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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대리 Jun 21. 2024

조대리의 영팝스 1

무더위를 잊고 싶을 때

안녕하세요, 오늘은 조대리의 영팝스로 인사드립니다.


요즘같이 생활 대부분이 디지털화(化) 되기 전, FM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소개될 때, 공 테이프를 꽂아두고 녹음버튼과 일시정지버튼을 동시에 누르고서, DJ가 곡 소개를 한 직후 일시정지버튼을 딸깍 놓을 때의 설렘, 기억하시나요?


혹시라도 DJ의 소개 멘트가 전주와 겹치기라도 하면, 그날 녹음은 망해버린 터라, 녹음을 포기하고 그냥 노래를 듣기만 했는데요.


양쪽 귀를 쩌렁쩌렁 울리는 최첨단 사운드가 이제는 익숙해졌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지지직거리는 노이즈는 결코 허용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가끔은 그런 어설픈 설렘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연일 최고 기온을 경신하는 대회라도 열렸는지, 6월의 무더위가 우리를 괴롭히고 있죠. 노래 한 곡 듣는다고 그 더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노래를 듣는 동안 청각에서 시작해 온몸의 감각을 동원해 더위를 잊어보려는 시도는 가능합니다.


숨죽이고 녹음버튼을 누를 필요는 없어졌지만, 무더위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노래들을 들으며 잠시나마 한숨 돌려보는 건 어떨까요?


첫 곡은 로저 도널드슨 연출, 톰 크루즈, 엘리자베스 슈 주연 영화 <칵테일 Cocktail(1987)>의 주제곡인 비치 보이스의 "Kokomo"입니다. 말리부의 어느 휴양지에서 시원한 피나 콜라다를 마시고 있다는 상상까지 더해서 듣기에 제격인 여름 노래입니다.

출처-비치 보이스 유튜브 공식 채널



오늘의 두 번째 곡은 스페인의 라틴 탑 듀오 로스 델 리오의 "Macarena(Bayside Boys mix)"입니다. 1996년 빌보드 싱글차트 Hot 100에서 14주간 1위에 오를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곡인데요. 반복되는 멜로디에 '마카레나 댄스'가 어우러져, 이 노래가 들리기만 해도 몸이 들썩입니다. 너무 더우니까 너무 격하게 추지는 마시고, 그저 흥겨운 멜로디에 어깨를 조금 들썩여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출처-로스 델 리오 VEVO 유튜브 공식 채널



세 번째 노래는 프랑스 뮤지션 F.R. 데이비드가 1982년에 발표한 데뷔곡 "Words"입니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 크게 인기를 얻은 히트곡으로, 발표된 지 4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애청되는 곡이죠.


만약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Call Me by Your Name(2017)>이 아니었다면, 이 곡이 별다르게 여름 노래로 떠오르지는 않았을 텐데요. 1983년 여름, 이탈리아 남부를 배경으로 열일곱 살 엘리오가 자신만의 아지트에서 라디오를 켰을 때 "Words"가 흘렀던 그 장면 때문인지, 영화의 나른한 분위기와 이 노래가 너무도 잘 어울려서 그랬는지, 여름 노래로 선곡하게 되었습니다.

출처-클럽 뮤직 80 유튜브 공식 채널



네 번째 곡은 마돈나 Madonna의 "La Isla Bonita"입니다. 마돈나의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 "True Blue"에서 다섯 번째로 발매된 싱글로, 빌보드 싱글 차트 Hot 100에서 5위까지 올랐습니다.


플라멩코 기타, 라틴 퍼커션, 마라카스 등의 연주와 스페인어로 된 가사 네 줄이 삽입되어 그런지, 이국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매우 매력적인 곡인데요. 전주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산 페드로라는 이름의 섬으로 떠나는 듯한 느낌입니다.

출처-마돈나 유튜브 공식 채널




오늘의 마지막 곡은 브라이언 애덤스 Bryan Adams의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 "Reckless"에서 발표된 네 번째 싱글 "Summer of '69"입니다. 제목의 '69'가 1969년이 아니라,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 아니다로 원곡자인 애덤스와 공동 작곡자 짐 밸런스 사이에 이견이 있다는 뒷 이야기가 흥미로운데요. 내내 '1969년의 여름'으로 알고 있던 터라 저런 다툼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재미있기도 하고요.


곡의 의미는 둘째 치고라도, 첫 가사 "I got my first real six-string, Bought it at the five and dime, Played it 'til my fingers bled, Was the summer of '69"가 시작되는 순간, 여름에 부는 시원한 한줄기 바람이 떠오릅니다.

출처-브라이언 애덤스 유튜브 공식 채널

오늘의 노래 다섯 곡을 담은 플레이리스트는 유튜브 뮤직 링크라서, 유튜브 뮤직을 사용하시는 분께서는 바로 감상 가능하시겠지만,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테니, 각 곡의 뮤직비디오나 오디오 클립으로 대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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