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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DA다정 Mar 13. 2024

패션미래 Unit 1을 마무리하며

2. Fashion Autobiography : 패션 자서전

비자 신청 후 에는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진행되었다. 길게는 몇 달 걸린다는 학생비자 절차도, 4배의 비용을 더내야하는 우선순위 비자 신청을 하지 않았는데도 꽤 빨리 받을 수 있었다. 학생증을 받고 무들(Moodle, 오픈 소스 전자학습 플랫폼 : 교육자의 온라인 학습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접속할 수 있게 되었고 놓쳤던 온라인 강의들과 Pre-Arrival 과제들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Fashion Futures 프로그램은 Pre-Arrival Task (학기 시작 전 과제)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Fashion Autobiography (패션 자서전)이었다. 나는 입학 지연으로는 발표에 참여할 수 없었기에 굳이 수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끈기 있게 제출했고, 그 덕분에 점차 산업화되어 갔던 나의 가치관을 되돌아보고, 애증 하는 패션을 더 부드러운 마음가짐으로 바라보게 해 주었다.




Autobiography
자서전, 대개 자신의 삶에 대한 자서적인 기록으로 글로나 그림, 말로, 또는 물질적인 형태로 표현될 수 있으며, 또는 추상적인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그렇다면 Fashion Autobiography 란 무엇일까? 




조앤 핑켈스타인(Joanne Finkelstein)은 오스트레일리아의 학자이자 작가로, 문화 및 미학에 대한 연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아래는 그녀의가 1996년에 출판한 'After A Fashion'의 일부이다.



Fashion…a hybrid phenomenon, located at the interstices between economics and art, psychology and commerce, creativity and banality… a social, economic and aesthetic force and more often than not, all three at the same time.
-Joanne Finkelstein (1996: 5-6)

패션은 경제와 예술, 심리와 상업, 창의성과 평범함 사이에서의 교차로에 위치한 융합 현상입니다. 이는 사회적, 경제적 및 미적인 영향력을 가지며, 종종 세 가지 모두를 동시에 나타냅니다.
- 조앤 핑켈스타인 (1996: 5-6)


Fashion Autobiography란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패션 아이템을 선택하고, 그 아이템을 기반으로 자신의 삶과 경험, 가치관 등을 이야기하는 과제 또는 작업을 말한다. 이는 자신의 패션 선택이나 스타일을 통해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고, 그것이 나타내는 가치나 의미를 탐구하는 것을 포함한다. 패션은 사회적, 경제적, 미적인 측면을 이해하고, 이의 영향력을 가진다. 패션 Autobiography를 통해 개인은 자신의 문화적인 변화와 개인의 정체성 형성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패션 자서전을 돕기 위한 NFP 유닛에서 제공된 질문
패션자서전을 위한 질문:

• 이 아이템이 왜 당신에게 중요한지, 왜 그것을 선택했는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이 아이템을 통해 어떤 성격적인 측면이 표현되는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 이것이 당신 삶의 특정 시기를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 이를 입은 적 중에 특별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나요?
• 이 아이템이 당신 삶에서 중요한 사람이나 장소를 생각나게 하나요?
• 여전히 그것을 입고 다니시나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나는 이 질문을 토대로 패션 Autobiograph 5가지 아이템으로 개인적으로 진행했던 지속가능한 패션프로젝트 ‘Remnant’ 컬렉션을 선택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 회사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 : Baukjen)에서 발생하는 Pre-consumer Textile Waste 소비 전 폐기섬유물을 해결하고자 시작되었다. 또 다른 텍스타일 웨이스트를 진행과정에 만들지 않기 위해 3D CAD로 제로웨이스트 패턴을 제작하여 업사이클링한 의복들이다. 드레스용 비스코스 소재로 자켓을 제작해야 했기에 다양한 플리츠와 레이어링 작업을 더했고 프로젝트 워크 중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었다. 이 작업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싶어 선택했지만 아쉽게도 입학지연으로 그 당시에는 공유할 수 없었다. 


나의 Fashion Autobiograpy 과제 
나의 Fashion Autobiograpy 과제


하지만 과제 제출을 위해 Submission Folder를 확인하니 다른 동기들의 아이템 사진과 에세이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동기들은 가족으로부터 물려받은 옷이나 액세서리 등 개인적인 주제를 다뤘기에 조금은 의아했다. "이게 대체 지속 가능성과 우리의 학업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의아함과 함께 다른 동기들의 자서전을 몇 가지 읽어보았다. 따뜻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많이 닳아버렸지만 버릴 수 없는 할머니가 만들어 준 옷부터 대대로 물려받은 전통 쥬얼리 등 그들의 자서전은 읽으며 그들의 추억과 감정을 간접 경험 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패션은 우리의 가치와 경험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기능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  문화, 경험 및 가치관의 이야기와 역사를 전달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리고 내구성에 대하여.




Duability : 내구성





또한 Emotional Durability (제품이나 경험이 시간이 지나도 갖게 되는 감정적 내구성)의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Emotional Durability라는 개념은 영국의 심리학자이자 디자인 이론가인 Jonathan Chapman을 통해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Emotionally Durable Design: Objects, Experiences and Empathy' 표지


2005년에 출판한 'Emotionally Durable Design: Objects, Experiences and Empathy' 책을 통해 그는 디자이너, 학생 및 학계의 창의적인 인재들에게 일회용이 아닌 소중히 여기고 보존할 수 있는 제품과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감정적으로 내구성 있는 디자인 (Emotionally Durable Design) 은 Design for Longevity (시간이 지나며 계속되는 지속성이나 오래 지속되는 상태)의 하나로 소비자와 제품 간의 관계의 탄력성을 높임으로써 천연자원의 소비와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더불어 영국의 지속 가능한 패션과 의류 디자인 분야의 선도적 인물 중 한 명으로 Kate Fletcher는 'Decentering Durability : 내구성의 탈중심화'에서 패션 분야에서 중요한 환경적 영향 감소 노력 중 하나인 의류 내구성에 대해 다룬다. 이 프로젝트는 제품을 교체하는 대신 사용을 유지함으로써 제품 및 시스템 자원 효율성을 증가시키는 것 계속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전제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그녀는 이러한 전제를 탐구하고, 전 세계의 다양한 지역에서 수행된 인터뷰를 통해 얻은 통찰력을 활용하여 서구적 이해를 넘는, 다양한 관점으로 내구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접근 방식, 가치 또는 실천을 공유한다.


Kate Fletcher's 웹사이트 링크 : https://katefletcher.com/projects/decentring-durability/#:~:text=Decentring%20Durability%20brings%20together%20the,to%20the%20socio%2Decological%20crisis.
Decentering Durability Final Note (En Version)
file:///Users/mac/Downloads/Decentring-Durability-project-note-FINAL.pdf

 

Fashion Autobiograph 과제를 통해 산업의 (종사했던) 패션디자이너로서 내가 패션을 대하는 태도가 크게 변화했음을 느꼈다. 10년 전 패션을 학업으로 시작했을 때 패션과 디자인 그 자체에 열정을 느끼고 과정을 즐겼지만, 회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자본주의 특성상 패션의 상업성이 우선이 되면서 나의 가치관과 혼돈이 커졌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패션을 시작한 5년 전부터는 패션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패션에 대한 애정보다 점점 커져 '애증'이 되었다. 감정적 연결은 여전히 깊지만 패션에 대한 나의 눈길은 더 이상 설레거나 그저 즐길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이 과제를 통해 우리가 선택하는 의복이 우리의 삶과 가치관을 나타내는 중요한 수단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고 나에게도 패션이 얼마나 큰 영향이 되어주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선택이 내가 살아오면서 나의 가치관과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지를 되돌아보니 나의 직업에 대해 다시금 고마움을 느꼈다. 패션의 감정적 내구성과 지속성에 대한 이해는 패션을 오래 사용하고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며, 동시에 자원의 효율성을 높이고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기에 이를 위해 더 깊은 연구를 하기로 다짐했다. 



개인적인 패션 선택은 우리의 자아 표현뿐만 아니라 문화, 역사, 그리고 가치관을 전달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인식을 통해 우리는 패션을 단순히 의류로만 보지 않고, 우리의 삶과 사회, 그리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고려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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