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도 있네~
녹두전은 냉동제품이니 데우는 수준이었지만
육전은 핏물제거부터 밑간하기,
부침가루와 계란물 입혀 부치는 순으로 제대로 했었고,
새우도 마찬가지였다.
육전은 몇 해 전부터 딸아이 담당이었는데,
올해는 바빠서 남편이 대신했는데
그 누구의 솜씨보다 맛있게 부쳐냈다.
티브이에 스테이크 맛집을 보며
"아~저렇게 구우면 정말 맛있겠다. 내가 안심사다 당신 구워줄게~"
"김치찌개를 좀 끓여볼까?"라는 둥 자기가 음식을 만들어 보겠다는 얘기를 종종 한다.
장죽의 발전이다.
사람은 쉬 변하지 않는다고들 한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 그는 좀 변했다.
"나 진짜 많이 변했지, 달라지고 있지?"
요즘도 한 번씩 듣는 말이다.
그는 많이 변했고, 달라지고 있다.
주말이지만 난 시험준비로 스터디카페로 갔고,
그는 집에서 혼자 영화 한 편 보고 일을 한다고 했다.
저녁식사 시간이 되어 집에 오니,
막 육전을 부치기 시작하고 있었다.
남편이 바로 부처 낸 따끈하고 육전은 설명이 필요 없지.....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네...",
"어머 내 볼일 보고 와서 당신이 차려준 저녁을 먹다니 이러 날도 있네..."
이 말을 계속하며 고소한 육전으로 맛있게 저녁을 해치웠다.
든든하게 배도 채우고 마음도 채웠다.
다시 스터디카페 책상에 앉아 책을 보기 전에
'당신이 만든 음식으로 든든하게 채우고 왔네요, 고마워요~'
메시지를 보냈다.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