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미로운 초화의 부드러운 풍미, '초화주'를 음주해보았다.
오늘은 병이 아름다운 술을 가지고 왔다. '초화주', 후추와 꿀, 12가지 한약재가 어우러진 경북 영양의 가양주인데,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의 여러 서적에서도 언급될만큼 많은 인기를 끈 작품이라고 한다. 과연 그 인기에 걸맞는 풍미를 보여줄지, 기대와 함께 음주해보도록 하자.
감미로운 초화의 부드러운 풍미, 초화주
외관부터 상당히 전통주스러운 형태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일반적인 주류들과는 확실히 차이점이 있는 얼굴을 지니고 있으며, 둥근 몸통과 길게 이어지는 병목은 유려하게 이어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특별한 라벨이 존재하기 보단 전면부에 술의 명칭이 곧바로 쓰여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또한 한자로 적혀져 있어 술이 가진 매력을 더해준다. 보기도 좋은 것이 맛도 좋다고, 확실히 겉모습부터 이리 신경을 써버리니 벌써 기대가 된다.
'영양 초화주'는 경상북도 영양군에 위치한 '영양장생주'에서 쌀 고두밥과 약재, 암반수를 넣고 한 달간 발효시킨 뒤 증류하여 아카시아 꿀을 첨가해 완성된 작품이다.
사초와 꽃에서 유래한 명칭처럼 은은한 꽃 향과 약재 향이 조화롭게 퍼지며, 단맛, 쓴맛, 매운맛, 떫은맛이 차례로 겹쳐지는 다채롭고 섬세한 풍미를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작품의 용량은 375ML, 도수는 30도, 가격은 13,000원. 혼자 마셔도 좋고, 둘이 마셔도 나쁘지 않은 양에 일반적인 희석식 소주의 두 배 정도 되는 알콜 함유량, 선물용으로 괜찮은 값을 지녔다. 혹여 술을 좋아한다면 충분히 구매해봄직한 금액이다.
잔에 따른 술은 투명한 빛깔을 선보인다. 어떠한 입자감도 보이지 않는 깨끗한 얼굴을 지니고 있으며, 잔벽을 따라 흐르는 술방울 역시 매끄러운 질감을 예상케 한다.
코를 가져다 대니 후추와 알콜이 섞인 향이 부드럽게 흘러들어온다. 후추, 풀, 누룩, 한약재, 약한 꽃향과 알콜, 엿당 등이 어우러져 있으며, 확실히 다른 것들보단 후추의 알싸함이 비교적 잘 느껴진다. 30도라는 높은 도수를 가지고 있어 에탄올의 냄새가 약간 불편한 감도 없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후추와 풀, 약재 등이 전체적인 방향을 잘 잡아주어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상태이다. 가장 위에 쌓인 맵싸함과, 그 아래서 슬쩍 손을 흔드는 단내가 꽤나 마음에 든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면 은은하니 고소한 술이 혀를 감싸 안는다. 후추와 소금, 꿀, 알콜, 누룩, 곡식, 한약재 조금 등이 자리잡고 있으며, 처음엔 후추의 알싸함과 함께 누룩의 고소함이 나타나다가, 뒤이어 꿀의 단맛이 마무리를 해주는 형태이다. 한약재의 풍미는 강하게 나타나기 보단 정말 살짝씩 얼굴을 비추는데에서 그치고, 알싸한 후추에서 꿀의 감미로 끝나는 과정이 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향과 마찬가지로 혀로 담을때에도 30도라는 높은 도수의 불편함은 거의 가지고 있지 않기에 편한 주감을 자랑하는듯 하다.
목구멍을 넘어간 후에는 코에는 후추와 꿀향이, 혀에는 단 맛과 알콜이 살짝 남아있다가 사라진다. 이 향이나 맛이 부담스럽지 않은 적정선을 정말 잘 유지하면서 마무리 된다. 이 때 느껴지는 여운의 길이는 4~5초 정도로, 알콜의 기운과 함께 따뜻하면서도 기분좋게 사라지는 마지막을 감사해보길 바란다.
재료들이 나타나는 과정이 참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가장 위에서 맛과 향을 전달하는 후추와, 중간에서 풍미를 올려주는 꽃과 풀, 한약재, 그리고 가장 아래에서 끝을 도와주는 꿀까지. 전통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마셔봄직한 술이라고 생각된다. 이름 그대로 후추와 꽃, 꿀이 아름답다.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안주는 떡갈비, 육전, 백숙 등을 추천한다. 떡갈비 한 점과 초화주 한 잔은 만족스러운 시간을 선물해 줄것이다.
'초화주', 지나침 없고, 부족함 없는 술이었다. 최근 출시되는 전통주에 비교하면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 한 병 더 마셔도 좋을 듯 하다.
판매처에 따라 가격이 확실히 차이가 난다. 10% 이상 나는 경우도 있으니 잘 보고 구매하도록 하자.
조화가 좋은 '초화주'의 주간평가는 4.2/5.0 이다. 감미로운 초화의 부드러운 풍미를 감상해보자.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