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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카롱 May 07. 2023

그 사람, 제 남편이에요!

호호호

그녀는 자신과 함께 남편의 이름까지 항상 세트로 사람들의 도마에 오른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아니 그녀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까지, 더 나가다 보면 그녀에게  한 번쯤은 혀를 내두르며 고개를 흔들었을, 피가 다른 그녀의 가족들 모두가 줄줄이 따라붙는다는 것을!
 

그녀는 전혀 알지 못했다.


자신의 월급을 모두 바친 과한 선물에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힌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등뒤에서도 호의적 얼굴로 자신을 평할 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녀의 내조는 남달라서 새벽 2시가 넘는 시간에도 술상을 차렸고 명절이면 한 달간 선물 준비에 여념이 없었으며 하루, 이틀 전엔 배달 차 서울 시내를 누볐다.


그런 그녀 덕에 남편은 승승장구할 수 있었으며 내외는 자신들의 인생을 스스로 찬양했다.


" 다시 태어나도 이 사람과 결혼할 겁니다." 굳건한 동맹이었다.


" 거기서 근무한 적 있어요? 거기 용재 씨 아시죠? 그 사람이 제 남편이에요."

" 그러세요?"라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머, 그러시구나!"며 두 손을 잡는 내색은 그녀가 기대하는 내조의 보람이었다.

" 잘 모르겠는데요." 하고 상대가 말을 이어가지 못하는 날에는 심기가 좋지 않았고 곧바로 그 상대는 '측은하고 딱한 사람'으로 전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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