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적이 있나요?
하얀 종이와 마주했을 때 머릿속도 같이 하얘지는 것 같은 막막함. 비단 작가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겁니다.
기획안을 써야 할 때, 자소서를 쓸 때, 깜빡이는 커서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이 어지럽고, 식은땀이 흐르고, 자꾸 딴짓이 하고 싶어집니다. SNS 새 알람도 확인하고, 메일함도 뒤적이고, 어제 본 드라마 주인공 위키피디아도 보고, 숏폼 영상도 꾸역꾸역 들여다봅니다.
왜 이렇게 도망가고 싶은 기분이 들까요? 왜 시작하기도 전에 무력감에 빠질까요?
책 '시작의 기술'에서 무기력함은 자신도 모르게 가진 기대와 현실 사이의 격차에서 생긴다고 합니다. 기대는 각자의 상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여러 기대를 일부러 만들어내고 거기에 삶을 맞추게 합니다. 이렇게 곁가지로 빠지다 보니 우리는 실제 삶을 개선하고 목표를 이뤄줄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아무 힘도 쓰지 못하고 결과도 얻지 못하고 시간만 낭비할 일을 하게 됩니다.
이런 악순환을 멈추려면 대단한 기대는 접어두고 그냥 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백지 공포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는다면 프리라이팅을 추천합니다. 프리라이팅이란 생각나는 대로 쓰는 것입니다. 편집을 거치지 않고 쓰기 때문에 활어 같은 생각을 글자로 잡아둘 수 있습니다. 꼭 염두에 둔 주제가 아니더라도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써내려 가다 보면 예기치 못한 아이디어를 얻게 되기도 합니다. 이는 생각과 완성된 작품의 중간 단계로 마치 요리 전 프렙을 해두는 것과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생각 중독'의 저자 닉 트렌튼은 '생각 없는 행동은 어리석지만, 행동 없는 생각은 불안만 낳을 뿐이다'라고 합니다. 이제 전처리 된 생각이 모였으니 행동할 차례입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신발 브랜드의 캐치프레이즈처럼 그냥 합시다. Just do it!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의심과 공포가 생긴다. 행동하면 자신감과 용기가 생긴다. 두려움을 정복하고 싶다면 집에 앉아서 생각만 하지 말고, 나가서 바쁘게 움직여라.
데일 카네기
#시작의기술 #백지공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