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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욱 Sep 02. 2023

봉오동전투 홍범도 장군과  해병대수사단 박정훈 대령

요즘 가급적 국내뉴스를 보지 않으려고 의도적으로 노력 중이다. 그러나 교통사고가 무섭다고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고, 산불이 걱정되어서 등산을 안 할 수 없는 법이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걱정되지만 수산물시장전시된 싱싱한 생선에 눈이 가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다.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입을 다물고 지리산 처사처럼 세상과 거리를 두고 의연하게 살아보려 하지만 화병으로 죽을 것 같은 위험을 인지하고 다시 모니터 앞에 풀썩 주저앉는다. 




2023년 7월과 8월 미증유의 무더운 날씨로 하루하루 극기훈련 하는 심정으로 살고 있다. 그러나 무더운 날씨보다 힘든 것은 대한민국 국내상황이다. 2023년 언론이 보도하는 대한민국 뉴스는 평범한 시민이 수용하기는 무척 어려운 지경이다. 놀라운 것은 이슈가 너무 빠르게 생산되고 변화되는 것이다. 발전적이고 혁신적인 기분 좋은 뉴스라면 좋을 텐데,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놀라서 뒤로 자빠지는 뉴스들로 가득할 뿐이다.


서울-양평고속도로 건설 철회, 새만금 잼버리 파행운영, 살인사건 등 흉포화되는 흉악범죄, 일본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방류 개시, 해병대 장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과 항명의혹, 육사 교정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및 이전 논란, 해묵은 이념논쟁 등... 1년에 한 번도 부담스러운 수준의 정치적, 사회적 이슈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뻥튀기 아저씨 강냉이 튀기듯 뻥뻥 터지고 있다. 사안의 중대성이 너무 크다 보니 앞에 발생한 사건은 자연스럽게 기억에서 잊혀지망각효과가 작동하고 있다.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에, 청년실업, 저출생고령화 등 하루하루 먹고살기 힘든 국민들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놀란 가슴 쓸어내릴 뿐이다.




현재 국내 쟁점화되는 사건들을 분석해 보니 공통적으로 중앙정부가 관련되어 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철회는 국토교통부, 새만금잼버리는 여성가족부, 흉악범죄는 경찰청, 후쿠시마 원전오염수는 외교부, 해병대 수사와 독립군 흉상이전은 국방부. 그 밖에도 국가안보실이 있다. 그간 법무부와 행정안전부가 국내뉴스를 생산하는 뉴스메이커였다면 지금은 전 부처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기업과 민간부문에서 뉴스를 생산하고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후속조치 등을 준비하는 것이 관행이지만 지금은 중앙정부의 휘발성 높은 뉴스에 국민들의 충격은 점점 커지고, 진영, 계층, 지역 간 사회적 갈등 양상이 사회전반으로 들불같이 확산되지 않을까 자칫 두려운 마음이다




위에서 열거한 사건 모두 국가 통치행위와 정부 의사결정시스템 측면에서 깊이 살펴보아야 할 부분이 많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우려되는 사건고 채수근 상병 순직과 관련한 해병대 수사사건과 홍범도 장군 흉상이전, 대통령의 이념강조 부분이다. 3 사건 모두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헌법질서 유지와 대한민국의 정체성 등과 관련한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채수근 상병 순직사건  해병대수사 관련)


해병대 수사사건은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하기 이전 국정농단 상황과 매우 사해보인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결연한 수사의지로 평검사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엄정하게 수사하여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법의 심판을 받게 한 사실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기억 속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부당한 지시에 대응하는 강직한 검사의 모습은 후에 대통령이 될수 있었던 자격요건이었다. 이 같이 공정과 정의, 원칙을 생명처럼 중시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해병대 장병의 순직사건 수사에 대해서도 한치 의혹 없이 엄정한 수사를 지시하였을 거라 상당수 국민은 의심치 않는다.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대령)윤석열대통령이 검사시절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것 처럼 해병대 장병의 순직사건을 한점의 의혹없이 원칙대로 수사하고 절차에 따라 보고하였다. 수사절차와 보고 및 결재과정에서 박정훈 대령의 중대한 착오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국방부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결재과정에서 판단미숙을 스스로 인정하였다. 그럼에도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원칙대로 수사를 총괄지휘한 해병대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을 징계하고 구인영장을 집행하여 군사법원에서 기각 판결을 받은 국방부는 과연 상급기관으로서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였다고 볼 수 있을까? 수사보고서와 계획서, 브리핑자료 요구 등 수사개입 의혹을 야기한 일련의 행위들은 과연 타당한 것이었을까? 대한민국 국방정책과 국군을 총괄 지휘감독하는 국방부와, 실전에서 백전백승의 전투력을 발휘해야 하는 전투부대인 해병대의 갈등과 반목은 호시탐탐 대남위협을 일삼는 북한과 대치상황에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심히 걱정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국방부와 해병대의 끝나지 않는 갈등. 군이 뉴스의 중심으로 등장하는 현실이 국민들은 상당히 불편하기만 하다


(육사 교정 내 봉오동전투 영웅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관련)


이 사건은 소식을 접할 때부터 현재까지 아직도 왜?라는 의문이 따라다닌다. 국회에서 이종섭 국방부장관의 설명이 있었지만 명확히 수긍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국방부의 해명을 요약하면 봉오동전투 등 홍범도 장군의 독립군 활동은 정부 인정하지만 홍범도 장군이 1927년 소련 (레닌) 공산당에 입당하고 독립군이 다수 희생된 자유시 참변에 장군이 개입되는 등 홍범도 장군의 과거 공산주의 이력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주적으로 대적해야 하는 사관생도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인 육군사관학교 교정에 생도들의 추앙대상으로 공산주의자 흉상을 배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이다.


얼핏 들으면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그럼, 정말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자인가? 그럼, 보수정권의 상징인 박정희 대통령은 1962년 그에게 왜? 건국훈장을 추서 하였으며, 박근혜 대통령은 해군 잠수함 함정을 '홍범도함'이라고 제명하였을까?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국사, 역사, 한국사 공부할 때 김좌진 장군 청산리 전투와 홍범도 장군 봉오동 전투는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에 길이 남을 전쟁사라고 귀에 딱지가 박힐 만큼 교육했던 선생님들 교육은 모두 거짓이란 말인가?


홍범도 장군은 공산주의자? 30년을 행복하게 잘 살아온 마누라가 과거에 다른 남자와 결혼한 이력이 있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에 가만히 듣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가장 빠른 해결책이 유튜브이다. 황현필 등 역사전문가 강의 중 홍범도 장군 관련 강의와 방송에서 홍범도 장군 전문가들의 대담을 일주일 내내 열독하고 시청하며 청취했다. 그 결과 1927년 홍범도 장군이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것은 사실이고 자유시 참변에 대한 홍범도 장군의 역할 등 개입은 역사적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다는것을 확인했다.


그의 말년은 소련 공산당 지도자 스탈린 강제이주 정책으로 연해주에서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하여 카자흐스탄에서 75세의 인생을 마감하였다. 홍범도 장군이 소련 공산주의자라면 스탈린은 왜 홍범도를 보호해주지 않았을까? 홍범도 장군 사후 78년 만에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카자흐스탄에서 국내 공군기 엄호를 받으며 고국으로 모셔왔고 대전 현충원 애국지사 묘에 안장되었다.


대한민국의 독립과 전장인 만주에서 독립군의 희생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차원에서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입당하고 자유시 참변 재판위원으로 활동한 사실은 인정된다. 다만, 당시 미국과 소련은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가인 일본과 독일을 상대하는 연합군으로 싸우지 않았던가? 1927년 소련은 현재의 북한 공산주의 탄생과는 관련이 없는 국가이고 홍범도 장군은 북한 공산주의 정권이 탄생하기 이전 1943년에 사망하였으므로 그에게 공산주의 프레임을 적용하는것이 역사적으로 검증된 사실인지? 장군의 공산당 입당을 주홍글씨로 남기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지극히 궁금할 뿐이다


(대통령의 이념논쟁)


현재 쟁점들 중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사안이다. '이념'이란 단어는 1988년 대학교 1학년 '정치학개론'시간에 들었던 기억이 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승전국인 미국을 비롯한 서유럽 민주주의와 소련 위성국들 사이 공산주의가 이념적으로 대립하던 '이데올로기' 전쟁을 냉전(COLD WAR)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1991년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이 붕괴되며 이념전쟁은 끝이 났다.


1978년 중국의 지도자 덩샤오핑은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최고라는 '흑묘백묘론'을 펼치며 중국의 개혁, 개방정책을 강력하게 펼치기 시작한다, 이후 중국의 경제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현재 미국을 상대하는 G2국기로 성장하였다. 당시 중국이 폐쇄적인 사회주의 이념을 고수하였다면 현재의 중국과 같은 경제발전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같이 전 세계가 고루한 이념전쟁을 탈피하고 실용주의, 글로벌 국제경력 강화에 앞장서고 잇는 현재의 국제상황에서 해묵은 이념논쟁을 이슈화하며 반국가세, 공산주의 세력 척결 등을 언급하는 것은 왠지 생뚱맞아 보인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자본주의 경제질서의 우월성은 한강의 기적, 서울올림픽, 월드컵 개최 등으로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반국가세력 기회주의 추종세력이 과연 누구를 지칭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대한민국의 체제를 위협할 수준도 위험도 크지 않다고 본다. 자칫 현재의 이념논쟁이 국가발전과 국민통합에 새로운 갈등의 요소가 되지 않을지 걱정럽다


현 정부는 보수이념을 기반으로 탄생한 정이다. 보수의 가치는 국가와 민족, 전통, 역사를 중시한다. 그럼에도 현재 대한민국에서 이슈화되는 쟁점 중 상당 부분 보수정권의 가치와 부합되지 않는 부분이 눈에 띈다. 국가차원에서 항일 독립운동정신과 활동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위협하는 반국가세력은 발을 붙일수 없어야 한다.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는 국가 간에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북한의 지속적인 안보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보수의 가치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바라는 모습일 것이다. 민족의 자존감을 높이고,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을 바로 세우는 일은 보수와 진보진영의 정치적 이념을 떠나 대한민국 정부가 하나된 마음으로 협력하여 추진해야 할 과제이다




하루하루 정말 나라 걱정에 잠이 안 오는 요즘이다. 나라님들은 나 같은 범부보다는 불철주야 국정에 매진하시겠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랏일에 힘써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이다. 요즘 대한민국의 시계가 거꾸로 흐른다는 걱정을 많이 하시는 분들을 보게 된다. 대한민국이 현재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국정운영의 핵심가치들을 곱씹어 보며 대한민국의 정부기관을 비롯한 국민들 모두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합심하여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봉오동전투 홍범도 장군과 해병대수사단 박정훈 대령의 애국심과 정의로움이 정치적 논리가 아니라 역사적 사실과 진심 그대로 공정하게 평가받길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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