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한 달살이 이집트를 마치고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 조지아로 가기로 했다. 내가 처음 이집트를 알고 간 게 아닌 거처럼 조지아도 막연하게 한번 가야지~하던 게 결정요인이다. 물론 내가 조지아에 대해 아는 거라곤 그전에 들은 가 보니 좋더라~는 식의 정보밖에 없다. 그래도 역시 와 보니 좋다.
카이로 공항에서 나를 다음 행선지로 이끌어줄 비행기를 보니 이카루스의 날개처럼 여겨지고 다시 떠나는 설렘이 있는 걸 보면 확실히 나도 정착민보다는 유목형 노마드쪽인 셈이다.
사람 마음이란 게 차암~겨우 한 달도 안 되게 이집트 사막땅에 지내다 왔는데 조지아로 착륙하면서 녹색을 보니 갑자기 흥분이 되어서 폰카로 찍고 있고 도착해서 첫날 숙소 근처 공원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온통 나무사진들이었다. 녹색이 신기로워 녹색이 싱그러워~~ 이러면서 ㅎㅎ
이번 숙소운도 좋다. 숙소선정을 하는 B 닷컴에서 나는 주로 위치와 청결도, 직원친절을 보고 선정한다. 위치는 여자 혼자 여행이기에 너무 외곽 아니어야 하고 교통 접근성도 좋아야 안전하기 때문이다. 청결은 주인이 제정신으로 운영하는가이다. 직원만 맡겨놓고 돈 버는 건물주가 아니라 청소는 잘 관리되고 모든 것이 정상가동하고 있다는 표시고 손님에 대한 최소 기본 배려이기 때문이다.
공항픽업 부탁했더니 키 큰 조지아아저씨가 나오셔 무거운 가방 척 들어주셔 넘 편했다. 환전, 유심카드까지 친절히 설명해 주셔 그냥 무사통과~근데 유심은 공항에서 사면 안 된다는 걸 ㅠㅜ 넘 비싸게 주고 구입했다 ~체크 인 보다 이른 시각 도착했으나 노우 프라블럼으로 방까지 주인이 직접 나와 안내해주었다~~첫날 부터 잘 왔구나~주인내외가 아주 친절하다. 호텔 내 조식식당과 직접 운영하는 카페 레스토랑 장식용 꽃 소품 하나도 다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본인도 섬세하면서 손님들을 잘 케어하려는 마음이 느껴진다.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는 이름 자체도 따뜻함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첫날부터 뚜벅이를 했더니만 이튿날은 감기 몸살기운이 더 해진 거 같아 투어버스와 강 보트를 타고 편하게 둘러보았다. 원래 뚜벅이 여행을 자처하나 컨디션 조절이 필요했다.
숙소가 "평화의 다리" 바로 곁이다. 다리로 걸어가니 바로 공원이 나오고 라이브 음악소리도 들린다. 다리 모양은 평화를 갈구하는 우리의 마음처럼 곡선이고 아름답다. 다소 세차게 흐르는 쿠라강 황토 강물 위로 파란 하늘빛 다리가 마음을 안정시켜 준다.
마차가 다니던 보도블록 자갈길 위로 차들이 지나다니는 올드 유럽 , 아시아 조금 유럽 거의, 구 소련 절제된 표현과 그로부터의 아픔을 이겨낸 자들의 남다른 따스함, 이것이 내가 조금 보고 느낀 조지아에 대한 첫인상이다.
젖줄기 같은 강과 녹색
호텔 직영 레스토랑과 여주인 마야의 드라이플라워 작품이 셋팅된 테이블
골목에서 지나다니는 사람들 구경하며 밥 먹는 것도 재밌었다. 구경 중에 사람 구경이 젤 재밌다
나는 음식은 안 가려도 한식의 국이 생각나서 수프를 잘 시켜 먹었다
10년 전 만든 평화의 다리 트빌리시의 트레이드 마크 같다.
갑자기 뙤약볕 흙바닥에 누워있던 이집트개가 생각났다. 조지아 개의 행복해 보이는 그늘잠
쿠라강은 터키, 아제르바즈 안 3국으로 흐르는데 이곳은 상류라 급물살이다
꽃을 좋아하실 할머니
석류등 과일주스 가 진짜 맛있다
이 열기구는 진짜 가성비 대비 별로였다 ㅠㅜ
조지아 알파벳
노상 가게에서 수공예품을 만들고 계시는 아주머니
소세지아니고 간식으로 먹는 견과류, 포도즙, 밀가루가 들어간 조지아식 유명간식
자갈 보도블록이 아련한 레트로 풍경~~ 마차 다니던 길을 이제 차가 다니지만 이 길을 보름동안 원도 없이 걸어봤다
치즈 들어간 조지아빵
과일 아이스크림, 높은 혈당이 걱정되었다...ㅜ
올드 레스토랑, 보기보다 맛은 그리 없던....
아들이 우크라이나와 가깝다고 걱정을 했지만 내가 여행했던 지난 5월에 난민들은 들어와도 여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여주인 마야가 직접 만든 소품으로 꾸민 조식식당이 왠지 더 푸근했다. 소시지는 우리 것보다 진짜 훨 더 맛있었다.
쿠라강 절벽의 주택들
조지아식 피자, 혼자 다 못 먹을 크기인데 불행히도 내 입엔 너무 짰다 ㅠㅜ
역사적 의미가 있는 트빌리시의 자유의 광장
내부장식이 멋진 올드 타운 레스토랑
무조건 전통적인 걸 먹고 싶다 하니 팥죽 비슷한 설명을 해서 그거 달라했다. 근데 맛은 아니었고 ㅜ 그러나 건강식으로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이다라며 그냥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