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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우리들의 토이 스토리

(605일째 기록)

by 봄아범 일기 Jan 16. 2024
브런치 글 이미지 1

 

 You've got a friend in me.

초등학생 때, 뜻도 모르고 흥얼거렸던 애니메이션에 흐르던 음악. '장난감이 움직인다면 어떨까?' 라는 단순한 질문이 내 인생 영화가 되었다. 놀이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그들과 언제 헤어졌는지 기억하지도 못해서. 그 순간을 모르는 것이 괜스레 미안해서. 'Toy story' 시리즈가 오래도록 사랑받는 거라 생각한다. 물론 내가 캐릭터인 우디를 닮아서 끌리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어른이 되고 나서야 주제곡의 멜로디가 제대로 들렸고, 가사가 눈에 들어왔다. 함께 놀았던 장난감 안에 친구가 있다는 말. 그 시절, 움직이지 않았던 친구들이 따뜻해지면서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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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같은 아내가 고마웠다.

두 시간을 통화해도 할 말이 남아있었던 시기를 지나, 몇 마디만 주고받아도 편안해지는 분위기가 좋았다. 바쁜 출근 중에도 아내가 누른 취사버튼 덕에, 저녁에 퇴근해서 먹는 밥 한그릇의 뜨끈함이 든든했다. 금요일 밤마다 '한 주 고생 많았다.'는 말을 주고 받으며, 이유식과 만드는 저녁이 고마웠다. 3년이 넘는 말과 밥상, 행동이 말해주는 것 같았다. 넌 친구가 있다고. 그게 가족이라고.


 

브런치 글 이미지 3


 그래서, 친구같은 아빠가 되고 싶었다.

체력을 더욱 길러서 친구만큼 재밌게 놀았다. 아이가 달리면, 더 빨리 달려 까꿍! 외쳤다. 까르르 웃는 아이의 모습에 신이 나서 땀흘리는 줄 몰랐다. 한 글자씩 말을 알려주면서 노래를 불렀다. 슬며시 웃음이 나면 간질이면서 함께 웃었다. 기절하듯 잠들더라도 좋았다. 이 시간이 길지 않음을 알기에. 아이가 성장하고, 학원에 다니고,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아빠보다 친구를 찾을 것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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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이었던 내가 아끼던 장난감을 버렸던 때를 기억 못하듯, 아이도 아빠와 거리가 생기는 때를 기억 못하겠지. 그래도 괜찮다. 장난감 우디가 그 순간을 마음에 새기고 멋지게 손을 흔드는 것처럼, 내가 기억하고 곁에 있을테니까. 설령 멀어진다고 해도, 다시 가까워질 그 순간을 기다리고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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