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 오영수문학관
- https://www.ucf.or.kr:478/oys/
관람시간: 09:00 ~ 18:00
관람료: 무료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당일
문의전화: 052) 980-2250
# <모터사이클 전국 문학관 투어> 오영수 문학관 라이딩 영상
모터사이클 전국 문학관 투어 스무 번째, 오영수문학관이다.
작가 오영수는 우리에게 생소하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작품을 들으면 알 수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연배가 있으신 분들은 영화, 드라마로도 제작된 '갯마을'도 많이 기억하실 듯하다. 영화 갯마을의 원작 소설, '갯마을' 오영수의 작품이다.
1909년 경남 울주에서 태어난 김영수는 해방이후 1949년 단편소설 '남이와 엿장수'가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입선하고 이듬해 '머루'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유명한 '갯마을'은 1953년에 발표하였고, 1965년 갯마을이 영화(감독 김수용)로 각색되었다고 한다. 당시 흑백영화로 개봉을 했고, 대종상에서 작품상, 촬영상, 편집상 등을 받았다고하며, 제13회 아시아 영화제에서 흑백촬영상, 에스파냐 제1회 국제해양영화제에서 작품상도 수상했다고 한다. 이후 1978년 김수형 감독이 다시 리메이크하여 당시 약 14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고 한다. 이후 1982년 KBS TV 문학관에서 드라마로도 제작하였다고 한다.
문학관에서는 오영수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서정 단편소설 작가
오영수는 서정적 단편소설로 한국소설 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향토색 짙은 대표적 작가이다.
<중략>
1979년 타계할 때까지 30여년 동안 200여편의 단편소설을 남겼다. 오영수 선생의 작품세계는 서민들의 애환을 사실적 경험을 토대로 작품 속에 녹여내고 있다. 특히 상실되어 가는 인간성 회복을 제시하면서 토속적 정취와 서정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영수 문학관에 도착하니 입구에 관계자분이 나와 계셨고, 들어가자 마자 친절하게 문학관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문학관을 다녀보면, 관계자분께서 먼저 다가와 인사하며, 방문에 대해 감사 인사와 문학관에 대해 설명을 해 주는 곳이 종종 있는데, 여기가 그랬다. 늘 그렇지만 이럴 때는 관람 전부터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오영수문학관은 2014년 1월 개관했다고 한다. 개관 10주년을 맞아 전시실을 새단장했고, 올 3월(2025년) 재개관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시설도 너무 깨끗했을 뿐 아니라, 구성이 세련되고 감각적이어서 전시가 한눈에 들어왔고, 모든 자료들이 가독성이 뛰어났다. 또한 영상 자료들도 잘 구성되어 있었다. 특히 영화로 제작한 '갯마을'을 시청할 수 있었고(시간 관계상 부분 부분만 보고 말았지만), 일상 생활이 담겨 있는 영상들도 있어 좀 더 풍성한 관람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문학관은 총 3개의 전시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존(Zone)' 마다 제목이 붙어 있어 내가 무엇을 보고 있으며, 어떤 주제로 전시가 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어 좋았다.
제 1 전시존 : 오영수 작가의 숨결이 깃들다
제 1 전시좀에서는 작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전시들이 주를 이룬다. 작가의 연보, 유품, 생전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신문자료들이 있었다.
'난계 아카이브'라고 하여 '미디어로 보는 삶의 흔적'을 영상으로 꾸며 놓고 있었다. 헤드폰을 끼고 소리를 들으며 '화산댁', '갯마을' 등 영화 등을 시청할 수 있다. 헤드폰으로 소리를 듣다는 점이 좋았다. 보통 영상 앞에서면 스피커로 소리가 나오는데 여러 영상이 동시에 플레이가 되면 그 또한 소음이다. 그런 면에서는 좋아보였는데, 일행과 함께 관람한다면 이 또한 애매한 상황이 되는 것 같다. 뭐가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나 혼자 관람하는 입장에서는 헤드폰이 좋았다.
오영수 작가는 미술에도 조예가 깊었다. 수묵화가 몇 점 점시되어 있는데 작품이 상당한 내공이 느껴졌다. 학예사님께서 설명해 주신 내용인데, 그런 그의 성향을 이어 받았는지 장녀와 차남이 모두 화가라고 한다. 그리고 종군작가단 시절 부터 작가지설과 가족의 일상이 담긴 작은 영상들도 인상 깊었다. 특히 작가가 즐겨 연주 했다던 악기 '만달린'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음악, 미술, 문학 등 다방면에서 예술적 재능을 가졌던 것 같다. 악기를 연주하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 멋있다.
작가 이주홍(여덟번째 방문한 '이주홍 문학관' https://brunch.co.kr/@dccf2b522a5a488/12)이 떠올랐다. 아동문학가 이주홍도 그림과 음악에 조예가 깊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형태의 전시. 찾아서 읽어 보게하는 코너다. '신문 보도자료'인데, 세로로된 서랍을 열면 양쪽으로 그를 다룬 기사들이 스크랩되어 있다. 하나씩 빼서 읽어 볼 수 있다.
그리고 제1 전시존에는 그의 '데드 마스크'가 있다. 조각가이자 판화가인 그의 차남 오윤이 부친이 돌아가시자 마자 얼굴의의 본을 떠 마지막 모습을 남겼고 문학관에 전시되어 있다. 그의 소설 '누나별'의 한 구절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
제 2 전시존 : 살아 숨쉬는 작품세계
그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각 존마다의 구분이 잘 되어 있어 좋다. 그의 단편집, 국어교과서에 실린 작품 소개, 육필원고와 영화 갯마을 '시나리오'도 전시되어 있다.
그의 육필원고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고, 사진에는 없지만 간단하 설명도 함께 곁들여져 있다.
제 3 전시존 : 예술의 혼
한국의 최장수 문예지가 '현대문학'이라고 하는데 오영수 작가가 '현대문학'의 초대 편집장을 맡아 11년 동안 활동을 했다고 한다. 문학 발전과 저변확대에도 상당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문예지 '현대문학'이 전시되어 있고, 오영수 문학상 수상 내역과 그의 아들 화가 '오윤'에 대한 소개와 화가 오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2025 특별기획전으로, 오영수 친필서명 희귀본과 정지용, 김동리 등의 친필 서명본 등 희귀본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 '체험존'에서는 그의 작품이나 직접 타이핑한 글을 마치 영수증 출력하듯이 출력할 수 있다. 아이들이 상당히 좋아할 것 같다. 타자기 느낌의 키보드도 상당히 재미있었다.
그는 시도 여러 편 남겼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그의 시를 출력할 수 있었고, 방명록도 작성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방명록을 작성하여 출력 후 모니터 뒷벽에 붙일 수 있는데, 꽤 많은 방명록이 붙어 있었다. 손으로 쓰는 방명록보다 반응이 좋아 보였다. 역시 디지털 시대다.
2층에는 강의실 혹은 소강당 형태의 '난계홀'과 작은 도서관 같은 '문화사랑방'이 있었다. 마침 행사 준비 중이었는데 뭔가를 준비하고 계셨고, 사람들이 점점 문학관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모두들 환한 얼굴이었다.
문학관에 다녀와서 30대 초반 즈음에 읽었던 이제 기억에도 가물가물한 '갯마을'이라는 소설을 다시 읽어 보았다. 정말 오랜만에 근대 단편(한국 전쟁 이전)을 읽었는데, 역시 근대 단편은 남다른 매력이 있다. 어쨌든 그의 작품은 김동리, 황순원과 같이 향토적 색깔이 짙고, 자연주의적인 경향도 보인다.
문학관에 다녀와서 그랬을까? 나이가 들어서 그랬을까? 다시 읽으니 더 많은 것들이 보였다. '해순이'의 기구한 운명과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삶의 애환, 본능처럼 이끌리는 고향에 대한 회귀의식과 그 속에 담긴 서정이 잔잔한 울림으로 남았다. 남편을 앗아간 바다지만 해순에게 바다는, 아니 갯마을에서 살아가는 그 많은 과부들에게 바다는, 그 지긋지긋한 바다는 역설적이게도 삶의 원동력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운명이었다.
거의 내용도 잊었으리만큼 오래 전 읽었던 작품이지만, 나는 그때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줄 느낌
- 문학관은 '갯마을'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마음을 들게 했다.
한 줄 평
- 올해(2025년 3월)에 재개관한 현대적 감각을 잘 살려 새롭게 탄생한 강력 추천 문학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