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창업 사기를 당했다.
#2_민사소송

20년 12월의 바리스타

by 콩알이

갖은 핑계로 계약을 미루던 프랜차이즈 대표는 잠수를 탔다.

계약 대기자가 줄을 서 있다는 말에 급하게 넣은 계약금은 돌려받지 못했고, 통화 중이었다, 바빴다, 협의 중이다, 육아 중이었다 등등의 변명으로 일관하던 대표는 계속 이렇게 나오시면 법적 검토를 할 수밖에 없다는 말에 태도가 돌변했다. 본인도 피해자라는 피해자 코스프레는 우리의 화를 북돋을 뿐이었다.


지인으로 의사, 판사, 형사는 둬야 한다는 말이 이런 거였을까? 변호사 친구에게 연락해서 약속을 잡고는 계약서를 싸들고 찾아갔다. 계약서를 훑어본 친구는 상당히 순화시켜 상황을 설명해줬지만, 결론은 "너, 당했어."를 돌려 말하고 있었다. 민사 소송을 진행해서 받을 수 있으나, 대개 이런 경우는 민사를 해도 버티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설령 돈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냥 덮고 지나가고 싶지는 않았다. 사회 정의를 실현을 위해서라도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며 우린 소송을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변호사 친구는 이미 비싼 몸이라 서로가 부담이었고, 다른 지인 변호사를 소개받아 다시 상담을 진행했다. 상황 설명을 들은 변호사는 사건을 그리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경우 사건 당사자와는 연락되지 않더라도 변호사가 개입하게 되면 의외로 일이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며, 전화 한 통으로 해결되는 일도 자주 있다는 자신감을 내 비쳤다.


그러나, 변호사의 전화 한 통은 그저 피해자 코스프레를 확인시켜 주기만 했을 뿐 소용이 없었고 민사 소송을 진행했으나 쉽지는 않았다. 법인등기부 등본으로 확인되는 직영점들을 찾아가 보았지만 모두 폐업인 상태였고, 폐업의 이유는 거의 대부분 임대료 체불이었다. 가압류를 위해 수수료 들여가며 찾아본 법인통장은 모두 깡통 통장이었고 법인 사무실로 보낸 등기 우편은 모두 주소지 불명으로 회송되었고, 프랜차이즈 본사와 임대차 계약을 했다는 회사에서는 그런 계약 한 적 없다는 회신이 왔다.


'꾼'한테 걸리신 듯한데요?
민사소송에서 이기더라도 돈 나올 구멍이 없겠어요.


변호사의 뼈를 때리는 한마디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만한 상황이었다.

이리저리 피해 다니는 프랜차이즈 대표와 찾을 길 없는 실체로 인해 생각보다 소송은 길어졌고, 우여곡절 끝에 소송은 끝이 났다.

완전 승소


우리가 소송으로 청구한 계약금을 비롯한 갖가지 소요액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는 판결이 나왔지만 정작 당사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반년 이상 끌어온 기간 동안 얼굴 한 번 내비치질 않았고, 연락 한 번 닿지 않았으며 재판 당일에도 나타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우린 그때서야 배웠다. 민사 소송이라는 게 이렇게나 무력하다는 것을....


쉽게 끝낼 수 있음을 장담했던 변호사도 면목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던지, 형사 소송을 제의했다. 민사를 근거로 형사를 가보자는 제안에 우린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기왕 여기까지 온 이상 포기하기에는 억울했던 우리는 형사 소송을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당했구나."라는 깨달음을 2018년 가을에 얻고서 민사소송을 끝내고 보니 2019년 가을이 눈앞에 있었다.

keyword
이전 17화이놈의 코로나가 또 걸림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