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나로 산다”
어느 날, 문득 거울 속 내가 낯설었다.
가정에서, 일터에서, 관계 속에서 나는 참 많은 역할을 해내며 살아왔는데
그 모든 역할을 걷어낸 뒤 남는 ‘나’는 누구인지, 나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결혼은 함께라는 이름 아래 시작됐지만 언제부턴가 서로를 잃어가는 싸움이 되었고,
워킹맘이라는 이름은 내 일, 내 꿈, 내 감정을 밀쳐두고 남을 먼저 챙기는 삶이 되었다.
그 사이 나는 자주 울었고, 더 자주 참았다.
어느 날은 몸이 멈췄다.
유방암이라는 진단은 나를 정지시켰고,
그 멈춤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퇴사는 두려웠다. 하지만 더 이상 나를 버텨내는 삶은 살 수 없었다.
일이 없다고 내가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몸으로, 마음으로 배워가는 시간이었다. 그 모든 경험 속에서 나는 조금씩 알게 되었다.
나는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 누구의 부하 직원, 누구의 환자가 아니라
그냥 '나'로서 살아가고 싶다는 것을... 이제는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그래서 나는 쓰기 시작했다. 말로는 끝내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과 상처들을 조용히 종이 위에 내려놓았다.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울기도 했고, 웃기도 했고, 무너졌던 기억 속에서 다시 나를 꺼내 보는 법을 배웠다.
글쓰기는 나에게 거울이자 약이었다. 나를 잃어버린 시간들을 되짚으며 나는 다시 나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글을 완성하는 지금, 비로소 말할 수 있다.
나는, 다시 나로 산다.
이 책은 역할과 관계에 묻혀 지냈던 한 사람이 다시 자기 삶의 주인으로 돌아오기까지의 기록이다.
혹시 지금 당신도 누군가의 기대에 맞춰 살아오느라 ‘나’를 잠시 잃어버렸다...
이 글이 당신의 마음에도 작은 불빛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젠가 당신도, 글을 통해 잃었던 자신을 다시 만나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