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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양소주의 새로운 변신

- 오크에 담군 순하디 순한 향미, '선양오크'를 음주해보았다.

by 주간일기 Mar 14. 2025

오늘은 오랜만에 편의점에서 발견한 술을 한 병 가지고 왔다. 아마 이름 자체는 꽤나 익숙한 덕에 여러분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 친구가 평소와는 다른 탈을 쓰고 있어 곧바로 집어오게 되었다. '선양 오크', 오크를 담아 새롭게 출시된 '선양 소주'의 맛은 어떨지, 어디 한 번 음주해보도록 하자.

오크에 담군 순하디 순한 향미, 선양 오크
브런치 글 이미지 1

일단 병 자체는 이전에 보여줬던 '선양'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페트병에 담겨 둥글게 올라가 짧은 병목을 가진 형태.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나마 색깔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는데, 병의 뚜껑이나 전면부의 라벨이 오크처럼 거무튀튀한 나무색으로 바뀌었으며, 안쪽으로 비추는 술의 빛깔 역시 약간은 누리끼리한 빛깔이다. 굳이 따지자면 전체적으로 조금 두꺼운 옷을 한 겹 더 입은 느낌인듯 하다.


'선양 오크'는 '선양소주'가 GS리테일과 손을 잡고 출시한 제품으로, 국내 유일의 오크 원액 블렌딩 희석식 소주라고 말할 수 있다.


기존 소주 시장에 비해 차별화된 전략이 적중해 초도물량 50만 병이 3일만에 품절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생각보다 부드러운 위스키 풍미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한다.


작품의 용량은 640ML, 도수는 14.9%, 가격은 3,800원. 혼자 보다는 둘이 마시기에 적당한 양에 일반적인 타 희석식 소주에 비해 낮은 알콜함유량, 편의점 기준으로 타 페트병 소주 보다 약 500원 정도 비싼 금액을 지녔다. 이정도면 가격면에선 상당히 합리적이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잔에 따른 술은 병 안에서 보던것 보다는 확실히 투명한 빛깔을 띄고 있다. 정말 미미하게 노란끼가 있는 것 같기도 하나 육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이며, 이물감 없는 표면은 그냥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일반 소주를 따라놓은 것 같다.


이어서 코를 가져다 대니 부드러운 오크향이 흘러나온다. 오크와 카카오, 다크초콜릿, 약한 엿당, 크림, 물 등이 느껴지며, 향 자체가 강하게 다가오기보단 은은하게 코를 톡톡 건드린다. 사실 어느정도 알콜의 역함이 향을 맡는데 있어서 방해가 되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그런 불편한 부분을 굉장히 잘 다듬어 알콜부즈 없이 다크초콜릿을 곁들인 위스키 향이 가볍게 코를 감싸 안는다. 전체적으로 연한 느낌이 있긴 하나, 이정도면 기대 이상이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면 달달한 술이 부드럽게 혀를 감싸 안는다. 엿당과 초콜릿, 알콜, 등이 느껴지면서 앞서 말했던 카카오가 섞인 오크향이 코를 채워간다. 달고 순하다는 문장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알콜이 느껴진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도수나 타 희석식 소주에 비하면 굉장히 약한 수준인것이, 조금 과장해 알콜감이 살짝 맴도는 단 물을 마시는 느낌이었다. 원래도 선양소주가 순한 것은 알고 있긴 했는데 이정도일 줄이야. 게다가 이 감미에 무난한 위스키향까지 더해지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확실히 큰 호불호가 갈리기 어려워 보인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적당한 바디감으로 매끄럽게 목구멍을 넘어간 후에는 단 맛과 오크향을 살짝 남겼다가 빠르게 사라진다. 여운의 길이는 3~4초 정도로 다음잔을 빠르게 들기 괜찮다고 생각되며, 마지막엔 젖은나무가 잠깐 나타났다 흩어지는 모습이다. 


충분히 잘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작품이었다. 현재 판매되는 소주에 비해 가격이 큰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닌데, 약 10%정도 포함된 '오크통숙성원액'의 장점만 잘 뽑아내었다. 아쉬운면이라면 확실히 순하다는 것. 이 덕분에 알콜이 느껴지지 않은 것은 장점이나, 오크의 향미 역시 흩뿌려지는 정도로 끝난다. 그래서 결론적으론, 오크향이 감도는 순하고 달달한 소주라는 것. 위스키의 깊은 풍미를 느끼려고 마시기보단, 편안히 즐기자.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회나 매운탕을 추천하고 싶다. 뜨끈한 매운탕 국물에 '선양 오크' 한 잔은 만족스러운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선양 오크', 가볍게 즐기기 좋은 술이었다. 타겟을 잘 잡고, 그 타겟에 어울리게 맛과 향을 뽑아내었다.


판매처는 현재 오프라인 뿐이라 보이는 곳에서 사면 될 듯 하다.


오크통에 담군 '선양 오크'의 주간 평가는 3.8/5.0 이다. 정말 잘 빠진 소주였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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