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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

1979년 12월 12일 회고담

by 함문평

요즘 뜨는 영화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은 1979년 12월 12일 한남동 집에서 총소리를 직접 들었다고 회고했다.


장갑차도 처음 구경했고 호기심과 두려움이 겹쳤다고 합니다.


함문평은 그날 종로 2가에서 수학 2 정석 황승기 강사에게 특강을 듣고 흑석동 집에 가려고 84번 시내버스 화계사에서 흑석동 가는 거를 탔는데 서울역에서 더 이상 차 갈 수 없었다.


회수권을 환불받고 터벅터벅 걸어 용산 지나고 한강다리 건너. 흑석동에 가니 밤 12시 넘어 1시가 되었다. 발에 물집도 생겼다. 군대도 가기 전에 행군부터 했다.


모르는 젊은 사람들은 왜 학생이 그 시간에 종로서 와? 하겠지만 난 마지막 본고사 세대라 학원수강증을 담임선생에게 제출하면 오후 수업은 빠지고 학원을 가도 조퇴가 아닌 것으로 처리했던 시절이었다.


그때는 그게 군사반란인 줄 몰랐다.

대학생이 되고 역사기록을 읽고 터득했다.

모르는 분은 12.12 다 아는데 무슨 영화냐? 고도하는데 일단 보시면 압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뻔히 다 아는 이야기를 무슨 영화로 만들어? 하는 분도 있는데, 일단 역사는 승자독식의 기록이지만 문학 또는 영화는 패자지만 정의의 길을 간 분에 대한 그리움, 아쉬음을 나타낸다.


영화는 역사의 승자는 황정민이 연기를 했고, 패장 장태완을 정우성이 연기했다.


일단 실제 장태완 장군은 인물로 보면 정우성보다 덜 미남인데 감독이 정우성을 캐스팅한 것은 숨은 의도가 있다고 본다.


전두환이 사조직 하나회의 후배를 받아들이는 충성서약은 거의 조폭 수준이다.


영화에서는 음침한 서약을 강조하기 위해 조명도 엄청 신경을 쓴다.


영화 주간에 나오는 군가는 모 합창단원들이 이 영화를 위해 여의도 방송국 녹음실에서 녹음했다. 세컨드 베이스 중 한 명이 나의 중학 동창 박종세이다.


5.16 군사쿠데타 시절 혁명공약 6장을 낭독한 박종세 아나운서 고인이 되신 분 동명이인이라 우리는 동창회에서 만나면 그를 박종세 아나운서로 부른다.

자막 잘 보면 박종세 나와요. ㅋ ㅋ

영화를 만든 감독이 고민이 컸을 것이라는 짐작이 간다. 뻔히 결말을 아는 이야기를 내 돈 내고 영화관에 와서 표를 구하고 영화를 본 후에 돈이 아깝지 않다 소리 나오게 연출을 하자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소설집 <백서>에 들어있는 기미정난이 1979년 12월 12일의 충격으로 대통령을 하면서도 늘 마음이 불편한 이야기를 그린 것입니다.


전두환이 광주사태가 진압되고 국보위를 만들고 최규하 대통령에게 하야를 압박한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사실 그대로 묘사하면 보수 꼴통들이 들고일어날까 봐 가경 선생과 등산하는 것으로 완곡하게 썼습니다만 풍문으로 도는 협박이 사실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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