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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월안 Oct 11. 2024

쓸쓸함이 묻어있는 가을

길게 드리우는 가을빛에 반하다





   가을이 되면 가을 앓이를 한다.

가을에 느끼는 서늘한 감정과 운치는 뭐라고 설명하기

쉽지 않을 만큼 느낌을 준.

서늘하면서도 깊게 드리우는 가을빛이 어디까지  닿을까 하는 궁금증부터 낙엽 한 잎이 나뭇가지에 매달린 모습까지 가을은 예쁘면서 쓸쓸하다.

쓸쓸함이 진하게 묻어있고 깊은 생각을 주는 계절이다.

말로 표현되지 않는 가을의 서늘한 느낌과 가슴

깊숙이 다가오는 깊은 감정들은 뭐라고 설명하기 힘들 만큼 깊고  다가온다.



   서늘한 기운이 감돌고 가을이 시작면 어김없이 내게 전화를 하는 여인이 있다.

가을을 탄다고...

뼛속까지 가을을 탄다는 그녀의 말속에는 누구나가

느끼는 가을이 아닌 좀 더 특별한 그녀만의 가을을 맞이하고는 가을 앓이를 한다.



   "가을은 왜 그렇게 가슴을 후벼 팔까요?"  



   라고 하면서 그녀는 미술관을 투어를 하기도 하

가을에 이끌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는

가을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그녀만의 가을채워간다.

무엇이 그렇게 가을을 타게 하는 걸까?

인간만이 가진 고급스러운 감정과 느낌을 한 없이 깊은 곳까지 끌어들여 녹여내고

그 감정을 헤집어 놓고는

삶과 더

깊숙이 호흡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


   가을을 맞이하는 일은 예쁘게 단풍 든 숲을 찾는 일이다. 울긋불긋 붉은 단풍 물결 속에 푹 빠지는 일은

또 다른 기쁨이다.

지천에 놓인 강아지풀 솜털로

손바닥을 간질거리기도 하며  여유롭게 가을에 풍덩

몸을 담근다.

혼자 쓴웃음을 짓기도 하고 내속에서 소화되지 않은

것들을 꺼내면

어느새 가을이 가슴속에

깊숙이 파고드 그 느낌이 참 좋다.

맑은 가을하늘 흰 구름 한 조각을

바라다보고는 그리운 얼굴을 떠올려본다.

하얀 구름사이로 살짝살짝 보이는 그리운 사람들이

보이는 듯하다.

가을빛이 펼쳐진 걷다 보면 바스락거리는 낙엽

여기에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깊이 느껴진다.

길게 드리워진 단풍나무 사이로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서 사람들의 등만 보고 걸으며

혼자 중얼거린다. 알 수 없는 내면에서 무심코 던져지는

말들과 무아지경에 빠져 가을 숲을 걷는다.

숲과 길이 구분되지 않고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만 들린.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있으면 나도 숲이다.

눈을 감고 맑은 마음으로 숲내음의 고요 속으로 빠져든다.

낙엽길을 걷다가 미끄러지면

주저앉아 낙엽 한 잎을 주워 들 흩어진 기억들이

온몸으로 전해지는 작은 조각들 내게 쌓인 시간만큼

가을의 쓸쓸함이 아릿하다.



   해가 살짝 기울면

길게 드리우는 그림자가 너무 길어

소스라치게 놀란다. 나의 지난 굴곡진 그림자가 따라오는 것 같아서 뒤를 한번 돌아다본다.

서늘했던 지난 시간의 가을이 한없이 깊이 파고든다

매번 가을이 주는 예쁘게 쓸쓸한 느낌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것이다.

섬세하게 내게 다가오는 것들이

감각으로 느낄 수 있어서 귀한 것이다.

가을을 탄다고 할 만큼 내게 다가오는

예민하게 느끼는 것은 살아있기에 자연스러운 것이다.


~~~~~~~~~♧


  가을이 내게 주는 것은 무언가 깊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고급스러운 가을색과 아련하게 다가오는 아릿하고

쾌청한 다양한 가을 빚깔들.

차가우면서 고급스러운 빛에 끌리는 것은 가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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