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은 틀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책을 만드는 과정은 마치 종합선물세트를 준비하는 일과도 같다. 챙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디자인, 구성, 이야기.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그 모든 과정의 시작은 언제나 단단한 틀을 잡는 일이다. 나는 한글 프로그램을 켜고, 줄 간격과 폰트를 스타일로 지정하는 것으로 편집의 첫걸음을 뗐다. 한번 정해두면 그 뒤로는 반복되는 수정도, 정돈도 한결 수월해진다. 무엇보다 편집 과정에서는‘체크리스트’가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완성된 목록을 하나씩 지워가며 진행 상황을 확인할 때마다, 책 한 권이 점점 형태를 갖춰가는 기쁨을 느낀다.
책을 만들며 집안일을 덜어주는 가전제품을 떠올린다. 주부들의 신세계라고 불리는 삼신 가전,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건조기. 이 세 가지는 반복되는 노동으로부터 사람을 해방시켜 주었다. 내게는 책을 만들 때 이런 역할을 해주는 도구가 있다. 바로 ‘캔바’다. 표제면과 장도비라를 만들면서 캔바의 손을 빌렸다. 물론 처음부터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나오지는 않았다. 수정하고 또 수정하는 시간을 거쳐서야, 비로소 나만의 책에 어울리는 표지를 찾을 수 있었다.
본문 글도 하나씩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현재 2장의 두 번째 렌즈 그림에서, 첫 번째 꼭지는 에드바르드 뭉크의 《절규》를 통해 ‘내면의 절규를 담다’를 이야기했다. 두 번째 꼭지는 빈센트 반 고흐의《별이 빛나는 밤》을 소재로 글을 완성했다. 그리고 이번 주 안으로 또 한 꼭지, 새로운 글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책을 쓴다는 일은 한 장 한 장 쌓아가는 인내의 시간이다. 글 쓰는 과정이 벅차기도 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 안에서 나만의 리듬을 찾을 때 비로소 작은 성취감이 자란다.
오늘도 또 한 걸음을 내디뎠다.
<편집의 방법>
- 틀을 만든다(문자 스타일활용)
- 반복한다
- 정확해야 한다.
<편집 체크리스트>
-책 사이즈 : 46 배판(127*188mm)
-여백 : 위(20pt), 아래(15pt), 좌(20pt), 우(20pt), 꼬리말(20)
-맞쪽지정
-폰트: kopub바탕체
-문단모양 : 줄간격(고정값/20pt)
-색깔 : 흑백 /컬러
-이미지 위치: 격자사용
-머리말, 꼬리말, 페이지 표시
-도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