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전담병원 재지정 병원에 입점한 카페의 자세
화를 삭여야 한다.
지난 8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뉴스에서 보는 기사거리만 해도 '감염 폭증', '병상 부족', '확진자 대폭발'.... 등등의 단어만으로도
'이러다 또.....' 하는 생각이 드는데 병원 직원들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카페에 우두커니 있다 보면 분위기로 짐작이 되는 변화가 있기 마련이다.
"사장님 어떡해요. 전담병원 재지정됐데요." 단골손님의 귀띔.
처음엔, 전담병원에서의 카페 운영을 한번 해봤답시고 크게 놀라지 않았다. 뉴스를 보고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기에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던 걸까?
그러다 뜬금없이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부아가 슬슬 치밀었다. 확산세의 심각도를 뉴스에서 접할 때 와는 달리, 내가 직접 피해를 보게 되는 상황이 되니 화가 나기 시작했다.
지난봄의 코로나 전담병원 지정으로 인한 사태를 이제 겨우 이겨내고 매출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시점에 또다시 전담병원 지정이라니 뉴스를 볼 때마다, 집회 옹호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화가 치밀었다.(마치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으로 정리되는 심리적 인지 단계를 밟고 있는 것처럼....)
일반병원에서 전담병원으로 전환된다는 것은 입원 환자의 부류가 달라지는 단순한 문제가 아닌 듯했다.
기존 입원 환자를 모두 퇴원시켜 병동을 비워야 했고 확진자를 받기 위한 세팅이 되어야 했다. 조기퇴원이 아닌 지속적인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입원할 병원을 알아봐야 했고, 이송을 도와줄 사설 구급차도 필요했다.(심지어 제주에서 오신 분께서는 제주까지 환자를 이송할 항공까지 물색하셔야 했다.)
짧은 기간 내에 병동을 비우는 동안은 마치 탈출 행렬을 보는 것만 같았다. 퇴원 수속을 위해 줄을 지었고, 쉴 새 없이 이송 카트가 움직이고, 이송 카트를 따라 바리바리 짐을 챙겨 든 보호자들이 뒤 따랐다.
병원에서는 코로나 확진 환자들을 직접 케어하는 의료진들을 위한 숙소도 마련되어야 했다.
그저 옆에서 지켜보는 일반인에게도 이런 많은 준비들이 보였으니, 실전으로 헤쳐나가고 있는 의료진에게는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을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으리라....
이동되는 환자들도, 준비하는 의료진도 답답했을 것이다. 코로나는 우리가 모르는 무엇이었고, 뾰족한 묘수 없는 속수무책인 무엇이었다.
카페 운영자로서도 답답했다.
임대료 관련 담당 직원에게 전담병원 지정이 되었는데 임대료 인하는 없는지를 문의해 보아도 난색을 표할 뿐이었다. 전담병원이 지정이 우리 탓도 아닌데, 그에 따른 손해는 고스란히 우리 몫이었다.(여기 입점한 죄라 스스로에게 타이르며 타협 또는 수용의 단계를 거쳤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의 고통분담으로 로열티 감면이나 원재료비 인하 같은 미담을 언론을 통해 접하다가 우리 카페 본사에 문의를 넣었더니 돌아온 답변.
본사도 어려워요.
예상되는 매출 감소, 매출에서 재료비와 임대료를 빼고 나면....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숫자가 나왔다. 거기에 덧붙여 카페 투자금과 계약기간을 대입해버리면 밤잠이 오지 않는 사태였다. 내 얘기는 아닌 줄로만 알았던, 뉴스에서나 보는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던, "임대료라도 벌어야 해서 출근해요."라는 말이 또 다시 내 현실이 되었다.
카페 운영의 권태기일까? 기운 빠지는 요즈음이다.
하루하루 매출을 계산하며, "이번 달은 얼마 수익을 낼 수 있겠네?"가 아닌, "그래도 임대료는 메꿀 수 있으려나?"를 되뇌어야 하는 일상이 마치, 주인 배를 불리기 위해 일을 해야 하는 마당쇠가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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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쇠의 카페는 오늘도 영업중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