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4.
날이 갈수록 출혈이 심해지는 듯했고, 전신의 열꽃과 근육통이 심해져만 갔다.
연세 드신 분들 관절염 마냥 손가락 관절이 부었고 붓기와 통증으로 주먹을 쥐지 못하는 날이 허다해졌다. 큰 맘먹고 이런저런 진료과를 기웃거리며 검사를 받았지만 '이상 없음', '알 수 없음'의 공통된 답변만을 듣고 왔다.
워낙 어릴 때부터 아팠던지라, 아픈 내 인생에 대한 원망이나 건강한 생활에 대한 동경이 크지 않았었다.
죽을 먹는 게 당연했었고, 흉터를 가릴 수 있는 옷을 고르는 게 낯설지 않았었다. 만약, 건강한 일상을 보내다 달라졌더라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 차라리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그때 즈음에 들기 시작했던 것 같다.
약해지지 말기.
지치지 말기.
며칠 넘기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리기.
그렇게.... 바보처럼 살기
아프지 않았다면 내 삼십 년 인생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2008.10.01
출혈을 잡아보겠다고 처음 입원을 했던 게 2008년 말쯤이었던 것 같다.
우연찮게 3년 전 수술 때와 같은 병실, 같은 자리.....
수술 때마다 마지막이길 기도했지만 나의 바람일 뿐이었나 보다.
검사를 위해 금식을 하고, 금식을 하면 위벽에 음식물이 닿지 않아 출혈이 멈추고, 출혈이 멈추었으니 병원에서는 출혈을 볼 수도 원인을 잡을 수도 없었다.
대변 검사에서마저도 혈액이 검출되지 않을 정도의 지속적이면서도 소량의 출혈 때문에, 정말 출혈이 맞는지 의료진으로부터 의심을 샀다. 출혈을 말해주는 것은 나빠지는 헤모글로빈 수치뿐이었다.
빈혈이 심해져 숨을 할딱거리는 환자를 두고 출혈의 진위를 의심하는 의료진 앞에서 무어라 할 말이 없기까지 했다. 지치지 말자고 아무리 되뇌어도 지치는 게 사실이었다.
2주간의 입원.
금식으로 멎었던 출혈이, 퇴원 후 식사를 시작하자마자 다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