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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Dec 02. 2023

시간은 환상인가? (3)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시간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시간은 일어나는 사건들의 순서를 정리하거나, 사건들 사이의 간격을 측정하는 척도로 이해된다.

시간은 사건들이 발생하는 순서를 나타내어 이를 통해 과거, 현재, 미래를 구분한다.

또한 시간은 사건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측정하는 도구로서 사용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계가 발명되고 나서 산업사회에서의 시간은
노동량을 측정하는 단위로 가장 중요하게 여겨져왔다.
 
출.퇴근 시간 엄수와 일한 시간 만큼 돈을 버니
Money is time, time is money 로
우리 의식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시간이다. 

일한 만큼 벌고 일한 시간이 있으니
 쉬어줘야하는 시간으로 오늘같은 주말이 있다.


그러나, 과학적 관점에서 보면,


뉴턴의 고전 물리학에서는 시간을 절대적이고 변하지 않는 것으로 보았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이를 흔들었다. 상대성 이론에서는 시간이 공간과 연결되어 있으며, 중력과 속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하면서 시간은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인 것으로 이해했다.     


그런데 이제 양자물리학 혹은 양자역학에서는 시간의 개념이 더욱 복잡해진다.   

상대성 원리는 물체나 천체와 같은 거시세계를 다루는 이론인데 반하여 이와 함께 미시세계를 다루는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은 상대성 원리와 함께 현대물리학의 양대 기둥을 이루는 두 분야다.


원자, 전자, 혹은 그보다 더 작은 물질의 구성입자인 소립자를 다루는 분야인 양자역학에서의 시간은 변화무쌍하여 놀랍다. 양자적 개념으로는 시간적으로 일어나 원인과 결과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고 무작위적인 확률에 따를 뿐이라는 거다. 미래의 사건이 과거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니 과거에서 현재, 미래로 흐르는 시간의 화살 개념도 없다.


시간을 언급하면서 자주 함께 등장하는 양자역학과 양자물리학의 개념부터 우선 정리하면,


 사실 둘은 비슷해서 같이 쓰여도 크게 상관은 없는 듯 하나 양자역학은 원자와 전자, 광자 등의 미세한 입자들이 따르는 법칙을 연구하는 학문이고 불확정성 원리, 파동-입자 이중성, 얽힘 상태 등의 개념을 포함한다.

반면 양자물리학은 양자역학의 법칙들을 활용하여 물질의 성질을 연구하는 분야를 가리키는 데 사용되며  반도체,고체, 분자 물리학등이 있다.








암튼 양자물리학 및 양자역학에서는 시간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 보자.     


고전 물리학에서 시간은  일방향적이고 균일한 속도로 흐른다.

그러나 중요한 차이점은, 양자역학에서는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관찰 가능한(observable)이 없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양자역학에서는 시간이 '무엇인가'에 대한 직접적인 측정치가 없다.


이는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와 관련이 있는데 불확정성 원리는 어떤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하게 알 수 없으며, 이와 비슷하게, 에너지와 시간을 동시에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원리다.     



* 기존의 시간개념과는 다른  양자물리학에서의 시간개념을 정리해 보면  


1. 상대적인 개념

 양자 시스템에 따라 시간의 경과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2. 확률적인 개념

 양자 시스템의 상태는 확률적으로 변화하며, 시간에 따라 확률이 변화한다.     


3. 불확정성

 양자 시스템의 상태와 시간의 관계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고, 확률적인 성질을 가진다. 불확정성의 원리는 양자적인 세계에서는 동시에 시간과 에너지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으로서 시간의 정확한 흐름과 에너지의 정확한 값을 함께 알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전통적인 물리학에서는 시간을 절대적이고 연속적인 개념으로 다루었지만, 양자물리학에서는 상대적이고 이산적인 개념으로 해석한다. 양자역학에서는 시간이 파동함수의 진폭이나 확률분포의 변화로 표현되고 시간의 흐름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없으며, 시간의 특정 지점에서 입자의 상태를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양자역학적 시간개념을 살펴보다 다시 우주로 돌아가서 우주의 시간은 어떠할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인류가 지동설을 받아드리기 까지 2 천년이 걸렸다. 그 후 갈릴레이의 '그래도 지구는 돈다' 이후 다시 3~400년이 흐르는 동안 과학은 눈 부신 발전을 해 왔다.

 이제는 관측의 발달로 태양도 우리 은하 내부의 한 별에 불과하다는 걸 어린 아이도 안다. 태양 또한 우리은하의 또 다른 태양의 중심을 돌고 있고 우리 은하도 우주에 존재하는 수많은 은하 중의 하나임도 알고 있다. 이제 이 우주에는 특별한 중심은 없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의해 각각의 천체들이 중력의 영향을 받아 제각기 속도를 유지하며 돌아가고 있을 뿐이다.  


이런 우주에서 시간의 개념이 상대적이라면, 우주의 시간은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시간의 개념은 당연히 지구 기준으로 측정한 것이다. 예를 들어, 하루는 지구가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정의하고, 일 년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정의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주의 시간을 측정하는 것은 더욱 복잡하다. 우주의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시간은 중력과 속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즉, 중력이 강한 곳이나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곳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며, 반대로 중력이 약한 곳이나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곳에서는 시간이 빠르게 흐르니 이를 시간왜곡이라고 한다.     

이러한 시간왜곡 때문에, 우주의 시간을 측정하려면 중력과 속도를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지구에서 측정하는 시간과 블랙홀 근처에서 측정하는 시간은 다를 수 있다.     

     

그런데 시간과 공간의 두 축으로 이뤄지는 이 우주에 만약 시간이 없다면 우주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며 Chat 지피티에게 물어보니 나의 상상과 비슷한 내용의 답을 해 주었기에 정리 해 봤다. 


일단 시간이라는 개념이 없다면, 모든 것이 정지한 상태로 보일 것이다. 아무런 변화도 없을 것이며,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체의 존재나 우주의 확장, 별이나 행성의 움직임 등 모든 움직임이 사라질 것이다.     

또한 시간이 없다면, 원인과 결과라는 개념도 사라질 것인데 원인과 결과는 시간의 순서에 의존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상상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우리의 뇌와 인식은 시간이라는 개념을 필수적으로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각과 경험, 추억 등은 모두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루어지기에 시간 없이는 우리의 존재 자체를 상상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온 이 느낌은 뭘까..... 우리 뇌는 시간이란 개념 없이는 사고가 불가능하다는.... 마치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듯이...ㅠㅜ








이러한 양자물리학의 시간개념은 일반 상대성 이론과도 상충할 수 있는데 양자역학과 중력을 통합하는 양자중력이라는 이론과 연구가 있다.


양자중력을 연구하는 카를로 로벨리의 책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책에서 저자는 시간이 반드시 한 방향으로만 흘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카를로 로벨리는 시간의 5가지 특성을 아래와 같이 제시했다.     


1. 절대성(Absolute): 모든 관측자들이 동일한 시간 간격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2. 불변성(Invariant): 물리적 현상의 법칙이 시간에 대해 일정한 성질을 지녀야 한다.

3. 덩어리성(Discreteness): 시간은 불연속적인 양자로 존재한다.

4. 불가역성(Irreversibility): 역방향으로 진행하는 시간의 흐름은 불가능하며, 과거로부터 미래로 향하는 단방향성을 지닌다.

5. 지연성(Delay): 물리적 시스템의 반응이 시간에 따라 지연된다.     


그는 시간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인 신념과는 달리 과거, 현재, 미래라는 개념은 보편적이지 않고 지역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즉 말해서 지구에서의 과거가 안드로메다 은하에서는 미래일 수 있다는 것이다.  몇 광년 떨어진 별에 거주하는 사람을  관찰하여 기록한다 해도 그는 내가 그를 보고 있는 순간에 이미  지구로 돌아와 있을 수도 있다는 거다.

 

어차피 지금 내가 지구별에서 쪼이는 이 햇빛은 엄격하게 말하면 태양에서 출발한 지 8분 지난 빛이다. 그러니 과거의 빛이다. 


우리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별빛은  대부분은 은하수 안에 있는 별들로, 약 4,000 광년에서 10,000 광년 정도 떨어져 있다. 4000광년 떨어져 있는 별의 빛은 출발한 후 약 4000년이 지나서 우리에게 도달하니 초당 지구를 일곱바퀴 반을 도는 빛의 속도로 4천년 전 출발한 빛을 지금 내가 보는 거다!!!


만 년 전 출발해서 우주를 통해 여행하며 온 그 별빛을 지금 내가 바라보며 조우하는 거니 별을 볼 적마다 묘한 감흥을 아니 느낄 수가 없다. 백 년도 못 살다 가는 나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 단위는 공간의 특별한 지점에 있는 것이 아니다.
어디뿐 아니라 언제에도 있다.

우리는 세상이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은 사건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진실에 더 가깝다.

잘 살펴보면 사물들은 장기간에 걸쳐 매우 천천히 일어나는 사건이다.
예를 들어 유리는 고체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천천히 움직이는 액체이다.
유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매우 천천히 녹아내리고 있다.
다만 그 속도가 너무 느리다 보니 우리 눈에는 고체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돌도 지금은 단단한 고체처럼 보이지만 미시적인 부분까지 관찰하면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풍화하고 움직이고 있고
언젠가 완전히 분해되어 먼지가 될 것이다.

최신 물리 이론에 따르면 모든 물체는 양자장의 복잡한 진동이고
힘들의 순간적 상호작용이다.

물질이란 것은 환상이고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즉, 물질도 시간이라는 환상이 만들어낸  또 다른 환상인 것이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카를로 로벨리, 우주의 시간, Time is an illusion      


    




https://youtu.be/U29HZLsUcGg?si=qvzP3k6v3iu-F11v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 현대 물리학이 밝혀낸 시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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