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날이 왔습니다. 2023년 6월 19일. 그토록 갈망하고 기대하던 울 가족이 처음으로 해외여행 떠나는 날입니다. 남들 다 가는 해외여행이지만 뭐가 힘들었는지 결혼 후 25년 만에 처음 떠나는 해외여행, 출발 전부터 심장박동이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아내와 아들, 딸 모두 처음 가는 가족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표현은 안 하지만 기분은 좋아 보입니다. 유비, 관우, 장비가 복숭아나무 아래서 도원결의하듯, 성공적인 해외여행을 기대하며 출국 전날 가족이 설빙 팥빙수집에서 시원한 팥빙수먹으며 멋진 추억 남기기로 화이팅 하였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여행가방 정리를 마치고 인천공항 새벽 5시 집결이라 집에서 3시 30분 자가용으로 출발하기로 하고 10시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출국수속, 여행일정 확인 등 모든 것이 머릿속에서 뒤엉켜서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 잠을 설치고 새벽 3시 기상하여 3시 30분 수원 집을 출발,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향하여 출발합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시간 한적한 도심의 도로와 그윽한 가로등 조명빛을 받으며 뻥 뚫린 인천대교를 쌩쌩 달리는 기분은 신비감, 황홀감, 상쾌함 그 자체였습니다.
금번 베트남 여행시 이용한 항공은 티웨이항공입니다. 저가 항공이지만 제주도 여행 시 자주 이용하는 항공사라 친밀감이 있었고 서비스도 좋아 재이용하였습니다. 그러나 해외출장 경험에서 항공을 이용할 때 가장 불편한 것은 좌석문제였습니다. 신장 190에 체중 100킬로의 거구가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좌석은 비지니스 좌석과 퍼스트클래스 좌석이나 경제적 여건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2017년 국내 최대 전시컨벤션센터인 킨텍스 업무를 담당하던 시절항공마일리지 누적 보유분으로 좌석을 업그레이드하여 싱가포르까지 비지니스 좌석을 이용한 적이 있습니다. 자본주의 계급사회가 철저히 현실화되는 곳이 비행기 좌석임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좌석에 대한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고민 끝에 출국 3일 전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추가비용 4만원을 지불하고 비상구 옆 좌석을 사전구매하고 가족들도 제 뒷자리에 앉도록 예약하였습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항공사 비상구 옆 승객 난동사건이 있었는데 저는 신원조회를 철저히 했는지 무사 통과하였습니다. 덕분에 이코노미 좌석이지만 롱다리를 우아하게 꼬며 비행기 착륙과 이륙현장을 실시간으로 보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저처럼 덩치 크신 분은 항공사 사전좌석 구매제도를 적극 추천합니다. 비용대비 만족도가 아주 높습니다. 다만, 최종결정은 항공사가 합니다
공간이 넉넉한 비상구 옆 좌석
인천공항에서 오전 7시 40분 출발하는 TW-125 항공기로 4시간 40분을 비행하여 드디어 베트남 다낭 국제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베트남 현지시간은 한국보다 2시간이 늦습니다. 다낭공항 입국장에 들어서니 '온라인 투어' 피켓을 든 20대 후반 베트남 여성이 눈에 보입니다. 다가가서 인사하니 버스가 있는 곳으로 안내합니다. 그런데 패키지여행으로 알고 있는데 일행이 울 가족 4명입니다. 버스에 탑승했는데 역시 울가족이 전부입니다. 헐. 이게 무슨 상황이지? 패키지여행이고 12명이라고 연락받았는데 무슨 일이지?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어도 현지가이드가 영어도, 한국어도 못합니다. 오직 베트남어만 구사하니 답답합니다. 10분 정도를 달려 도착한 곳에서 한국 남성이 승차합니다. 부산이 고향인 한국인 가이드입니다. 나머지 8명은 오늘 밤 비행기로 도착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렇게 30인승 버스에 울 가족 4명이 전담 가이드와 현지가이드로부터 황제의전(?) 가이드를 받으며 베트남 다낭에서의 꿈 같은첫날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라는 말처럼 배고프면 여행이 재미없습니다. 일정표를 보니 첫끼 식사는 "베트남 정식"입니다. 베트남 정식은 어떤 메뉴일까? 또 맛은 어떠할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TV 생생정보통에 방송된 적이 있을법한 허름하지만 연륜이 느껴지는 노포 식당 같은 곳에 들어갑니다. 잠시 후 나온 음식은 다름아닌 쌀국수였습니다. 그리고 추가메뉴로 꽈배기 같은 빵이 접시에 담겨 나옵니다. 가이드는 꽈배기 같은 빵을 쌀국수에 찍어 먹으면 맛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설명대로 따라 했습니다. 그저 축축하기만 합니다. 그냥 먹는 게 더 맛있습니다. 쌀국수는 한국에서 먹던 맛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국물도 시원하고 진하고... 한 그릇이 부족하여 리필 요청하니 흔쾌히 더 줍니다. 돈을 더 받았는지는 확인 불가하지만, 아무튼 '베트남 정식' 메뉴구성은 쌀국수와 꽈배기입니다
베트남 정식(쌀국수+꽈배기)
배도 채웠고, 이제 슬슬 여행을 시작할 때입니다. 가이드는 여행객이 울 가족 4명뿐이라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육성으로 설명합니다. 점심식사 후 방문한 곳은 동양에서 가장 큰 해수관음상이 있다는 영흥사입니다. 영흥사 해수관음상 규모는 우리나라 속리산 법주사에 있는 불상 3배 정도는 되어 보입니다. 불상이 "무지 크다"라는 느낌 외에는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경내를 돌아보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 땀이 비 오듯 쏟아지며 눈속으로 들어가서 앞을 볼수 없을 지경입니다. 가이드가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침향나무는 꼭 보아야 한다길래 가족사진 한 장 찍고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에어컨 빵빵 버스가 천국입니다.
(좌)영흥사 해수관음상 (우) 침향목
다음 목적지는 한국인들에게 핑크성당이라 잘 알려진 곳입니다. 버스로 한참을 달리다 보니 핑크색 예쁜 성당이 눈에 들어옵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성당까지 10분 걷는데 성당으로 가는 도로에 한국인 관광객들로 가득합니다. 노상에는 망고, 각종 열대과일을 판매하는 베트남 현지인들이 유창한 한국어로 호객행위를 합니다. 이곳이 한국인지? 베트남인지? 신기합니다. 핑크성당은 프랑스가 식민지배하던 시절 프랑스가 설립한 성당으로 현재도 종교예식이 거행되고 있습니다. 성당이 예뻐서 성당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입니다. 우리 이쁜 딸은 이곳에서 화보촬영을 마쳤습니다ㅎ
다낭 핑크성당
울 가족 종교가 기독교인지라 마눌님, 딸, 아들 모두 영흥사, 핑크성당에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장시간 비행에 피곤하고 날씨는 덥고 호텔로 가서 쉬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가이드와 협의 후 호텔 체크인 먼저 하기로 하였습니다. 호텔은 세계에서 2번째로 긴 미케비치 해변 바로 앞에 위치한 '럭셔리무엉탄 호텔'입니다. 2019년에 완공된 40층 초고층 5성급 호텔로 웅장한 외관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체크인후 38층 객실 2개를 배정받았습니다. 아내와 딸이 1실, 아빠와 아들이 1실을 사용하였습니다. 객실로 들어가 제일 먼저 커튼을 제치니 미케비치 해변 오션뷰와 다낭 시티뷰가 반반씩 보입니다. 한 폭의 풍경화 같습니다. 호주, 뉴질랜드의 자연경관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다운 경관입니다. 출국하느라 새벽부터 서둘러 이곳에 도착하기 까지 누적된 하루의 피로가 아름다운 경관을 보자 피로가 싹 풀립니다
호텔에서 잠시 여장을 풀고, 호텔로비에서 가이드를 다시 만납니다. 첫날 마지막 일정인 베트남 전통공연인 챠밍쇼를 보러 이동합니다. 문화예술회관 같은 건물에 도착하니 주차장은 관광버스로 가득합니다. 관람객의 90%는 한국인입니다. 10%는 베트남인입니다.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60분간 베트남 전통공연, 난타, 서커스, 한국의 아리랑까지 프로그램 퀄리티가 아주 높습니다. 여행사가 공짜 특별 프로그램으로 제공한다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개인적으로는 영흥사, 핑크성당보다 100배 만족도 높은 프로그램입니다. 다낭 방문 시 꼭 보시길 강추합니다. 베트남에서 듣는 한국 아리랑! 넘 구슬프게 들렸습니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니 배시계가 신호를 보냅니다. 첫째 날 저녁은 삼겹살입니다. 다낭 도심을 가로지르는 한강 옆 교통의 요충지에서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한강 '식당입니다. 김치찌개, 보쌈 정식 등 한국에서 먹는 음식과 맛이 똑같습니다. 김치찌개와 보쌈 정식은 탁월했습니다. 음식이 부족하면 기본으로 제공되는 음식 외 추가요금 내고 더 주문하실 수 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니 전용버스가 아닌 트램 같은 자동차가 식당 앞에서 울가족을 기다립니다. 선택관광인 6인승 전동차(트램)를 타고 다낭시내를 투어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사방이 개방된 전동차를 타고 도심을 달리니 무더운 낮의 기온과는 달리 한강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상쾌합니다. 전동차를 타고 다낭시내의 야경을 감상하는 느낌, 신호, 차선없이 도심을 운전자 마음대로 질주하는 아찔한 오토바이 주행을 실시간으로 보는 재미는 베트남 여행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진귀한 장면이었습니다 . 베트남은 오토바이 천국입니다.
여행에서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조식입니다. 여행을 계획할 때 조식이 있는지 여부는 체크리스트 1순위입니다. 조식의 퀄리티는 전체여행의 5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다행히도 금번 3박 4일 여행일정 중 무엉탄럭셔리호텔의 조식은 우수했습니다. 기존 호텔조식의 정형화된 메뉴와 더불어 매일 새로운 쌀국수가 제공되었으며 망고 등 열대과일이 풍부했으며 쾌적한 실내분위기까지 5성급 호텔에 걸맞은 조식은 금번 가족여행을 풍부하게 한 성공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무엉탄 럭셔리호텔 조식
2일 차 여행 오전시간은 자유시간입니다. 여행사는 최근 획일적인 단체 패키지여행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자유여행의 요소를 가미한 프로그램을 접목하고 있습니다. 출국 전부터 다낭 여행 중 꼭 가고 싶은 핫플레이스 3곳이 있었는데 한시장, 롯데마트, 콩카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모두 갔으니 성공적인 여행이라 자평합니다. 호텔조식을 마치고 로비에서 그랩(한국 카카오캑시)으로 다낭 한시장 가는 4인승 택시를 호출하니 1분도 안되어 호텔로비 앞으로 택시가 도착합니다. 택시상태 양호하고 앱에서 목적지를 사전 입력하였기에 기사랑 대화할 일이 없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랩(Grab)기사가 한국말을 잘하니 베트남 욕할 때 조심하셔야 합니다.ㅎ. 목적지에 도착하면 비용은 그랩에 등록된 계좌에서 요금이 자동결제되니 동남아 해외여행 시 그랩을 꼭 이용해보세요. 비용도 아주 저렴합니다
한시장은 각종 식료품과 신발, 모자, 의류, 잡화 등을 판매하는 재래시장입니다. 1층은 망고, 두리안, 열대과일 등 식료품을 판매하고 2층은 나이키, 아디다스, 크록스 등 짝퉁 의류, 신발, 모자, 가방, 잡화 등을 판매합니다. 울 가족도 1시간 30분 동안 한시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이것저것 쇼핑하고 계산하니 한국 돈으로 10만 원이 채 안됩니다. 품질이 좋아서 구매했다기보다 제가 워낙 빅사이즈라 한국에서 구매가 불가능한 제품을 대량 구입하였습니다. 하와이안 셔츠, 크록스 신발, 아디다스 모자로 한껏 멋 부리고 사진 찍으니 그럴싸합니다. 카톡 프로필사진 바로 바꾸었습니다
다낭 한시장 의류 아이템
2일 차 점심은 반세오 정식입니다. 베트남의 전통음식 중 하나로 녹두전 같은 것을 라이스페이퍼에 올려놓고 각종 채소를 토핑 하여 돌돌 말아서 잼 같은 것에 찍어먹는 것인데 맛있습니다. 식당 주인이 관광객들에게 먼저 먹는 방식을 시연합니다. 한국에서 베트남 쌈을 먹을때는 라이스페이퍼를 물에 적셔 먹지만 반세오정식은 물에 적시지 않고 그냥 싸서 먹는 방식이 차이점입니다.
반세오 정식
다음 일정은 개인적으로 베트남 여행에서 가장 기대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다낭을 출발하여 베트남 무역의 중심지인 올드타운 호이안으로 가기 전 코코넛 마을에 들렀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어디선가 한국의 구성진 트로트 가요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가까이 가보니 노란 티셔츠를 입은 청년들이 단체로 한국인 관광객들을 환영하는 세리모니를 펼칩니다. 흡사 이곳은 마을 전체가 한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조성해 놓은 전용 무도장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한국 이태원에 가면 미군을 위한 전용 클럽이 있듯이 이 곳은 마을 전체가 한국인을 위한 마을입니다 .
코코넛빌리지 바구니배(틴퉁)체험
선착장에 도착하니 청년 2명이 트로트음악에 맞추어 신명나게 몸을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호객행위를 하는 듯 보입니다. 동그란 바구니배 1개 정원은 총 3명입니다. 베트남 뱃사공 1명, 관광객 2명 총 3명이 탑승하면 바구니배 수십 개가 코코넛나무로 둘러싸인 강가를 출발합니다. 잠시 후 넓은 바다가 나오고 명량해전 이순신 장군의 지휘를 받는 12척 수군처럼 베트남 리더 뱃사공을 향하여 사방에서 바구니 배가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이곳에서 리더 뱃사공은 바구니배를 이용하여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입니다. 여기저기서 뜨거운 함성과 1달러 팁이 쏟아집니다. 바다로 더 나아가니 베트남 청년 1명이 바다 한가운데 스테이지를 만들어 놓고 트로트를 멋드러지게 부릅니다. 노래실력은 미스터트롯 프로그램 TOP 6만큼 수준급입니다. 흥에 겨운 한국인 관광객은 분위기를 참지 못하고 댄스로 분위기를 돋웁니다. 이 프로그램 누가 만들었지? 한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베트남 코코넛마을의 지역경제 활성화 전략은 한국의 관광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야 할 상품입니다. 금번 여행 중 제일 흥겹고 인상적인 시간이었습니다
바구니배(틴퉁) 체험을 마치고 도자기마을 선착장에서 투본강을 건너는 배에 탑승 후 15분 지나니 동화에 나오는 아기자기한 그림 같은 마을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이곳이 바로 베트남 무역의 중심지 호이안(Hoyan)입니다. 대한민국으로 비교하면 부산항과 인천항 같은 곳입니다. 마을 건축물이 중국식, 일본식, 유럽식 등 다양한 건축양식이 혼재하여 이곳이 전 세계 무역상들의 중심지임을 미루어 짐작하게 합니다. 마을 구석구석을 자세히 살펴보고 싶었지만 35도가 넘는 살인적인 무더위에 한 발짝 걷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행히 씨클로(인력거)라는 운송수단이 있어 마을 곳곳을 주마간산 형식으로 볼수있었습니다. 씨클로가 운송수단으로 발달된 것은 아마도 이곳의 무더운 날씨와 무역의 핵심기능인 배달 때문에 자연발생적으로 파생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호이안 시클로
씨클로에서 하차하니 한 발짝도 걷기 싫어집니다, 눈치 빠른 가이드가 베트남 핫플레이스 콩카페로 안내합니다. 실내로 들어가니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다른 손님들과 합석하여 콩카페 시그니쳐 메뉴 코코넛 스무디로 잠시 더위를 식힙니다. 베트남 군복을 입은 20대 초반 청년들이 서빙을 하는데 사회주의 형식과 자본주의 내용이 오묘하게 융합된 현장이 이채로웠습니다.
(좌)호이안 콩카페 (우)코코넛스무디
잠시 후 호이안에 어둑어둑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합니다. 낮에는 보지 못한 오색불빛 연등이 이곳저곳에서 빛을 밝히고 강가에는 형형색색 아름다운 불빛의 조각배들이 유유자적 떠다닙니다. 관광객들이 소원을 담은 초를 연꽃 위에 올려놓고 강가에 띠우는 이벤트가 인기입니다. 마을 전체가 동화책 속 그림 같은 풍경입니다. 아마도 호이안을 찾는 사람들은 휘황찬란 오색불빛의 환상적 야경의 매력을 만끽하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호이안의 멋진 야경을 더 감상하고 싶었지만 이후 일정으로 저녁 8시 30분쯤 호텔에 도착하였습니다
호이안 야경
호텔에 도착하니 온몸이 피곤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다낭여행 필수 코스인 롯데마트를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폐점시간이 10시라 재빠르게 그랩을 호출합니다. 택시가 바로 도착합니다. 한국의 카카오택시보다 훨씬 빠릅니다. 저녁 9시 넘어 롯데마트에 도착했습니다. 건물 외관, 진열공간 구성이 한국과 비슷합니다. 1시간 동안 쇼핑을 마쳐야 합니다. 아들과 딸은 쇼핑리스트에 적힌 물품들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카트에 담습니다. 쌀국수, 커피, 과자, 망고.. 카트가 순식간에 가득 찹니다. 가격이 걱정되었으나 생각만큼 비싸지 않습니다. 정말 저렴합니다. 한국 돈 10만 원이면 롯데마트에서 쇼핑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정확히 10시 쇼핑을 끝냈습니다. 울가족이 나가니 관리인이 셔터를 내립니다. 총알쇼핑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이정도 사려면 20만원은 족히 넘어가지 않을까요?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마지막 3일 차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바나힐. 각종 매체에서 베트남 여행하면 많이 언급되는 부처님 손다리가 있는 곳입니다. 엄청난 인파가 몰린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아침 7시 30분 호텔을 나셨습니다.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프랑스 식민지 시절 산 꼭대기에 프랑스군이 휴양시설을 건립하게 된 배경, 베트남 대기업인 선월드가 테마파크를 조성하게 된 설명이 흥미롭습니다. 입구에 도착하니 벌써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입니다. 세계에서 2번째로 길다는 케이블카를 갈아타고 산으로 산으로 계속 올라갑니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밑에 세상이 황홀합니다. 케이블카로 20분 동안을 올라가니 산 위에 건물들과 부처님 손다리, 대형불상, 테마파크 등이 눈에 들어옵니다.
바나힐 테마파크
이 높은 곳에 어떻게 대규모 테마파크와 조형물을 만들었는지 신기방기할 뿐입니다. 바나힐 랜드마크인 손다리를 배경으로 멋진 가족사진을 남기고 싶었지만 밀려드는 인파로 잠시도 서있을 수가 없습니다. 다행인 것은 이곳 날씨가 험해서 주변경관을 조망하기 어렵다는데 여행 당일 바나힐은 울 가족을 반겨주 듯 날씨가 너무 쾌청하여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베트남에서 처음 느껴보는 선선한 날씨였습니다
바나힐 손다리
우여곡절 끝에 바나힐 손다리에서 멋진 가족사진 인증사진 성공하고 테마파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케이블카 이용하여 다시 버스로 돌아왔습니다. 점심은 베트남 전통음식 분짜정식입니다. 쌀국수, 볶음밥, 튀김, 고기가 나오는데 특별한 것은 없지만 은근히 손이 가는 음식입니다.
분짜정식
점심식사 후 패키지여행 필수코스인 쇼핑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첫 번째 코스는 베트남 유명 약제인 침향과 노니, 두 번째 코스는 족제비똥(Weezle) 커피, 마지막 코스는 잡화입니다. 가격대는 침향이 수백만 원, 커피는 수십만 원, 잡화는 수만 원대입니다. 아무것도 사고 싶지 않았지만 가이드 체면을 생각하여 베트남에서 유명한 족제비똥 위즐커피 3개 구입하였습니다. 저비용 여행에서 쇼핑은 의무이지만 구매는 자유입니다. 그러나 자유를 권리처럼 행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비용 패키지여행과 쇼핑은 바늘과 실같은 관계이므로 쇼핑을 싫어한다면 여행 계획 시 자유여행이나 쇼핑이 없는 고가의 패키지여행을 선택하셔야 합니다
베트남 족제비똥(위즐) 커피
드디어 대망의 3박 4일 베트남 가족여행의 마지막 관광코스는 한강 유람선입니다. 첫째 날 전동카를 이용한 다낭 시티투어도 도시 구석구석을 감상할 수 있어 좋았지만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다낭의 야경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유람선 승선시 입구에서 공안이 관광객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꼼꼼히 점검하는 모습에서 이곳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승선하자마자 한국 트로트가 크게 울리고 맥주와 음료, 접시에 담긴 수박을 안주로 제공하는 모습은 실용주의가 가미된 베트남식 사회주의 일면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강 유람선
5. (6.22) 다낭 출발, 인천 도착하다
3박 4일의 베트남 다낭 가족여행 일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오전 11시 25분 인천 가는 비행기를 타면 여행이 마무리됩니다. 오전 9시 현지가이드와 함께 다낭 국제공항으로 출발합니다. 잠시 후 공항에 도착하고 현지가이드와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눕니다. 위탁수하물 수속 후 출발까지 1시간 정도 시간이 남습니다. 공항 탑승구 앞 의자에 앉아 여행 중 짝은 사진들을 클라우드에 저장합니다. 소중한 가족과 함께 하였기에 한 장도 버리기 싫은 장면들입니다. 잘 나온 사진 몇 장 선별하여 SNS에 업로드합니다. 인간의 기억은 한계가 있으므로 기록해서 기억해야 합니다. 시간이 흘러 먼 훗날 2023년 6월 19일부터 22일까지 순간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인천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생각에 잠깁니다. 조금 더 빠르게 가족 해외여행을 하지 못한 점이 미안한 마음으로 남았지만 큰 숙제를 했다는 뿌듯함에 한편으로 속이 시원합니다. 3박 4일 베트남 여행일정에 기꺼이 동행한 사랑하는 아내와 매력만점 딸, 원칙주의자 FM 아들에게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Good bye! Danang Vietnam. Thanks my loving fam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