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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일기 Mar 02. 2024

남이섬이라고 하여 모든 것이 아름다우랴

- 아름다운 남이섬을 상징하다, '남이술술'을 음주해보았다.

강원도 춘천시에는 남이섬이라는 섬이 있다. 꽃이 필 때면 너무나도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기에 아주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으로서, 나 역시 종종 방문해 자연의 선물을 즐기곤 한다. 아마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가보지 않았을까.


여하튼 오늘은 이 남이섬을 상징하는 술을 한 병 가지고 왔다. '남이술술', 이름부터 남이섬을 떠오르게 만드는 이 작품은 과연 어떠한 향과 맛을 보여줄지,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아름다운 남이섬을 상징하다, 남이술술

일단 겉으로 보이는 외관은 누구에게나 굉장히 익숙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한 손에 잡히는 그립감과 낯익은 병뚜껑은 우리가 식당에서 늘 마주했던 희석식 소주를 곧바로 떠오르게 만들며, 그 안에서 자태를 뽐내는 투명한 술의 빛깔은 아직 마시기 전임에도 어렴풋이나마 맛을 짐작하게 해준다. 


전면부의 라벨을 보면 '남이술술'이라는 제품의 명칭과 함께 'I LOVE ISLAND'라고 적힌 문장, 입을 맞추고 있는 눈사람 등이 나타나 있는데 이는 '남이술술'이 '남이섬'을 상징하기에 표현된 그림과 글이라고 여겨진다. 전체적으로 무난히 지역소주의 모습을 담고 있다.


'남이술술'은 청정 자연산 송이 저장 연구를 성공한 '솔래원'에서 탄생한 술로서, 자연산 송이의 대표 답게 주정과 증류식 소주원액에 송이버섯추출액을 더하여 만들어졌다.


아주 옛날 겨울연가 촬영을 했던 '남이섬'을 상징하는 증류주이며, 청량감이 훌륭해 목넘김이 가볍고 주감이 상쾌해 상당히 기분 좋은 알딸딸함을 가져다 준다고 한다.


제품의 용량은 360ML, 도수는 19.5도, 가격은 2800원. 혼자 마시기 딱 좋은 양에 요즘 출시되는 보통의 희석식 소주보다 약간 높은 알콜함유량과 금액을 지녔다. 참고로 '남이술술'의 경우 기존에는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였으나, 지금 다시 찾아보니 아예 판매 페이지가 사라진 상태이다. 맛 보고 싶은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오프라인을 찾아봐야하지 않을까..

잔에 따른 술은 투명하고도 깨끗한 자태를 뽐낸다. 여타 증류주와 차이가 없는 모습으로서, 잔을 타고 흔들리는 물결 역시 가볍게만 느껴진다. 이젠 이 평범한 안에 어떠한 특별함이 숨겨져 있는지 알아볼 시간이 찾아왔다.


잔에 코를 가져다 대니 약한 송이향이 잔으로 부터 흘러나온다. 향 자체가 강렬하기 보단 굉장히 은은한 편으로서, 생송이향에 미미한 단 향이 함께 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적인 소주와 같은 도수이나 알콜의 향은 잘 느껴지지 않으며, 희석식 소주가 줄법한 당의 냄새가 끝 부분을 거의 도맡다 싶이 하고 있다. 산뜻한 감미가 맴도는 알콜향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니 부드러운 술이 혀를 감싸준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시던 소주 보다는 살짝 약한 알콜이 혀를 휘감고, 곧 이어 감미와 씁쓸함이 끝에서 맴돈다. 은은하게만 느껴지던 향과는 달리 꽤나 직접적인 알콜을 보여주며, 이 때문에 희석식 소주 특유의 쓴 맛이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 같다.

살짝 가벼운 바디감에 정말 조금 덜 한 알콜의 풍미를 가지고 있는 친구이다. 부드러운 목넘김으로 목구멍을 넘어간 이후에는 이후에는 감미와 알콜의 씁쓸함, 특유의 향을 살짝 남긴채 사라진다. 이 때 다가오는 후미의 길이는 약 3초정도로서, 여운을 느끼기 보단 깔끔하게 다음 잔을 준비하도록 만들어 주고 있다. 사실 맛의 방향 자체가 일반 희석식 소주와 너무나도 흡사하기에, 끝맛에 있어선 오히려 여운이 짧은 것이 다행이라고 여겨진다.


향에 있어선 일반 소주와 어느정도 차이를 느낄 수 있었지만, 맛에 있어선 그리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술이었다. 코를 댈 때만 하더라도 부드러운 술과 잘 다듬어진 알콜에 이 향이 더해질 것 이라고 예상했는데, 막상 혀를 가져다 대면 알콜과 인공적인 감미가 생각보다 더 튀어나와 그나마 괜찮았던 향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게 한다. 이 튀어나오는 알콜을 조금 더 깔끔하게 나타냈다면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술이 되지 않았을까. 특별한 것이 향이었는데, 이 향이 잠기면 어쩔 수 없이 평범해지기 마련이다.


약간 색다른 희석식 소주를 마시고 싶을 때 한 번쯤 마셔볼만한 술이다. 다만 주의할 점은 정말 약간 이라는 것. 2800원 이면 보통의 소주 보다 1000원 이상 비싸다는 것이니, 슬며시 다가오는 송이향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은 원래 마시던 술을 마시는 것을 권한다.


곁들일 음식으로는 소주 안주라면 뭐든 좋다. 묵직한 것들에 더욱 잘 어울릴 술이니 음식을 중심으로 매칭하도록 하자.


'남이술술', 향이 조금 더 좋은 소주였다. 산뜻한 향에 더해지는 알콜을 느끼고 싶다면 구매해보길 바란다.


현재로선 판매처가 오프라인 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대형마트나 남이섬을 찾아가야 할 듯 하다.


남이섬이 생각나는 '남이술술'의 주간평가는 2.8/5.0 이다. 향이 괜찮은 희석식 소주더라.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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