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아,
오늘은 너의 여덟 번째 생일이구나.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아마도 너는 벌써 많이 자랐겠지.
여덟 살의 너는 어떤 걸 좋아할까.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걸 좋아할까, 아니면 조용히 앉아서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할까.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는 걸 즐기게 되었을까, 아니면 여전히 낯선 얼굴 앞에선 조금 수줍어할까.
어떤 모습이든 괜찮단다.
누구보다 소중한 너의 모습이니까.
이제는 학교에 가서 선생님 말씀도 듣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일이 많아졌겠구나.
하루하루가 분주하고, 때로는 서운한 일도, 속상한 일도 생길 수 있을 거야.
아빠가 살아 있었다면, 아마 네 얘기를 조용히 다 듣고 고개를 끄덕였을 거야.
그리고 네가 다 말하고 나면 말했겠지.
"그랬구나. 많이 속상했겠다."
"그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같이 생각해 볼까?"
아빠는 항상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단다.
너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네 마음을 가장 먼저 알아봐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
그러니까 지금 너 곁에 있는 어른에게, 네 마음을 살며시 털어놓아도 괜찮아.
네가 믿을 수 있는 어른이, 곁에 꼭 있기를 바란다.
그게 아빠가 남긴 가장 큰 바람이야.
오늘도 너의 생일을 조용히 축하하며, 아빠는 너를 생각해 본다.
네가 웃는 얼굴로 케이크의 초를 불고 있을 그 순간을.
그리고 그 불빛 속에 아빠도 아주 작게나마 함께 있기를 바란다.
사랑해, 아들아.
너의 모든 계절과, 모든 하루를 사랑해.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