목원을 찾았다.



아들은 우리 가족이 2006년에 라오스에 간 이후 해외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아서 방학인 여름이나 겨울이 아닌 한국의 가을을 거의 누리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아들과 가을을 함께 보내며 휴일에 수목원에 간 것이다.

아침 일찍 서둘러 갔는데 아침에는 비가 와서 일단 수목원 안 카페에서, 열린 창밖으로 자연을 바라보며 모닝커피 한잔을 하였다.


                                                2024년 초가을 아침고요 수목원


비 오는 자연을 바라보며 가족들과 모닝커피를 즐길 여유도 만족스러운 추억이다.

커피를 다 마실 때쯤 서서히 비가 그치고 수목원을 산책하며 걷기 좋은 선선한 날이 펼쳐졌다.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할 때여서 멋진 단풍 구경은 아니었지만 단풍이 아니어도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된다.          



이런 나들이에 화룡점정은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하는 것이다.

수목원 근처 숯불 닭갈비집에 가서 짚 향으로 훈연하고 숯불에 구운 닭갈비와 국물이 개운한 닭곰탕으로 점심을 했다.

너무도 오랜만에 아들과 함께 기분 좋은 가을 나들이를 즐겼다.          



10월 1일에 기분 좋은 수목원 나들이 기억을 안고 10월 3일에는 파주에 있는 율곡 수목원을 찾았다.

율곡수목원은 파주시에서 운영하는 시립 수목원으로 식물유전자원의 보전과 증식, 전시를 위해 조성된 곳으로, 다양한 산림문화, 휴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목원을 감싸는 5km 길이의 수목원 둘레길은 임진강의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 솔향기길, 문바위 등이 포함되어 있어 풍성하고도 다채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전망대에서는 북쪽으로는 임진강, 동쪽으로는 파평산, 감악산 등 산자수명한 명산을 한눈에 조망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이곳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집에서 30분 정도면 갈 수 있고,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이다.          

                                                          파주 율곡수목원 전망대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런 수목원이 있는지 몰랐는데 유튜브로 집 근처에 가을 단풍을 즐길 곳을 검색하다가 알게 되어 처음으로 방문하였다.

오후에 4시쯤 도착하여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 둘레길은 다음에 보기로 하고 전망대로 올라갔다.

해발 200미터 정도인데 등산을 안 한지 한참 되어 마지막에는 숨을 헐떡이며 산정상에 있는 전망대에 올랐다.

결론은 중간에 포기하고 안 올라갔으면 후회했을 뻔 했다.  

정상에 머물며 북한 쪽을 바라보기도 하고 통일을 구하는 마음으로 한참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머물렀다.

집에서 30분 정도면 이런 멋진 수목원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조만간 반나절이라도 틈이 날 때 다시 와서 둘레길을 걸으며 가을을 만끽할 결심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가을은 자연을 벗 삼아 산림욕을 하며 걷기 좋은 계절이다.

큰 결심을 하고 며칠 여행을 가지 않아도 각자 사는 곳 근처에 수목원이나, 산림욕장, 혹은 잘 조성된 둘레길이 있을 것이다.

어디라도 좋다. 가벼운 복장에 운동화 신고 어디든 가서 걸으면 몸도 마음도 힐링이다.

이번 가을도 멀지 않은 곳에서 산책을 많이 하며 추석 때 찐 살도 빼고 지난여름 지친 몸에도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나는 가을에 수목원으로 간다.  

   

#아침고요수목원

#율곡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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