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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TJ부부의 결혼 25주년기념 스페인 자유여행기_18

V. Day 7 세비야_04

플라멩코


끝까지 보지 못하고 나왔지만, 아직 할 볼 것이 남았다. 저녁 먹기 전 플라멩코 관람, 저녁식사 후엔 스페인 광장까지. 세비야에서의 마지막 밤을 착실하게 보내야 한다! 


아직 햇볕도 쨍쨍. 아이스크림가게를 들렸다. 숨 좀 돌리자. 떨어진 당도 보충하고…

스페인엔 타파스바와 카페도 많지만, 아이스크림가게도 참 많다. 하지만, 많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오렌지주스, 상그리아, 아이스크림.. 그냥 먹는 것만 봐서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비만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자, 원기회복. 이제 플라멩코를 보러가자!

라 까사 델 플라멩코(La Casa del Flamenco)에서 관람. 1시간짜리 공연이었다.


매일 저녁 공연이 열리는데, 우린 5시 공연으로 예매했다. 춤, 노래, 기타, 5명으로 구성된 팀의 공연이었다. 작은 규모의 공연장이어서, 이 분들의 열정적인 공연을 바로 코 앞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 

플라멩코는 방송에서나 봤었는데, 열정적이고 표현력이 풍부하다는 전형적인(?) 설명이 뻥이 아님을 실감하게 되는 공연이었다. 재능뿐 아니라 엄청난 훈련이 느껴지는 공연. 춤, 노래, 기타연주가 한데 어우러지는데, 춤도 현란했지만, 남자가수의 노래가 특히 감동적이었다. 노랫말 전혀 알아들을 수 없음. 그럼에도, 사랑과 슬픔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절절한 노래가 전율을 느끼게 했다.


보길 잘했다. 어쩐지 스페인 여행이나 경험을 소개하는 글이나 만화 중에 플라멩코가 내용이 빠지질 않더니만,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나 또한 세비야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공연.


기분좋은 저녁식사


기분좋은 공연관람의 흥을 이어갈 레스토랑을 찾아라. 가까이에 좋은 식당이 있었다. 여긴 먹물파스타가 인기인지 이 메뉴를 소개한 블로그가 몇 있었다.

바깥쪽에서 먹고 싶었는데, 이미 예약이 되어 있단다. 그것도 단체로. 안쪽도 한자리 밖에 없다. 인기가 좋은 곳이었다. 

당연히 먹물파스타(Espaguetis tint)는 원픽! 


추가하여

고로케(Croquetas), 이베리아 돼지고기 요리(Pluma Iberica) 그리고, 로제와인 한병

웨이터가 추천한 음식들을 시켜먹었다. 

이베리아 돼지고기 요리야 당연 맛있었는데, 먹물파스타와 고로케는 맛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우리 스타일(?)은 아니었다. 특히 느끼한 고로케. 내가 상상한 그 일본식 고로케가 아니었다. 다행하게도 로제와인이 그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음식은 차치하고,  웨이터 분이 정말 친절하다. 


‘맛있어요? 괜찮아요? 고맙습니다!’ 등 한국말도 곧잘한다.


한국사람들이 많이 찾는 레스토랑답다. 다시 오면 바깥 자리에서 먹으란다.


‘네, 그럴께요~’ 정말 다시 오고 싶다.


정말 아름다운 스페인광장(Plaza de España)


세비야의 마지막 저녁. 꼭 봐야 할 곳, 스페인 광장으로 향했다. 사람들이 많다. 관광객도 있지만, 무슨 달리기대회가 있는지 번호표를 앞뒤로 달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밤 9시가 넘었는데도 아주 활기차다. 


스페인광장은 1929년 라틴 아메리카 박람회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조성되었다던데, 반원 모양의 광장이 있고, 건물들이 위치한다. 바로크 양식과 신고전주의 양식이 혼합되어 있고, 히랄다탑을 본 뜬 탑이 양쪽에 있는 건물이 당시 본부 건물이었다고 한다. 


다 제껴두고, 너무나 아름답다. 사진찍어!! 아무리 사진찍기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이 풍경이든, 풍경을 배경으로 한 인물사진이든 자꾸 찍게 만든다. 다른 관광객도 많지만 아랑곳하지 않게 만든다. 한참을 포즈잡고 사진찍기에 정신이 팔려 시간을 보냈다.

스페인 광장 들어가기 전 길 건너편에서 찍은 사진. 뭔가 고풍스러워 보이는데, 사실은 1929년 세계박람회를 위해 조성되었단다. 세비야 대성당의 후광이 여기까지 미친 듯..

인공 운하 건너 저 멀리 보이는 신고전주의와 바로크 양식을 혼합하여 건축되었다는 건물은 지금은 세비야 주정부청사 건물로 사용된다고 한다. 


광장에 있는 분수대(비센테 트라베르 분수대)를 중심으로 반원 형태로 건물이 둘러 싸고 있고, 양 끝쪽에는 힐랄다탑을 본 뜬 2개의 탑이 있다. 광장과 건물 사이는 사진에 보이듯 작은 운하가 흐르고 있다. 그리고 건물쪽과 광장쪽을 아치형의 다리 4개가 연결하고 있다. 

바로 이 운하에 비치는 모습 때문에라도 낮보다는 밤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낮은 너무 더워서..)

아치형 기둥 아래 벽면에는 도시들의 역사적 사건들이 기록되어 있는 타일 벤치가 있다.

더운 낮의 열기가 식은 광장. 예쁜 색으로 채색된 밤 풍경을 즐기며 그냥 한가롭게 거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흡족하다. 그런데, 스페인광장은 생각보다 넓었다. 끝에서 끝까지 걷기보다는 그저 예쁜 풍경을 사진에 담기에 충분한 정도까지만 거닐었다.

아치형 구름다리는 이슬람풍의 문양이 새겨진 형형색색의 타일로 치장되어 있다.

비센테 트라베르 분수대. 밤에는 색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었다.


낮에는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해가 지면서부터의 기준으로 세비야에서 가장 매력적인 장소다! 


떠나기가 많이 아쉽다. 세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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