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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시간 Jul 05. 2024

꾸준하게 나의 하루를 쌓기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를 그릴 때의 이야기입니다.

매일 아침 미켈란젤로와 그의 조수들은 새로 바른 회반죽이 마르기 전에 그날 완성해야 할 부분에 대한 밑 작업을 했습니다. 이것을 이탈리아어로 ‘하루의 일’이라는 뜻의 조르나타giornata라고 하는데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는 사실 이렇게 작고 불규칙한 모양의 작은 성취들이 경계선이 거의 보이지 않는 모자이크처럼 모여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비스듬히 누워 있는 아담은 조르나타 네 개, 팔을 뻗고 있는 신도 조르나타 네 개. 조각들을 세어보면 미켈란젤로가 붓과 물감통과 모래, 회반죽 자루를 가지고 흙손으로 그 높은 곳에서 570일을 보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위대한 작품도 나누어보면 여러 개의 조르나타가 모여 이루어진 근면성의 산물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또한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비슷한 말을 합니다.

다가오는 날들을 하루 또 하루, 마치 기와 직인이 기와를 쌓아가듯이 참을성 있게 꼼꼼히 쌓아가는 것에 의해 이윽고 어느 시점에 ‘그래, 뭐니 뭐니 해도 나는 작가야’라는 실감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실감을 ‘좋은 것’ ‘축하할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리듬이 흐트러지지 않게 다가오는 날들을 하루하루 꾸준히 끌어당겨 자꾸자꾸 뒤로 보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묵묵히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안에서 ‘뭔가’가 일어납니다. 하지만 그것이 일어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당신은 그것을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만 합니다. 하루는 어디까지나 하루씩입니다. 한꺼번에 몰아 이틀 사흘씩 해치울 수는 없습니다.


올해도 벌써 반이 지나고 반이 남았습니다. 연초에 계획한 것들을 착실하게 이뤄가고 계신가요?

저의 New year's Resolution은 나를 믿고 부단하게 시도하기였습니다.

단 12글자로 이루어진 문장이지만 어느 하나 가벼이 여길 부분이 없습니다.


나를 믿고 : 언제나 가장 큰 걸림돌은 나를 믿지 못하는 '나'니까요.

부단하게 : 사전적 의미로 '꾸준하게 잇대어 끊임이 없다'는 뜻입니다.

시도하기 : 실패를 두려워할 시간에 뭐라도 하나 더 해보자는 다짐입니다.


상반기를 결산하며 이를 잘 지켜왔는지 묻는다면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제법 잘 지켰다고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특별히 자신에게 가혹한 평가의 잣대를 거두고 묵묵히 해나가고 있다는데 스스로를 토닥여주고 싶네요.


여러분은 지금 자신의 조르나타를 성심껏 살고 있나요?




*오늘의 글은 책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일부 인용했습니다.


#onedayata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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