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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영하 Feb 25. 2024

비전공자 개발자에게 첫 프로젝트란

본격적인 비전공자 개발자의 살아남가기 시작된다

비전공자 개발자의 자만심

    이사님이 나에게 주셨던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히는 책을 다 읽고 나니, 이상한 자신감이 생겨 있는 상태였다. 뭔가 내가 대단한 개발자가 되어 있는 것 같았고, 혼자 허세 가득한 마음으로, 새 파일을 하나 만들어서 주루룩 써 내려가는 나름의 세레모니도 해봤었다.


    이사님께서는 이런 내 마음을 읽으신걸까. 나에게 첫번째 프로젝트를 주어도 되겠냐는 말씀을 하셨다. 나는 어디서 나온지 모르겠는 자신감이지만, 당당하게 해보겠다고 말했다. 사실 못하겠다는 말은 선택지에 없었던거 같다.


    나에게 주어진 프로젝트는, 단순히 프로그래밍 언어를 할 줄 안다고 해서 되는 문제는 아니었었다. 선박들 사이의 충돌이 발생할 위험한 정도에 대해서 계산하고, 그 위험한 정도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었다. 사실 나는 항해사로 일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는 나에게는 근의 공식을 외우는 것처럼, 내가 아는 공식을 프로그래밍 언어로 변환해서 적기만 하면 되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개발자들에게 주어지는 프로젝트가 그렇듯이, 그 프로젝트의 진짜 본질은 그것이 아니었다.


    그 프로젝트 이면에 존재하는 수많은 문제들이 숨어져 있었다. 그 계산식을 프로그래밍 언어로 변환하는 것은 커다란 빙산의 일각 뿐이었다.



적절한 질문 타이밍은 언제일까

    내가 항해사에서 개발자로 이직을 한 이후에 초반에 가장 고민이었던 점이 무엇이었냐 하면, 바로 적절한 질문 타이밍이 언제인가 하는 것이었다. 무작정 해결이 안되는 문제가 생길때 마다 상사를 찾아갈수도 있고, 나름의 고민을 하다가 찾아갈 수도 있고, 아니면 죽어라 붙들고 늘어지는 수도 있다. 내가 항해사로 일하던 시절에도 업무 초반에는 동일한 고민을 했었다. 혼자 알아서 처리해서 혼나는 경우도 있었고, 아니면 너무 사소한 문제를 물어봐서 혼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혼나면서 나름의 빅데이터가 생겼었다. 하지만 그 빅데이터가 이 개발자 업계에서도 먹힐거라고는 생각할 수 가 없었다. 


    스타트업의 특성상, 모든 사람이 최소 2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동료도 없이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시니어 개발자로서 주니어들에게 일을 분배하고, 조언해줄수 있는 사람도 턱없이 부족했던 터라, 나의 상사들과 동료들의 리소스를 고려해 질문 타이밍을 눈치 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 나름의 프로세스를 갖췄다.

1. 구글링을 한다.

2. 구글링을 해서 안나오거나, 아니면 나왔는데 뭔가 너무 많은 프로세스가 있고, 쎄한 느낌이 든다면, 실행하기 전에 동료들에게 물어본다.

3. 동료들도 잘 모르면 상사에게 찾아간다.


    이 프로세스 였다. 처음에는 꽤 많이 해결 되었지만, 이런 구글링에서도 안나오는,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든가, 아니면 진짜 알고리즘적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야 하는 것은 질문으로도 해결이 되지 못했다. 결국 내 스스로 그 질문의 해답을 찾아야 하는 것이었다. 나를 그러라고 이 회사가 뽑아둔 것이니까 말이다.



내가 봐도 내가 만든 것이 구리다

    나름의 고민의 과정과 수십번, 수백번의 좌절 끝에 초기 결과가 생성되었다. 그래서 이사님께 너무나도 신나는 마음으로 찾아가서 내가 만든 코드를 봐달라고 했다. 사실 라이브러리 자체에서 계산되는 함수들과, 그리고 별거 아닌 알고리즘들을 모아모아 만든 코드이지만, 나에게는 천년과도 같은 시간이 흘렀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말도 안되게 대단한 일들을 하고 있는 같은데, 내가 만든 코드는 무슨 애들 장난같고, 마치 지뢰찾기 게임정도를 만든 결과같게 느껴졌다. 

    이사님께서 내가 만든 코드의 결과를 보고는, 원하는 방향성은 맞지만, 성능에 대한 평가와, 실제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 프론트엔드, 백엔드 단과 통신할수있는 부분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나에게 또 산넘어 산의 세상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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