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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겸양 Jul 16. 2024

나약한 육체는 없다, 나약한 정신만 있을 뿐?

운동에 빠져 사는 직장 동료가 있다. 크로스핏을 꽤나 오래 한 친구인데,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말이라며 한 말이 있다. "나약한 육체는 없다. 나약한 정신만 있을 뿐"


허리에 근육 뭉침이 있어서 인지 통증을 호소하며 근육이완제 약을 먹는 친구가, 여느 때처럼 퇴근 후 바로 운동하러 간다고 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위험한 거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너무 미련한 거 아닌지, 전형적인 운동중독이 아닌가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만난 그 친구는 어제 스트레칭하며 운동으로 풀어줘서, 허리가 80%는 회복됐고, 곧 120Kg 스쿼트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운동도 많이 해본 사람들이 경험치가 축적되어 있으니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무엇인가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그 친구는 다시 말했다.  


"나약한 육체는 없다. 나약한 정신만 있을 뿐"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었던 그 말이 조금 새롭게 들렸다. 몸 상태가 다소 좋지 않은 상황에서 운동하는 것에는 아직도 의구심이 들지만, 그 말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공감할 수 있었다. 그래, 일체유심조라 했는데, 몸은 정직하고,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맞춰 바뀌기 마련이다.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가 본질이 아니겠는가.


최근에 몸이 좋지 않았다. 그로 인해 얼마나 우울해지고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는지, 와이프와 아이에게 많이 미안할 정도였다. 특히 애가 말을 안 듣고 자잘한 사고 칠 때면 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머리가 너무 아플 때는 이게 전환장애 증상인가? 싶으면서, 모친이 암으로 고생하고 계시기에, 나도 암에 걸리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도 엄습했다. 그런 걱정을 와이프에게 내비치기도 했는데, 며와이프 친구가 급작스런 암으로 사망해 민감했던 터라 시의적으로 매우 부적절했다.


어떻게든 몸을 관리해야 한다. 그래 정신을 차려야 한다. 시작이 중요하다. 


어제는 어머니께서 보내신 김홍신 작가의 말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굶어보면 안다. 

밥이 하늘인 걸


목마름에 지쳐보면 안다. 

물이 생명인걸


일이 없어 놀아보면 안다. 

일터가 낙원인걸


아파보면 안다

건강이 엄청 큰 재산인 걸


잃은 뒤에 안다 

그것이 참 소중한 걸"


아프고 나니 두려워졌다. 몸이 준비가 안 돼서 못 하는 게 아니라 마음이 준비가 안 돼서 못 했던 거다. 상황이 마련되지 않을 게 아니라 의지를 갖추지 못했던 터였다. 


그 친구 말 맞다.  "나약한 육체는 없다. 나약한 정신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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