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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욱 Aug 08. 2023

2023새만금잼버리가 부끄러운 이유.

전라북도 간척지 새만금에서 개최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용두사미 졸속행사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폭염과 태풍에 따른 기상대책 미흡, 영내 성범죄 의혹, 기반(편의) 시설 확충 부실, 조직위 운영 미숙, 조기 퇴영, 숙박혼란 등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1988년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대한민국 국격과 매칭되지 않는 부끄러움을 남기고 끝나가고 있다. 졸속 행사운영 현장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보도되면서 새만금 잼버리는 수치스러운 오명의 현장을 가득 남기고 행사를 마무리 중이다.


초등학교 시절 보이스카웃 활동을 하였다. 그때 그 시절 잼버리의 기억이 40년이 지난 50대 중반이 넘은 지금도 생생한 것을 보면 잼버리가 지역과 국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2018년 여성가족부 파견시절 전라북도 도청에서 잼버리대회 지원을 위해 파견 나온 사무관은 새만금 잼버리 유치에 자긍심이 넘쳤으며, 잼버리의 성공적 개최가 전라북도의 발전을 견인할 것이라며 종일 잼버리로 대화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2018년 여성가족부에서 함께 근무한 전북 사무관은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

  

잼버리(Jamboree)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이 4년마다 주최한다. 세계 각국 청소년들이 자연에서 야영을 하며

민족, 문화, 정치적 이념을 초월하여 국제이해와 우애를 다지는 세계적 규모의 아영대회이다. 우리나라도 1991년 제17회 잼버리를 강원도 고성군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하였고, 2017년 세계잼버리대회를 전라북도 새만금으로 유치하였으며, 37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하는 행사인 만큼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긴밀하게 협력하여 조직, 인력, 예산 등 인적자원, 물적자원을 투입하며 상당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었다. 올림픽, 월드컵 등 세계적 행사를 유치한 대한민국인데 잼버리쯤이야! 그러나. 큰 착각이었다.  


2023년 8월 잼버리의 뚜껑을 열고 보니 지난 6년간 국제행사 잼버리를 제대로 준비한 것이 맞나? 하는 의구심과 휴! 탄식만 나올 뿐이다. 매년 가을이 되면 전국 방방곡곡에서 개최하는 체육대회도 이 보다 나을 것이라는 세인의 비판이 따갑게 들리는 이유이다.  금번, 전라북도에서 개최한 2023년 새만금 잼버리를 개인적으로 평가한다면 '총체적 부실'이다. 중앙정부인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공동조직위원장으로 운영에 관여하고, 광역지방자치단체인 전라북도가 주관한 행사라고 차마 믿기 어려운 수준이다. 4만 명 이상의 대규모 인원이 집결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유치하면서 화장실, 샤워장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 등을 충분히 확충하지 못하여 야영지 내에서 성범죄 의혹을 야기시킨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준비 부족이다. 


더욱이 행사를 총괄지휘하는 여성가족부장관과 운영을 책임지는 국내 조직위원장이 성범죄 의혹에 대한 경찰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임에도 세계스카우트연맹의 자체조사 결과를 인용하여 '문화적 차이로 인한 해프닝'으로 치부해 버리는 것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대회를 오점 없이 끝내고 싶은 주최 측의 바람은 십분 이해가 가지만 양성평등과 여성의 인권보호가 조직의 존재이유인 여성가족부 수장의 부적절한 발언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그 자체였다.  더욱이 행사개최 1년 전 국정감사에서 지역 국회의원이 잼버리 준비상황의 부실함을 조목조목 지적하였을 때 완벽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여가부장관의 답변이 계속 머리에서 맴돌고 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이 생각하는 완벽의 개념은 지금의 싱황을 염두에 두고 말한것일까? 

 

새만금 잼버리대회를 주관한 공역지방자치단체 전라북도의 책임도 살펴보아야 할 부분이다. 6년 동안 중앙부처에서 1,170억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었음에도 새만금 간척지라는 지리적 특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배수관리에 필요한 기반시설 미확충, 화장실, 샤워실 등 편의시설 확충 부실, 폭염대책 미흡, 병상부족, 편의점 위탁업체 바가지 상행위  등 대회를 졸속으로 준비한 전라북도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언론보도에 따르면 잼버리 대회 운영 관련하여 공무원들이 예산으로 90번 이상 국외출장을 시행하면서 부실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반복적이고 고질적인 공직사회 폐습은 잼버리 대회 폐막 이후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국회의원, 지방의원, 공무원 등 공직자들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예산을 이용하여 외유성 국외연수를 실시하는 문제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금번 2023 새만금 잼버리대회를 보면서 가장 부끄러운 대목은 정치권의 네 탓 공방이다. "이전 정부가 잘못했다. 현 정부가 잘못했다", "중앙정부가 책임이 있다, 지방정부가 책임이 있다"라며 서로에게 잼버리 파행운영의 책임을 돌리는 태도에서 잼버리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볼지 아찔하다. 


잼버리 정신은 세계 각국 청소년들이 자연에서 야영을 하면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우의를 증진하고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인데 대한민국 정치권 트레이트마크 네 탓 공방은 잼버리 정신을 명백히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설령 책임공방이 필요하더라도 대회가 끝나고서도 논쟁이 가능함에도 굳이 대회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국가의 치부를 전 세계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정치인들 이익에 부합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쟁상황도 정쟁으로 비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정치인들 갈등과 대립 DNA가 잼버리 정신을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3년 8월 12일. 6년을 야심 차게 준비한 2023 새만금잼버리는 그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폐막한다. 미국과 영국의 조기 퇴소, 행사를 주관하는 지역인 전북지역 참가자들의 퇴소까지.. 2023년 잼버리는 총체적 부실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더 이상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관광자원 견학, 삼성그룹 등 기업현장 견학, K-POP 공연 등 히든카드가 남아 있지만 상처 입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치유하기에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이제는 2023 새만금 잼버리 파행운영을 타산지석으로 활용하여 대한민국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줄 시간이다. 그것만이 2023년 새만금잼버리가 부끄럽지 않게 기억되는 유일한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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