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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으로그린기린그림과 막걸리의 만남

- 독특함이 더해진 데일리 막걸리, '왼그기그 생막걸리'를 음주해보았다.

by 주간일기 Feb 26. 2025

오늘은 특이한 이름과 디자인에 끌려 고르게 된 술을 한 병 가지고 왔다. '왼그기그 생막걸리', 그 명칭부터 범상치 않은데 디자인은 더욱 독특하니 그냥 지나치기가 힘들더라. 이 색다른 탁주는 과연 어떤 매력을 뽐낼지, 기대와 함께 음주해보도록 하자.

독특함이 더해진 데일리 막걸리, 왼그기그 생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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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겉으로 보이는 병의 형태 자체는 비슷한 용량의 막걸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안이 보이지 않도록 몸체부터 뚜껑까지 하얗게 마감지어 놓았으며, 라벨 디자인에 확실히 신경을 쓴듯한 모습이다. 전면부로 눈길을 돌려보면 농부처럼 보이는 캐릭터와 함게 '왼그기그 생막걸리'라는 술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독특한 그림체가 라벨을 따라 쭉 이어져 있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궁금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 농부와 막걸리 이 두개의 정감가면서도 특별한 개성이 계속 눈길을 가게 하는 듯 하다. 


'왼그기그 막걸리'는 경상도 선산군의 '선산주조'에서 100% 국산 선산 찹쌀을 이용해 빚어낸 막걸리로, '왼손으로그린기린그림', 줄여서 '왼그기그'의 이시빈 작가와 협업해 만든 라벨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막걸리의 풍미는 잃지 않으면서도 술술 넘어가고 달달하게 맛있는 향미가 특징이며, 얼음에 부어먹거나 하루 전 개봉하여 숙성 후 마신다면 또 다른 특별함까지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작품의 용량은 750ML, 도수는 6도, 가격은 4,500원. 혼자 마셔도 좋고 둘이 마시기에도 나쁘지 않은 양에 일반적인 막걸리와 같은 알콜 함유량, 지역 막걸리에 비해서 조금 비싼 금액을 지녔다. 물론 어디까지나 가격은 지역 막걸리에 한해서지, 최근 나오는 탁주를 생각해보면 저렴한 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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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에 따른 술은 상아색 빛깔을 자랑한다. 안쪽으로 갈수록 짙어지는 탁도를 선보이고 있으며, 생각보다 표면이 맑아 입자감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잔벽을 따라 미미하게 점도가 있는 것처럼 떨어지는데, 상아빛 솜사탕을 보고 있는듯한 기분이다.


이어서 코를 가져다 대니 상큼한 향기가 잔을타고 흘러나온다. 약한 자두와 포도 등의 향이 적당한 단내와 함께 은은하게 맴돌며, 그리 높지 않은 도수답게 알콜의 냄새는 찾아볼 수가 없다. 전반적으로 약간 새콤한 과실내음이 향의 대부분을 차지한 상태이고, 아래쪽으로 밀과 누룩이 깔려서 미미하게 다가온다. 코를 톡톡 건드리는 청포도 향이 꽤나 매력적이다.


한 모금 감싸 안으니 달콤한 술이 부드럽게 혀를 감싸 안는다. 탄산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즐길 수 있을정도로 약하게 자리잡은 탄산 위로 꿀, 참외와 멜론 조금, 엿당 등의 맛이 느껴지며, 약간의 바디감과 함께 목구멍까지 술술 넘어가는 것을 알수 있다. 혀의 끝으로 갈수록 산미가 조금씩 튀어나오는 방향성을 지녔고, 덕분에 처음 술을 마실 땐 단 맛이, 마지막엔 과실의 산미가 약간 섞인 감미가 입맛을 돋구어 준다. 각각의 맛들 중 크게 튀어나온 부분이 없고 단 맛 위주로 매끄럽게 흘러가기에 큰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탁주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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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구멍을 넘어간 후에는 앞서 말한 단내와 맛이 혀와 코에 남아있다가 머지 않아 사라진다. 여운 자체가 그렇게 긴 술은 아니며, 약간의 산미도 혀를 톡 치고 지나가는 것과 목 아래로 고소함이 슬쩍 맴도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무리의 길이가 약 3~4초 정도로 가볍게 즐기기 좋은 작품이기에 빠르게 다음 잔을 준비하면 될 듯 하다.

 

맛있고, 편하게 즐기기 좋은 작품이었다. 외모만 봐서는 어떤 향미를 자랑할지 전혀 예상이 되지 않았는데, 막상 마셔보니 감칠맛 있는 단 맛이 매력적으로 파고든다. 감미 중심의 어우러짐도 좋고, 살짝 톡 쏘는 느낌이 더해져 시원하게 음주할 수 있었다. 향이나 맛에서 모난 곳을 찾기 힘들기에 데일리 막걸리로 적합한 작품이라고 여겨진다.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음식은 매콤한 막걸리 안주를 추천한다. 제육볶음, 오돌뼈, 파전 등의 음식과 '왼그기그 생막걸리' 한 잔이라면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왼그기그 생막걸리', 독특한 이름과 푸릇달콤한 맛을 가지고 있는 친구였다. 무난히 맛있는 막걸리를 마시고 싶다면 한 번쯤 음주해도 좋아보인다.


판매처에 따라 가격이 약간씩 상이하다. 그리 큰 차이는 안 나니 원하는 곳에서 구매하도록 하자.


선산주조와 왼그기그의 만남, '왼그기그 생막걸리'의 주간평가는 3.8/5.0 이다. 데일리 막걸리.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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