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지 않는 집안, 책 읽는 아들이 본

by 이해준

의문이 하나 있어요


저희집엔 책이 제 방에만 있었어요

부모님 방에는 책이 그리 많지 않았고

두 분이 책 읽는 모습도 제 기억 상으론 거의 없어요


그런데 저는 책 읽는 아들이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글도 쓰고 책도 몇 권 내버렸죠.

책 내는 게 정말 큰 일 같으면서도 별 일 아니라는 느낌도 배웠고요


지금 와서 생각하면 부모님이 얼마나 피곤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아버지는 30대 후반부터 MBA 학위 취득을 위한 공부에 전념하셨고

어머니는 매달 출시되는 펀드 상품을 달달달 공부하시고 시험치시러 가셨죠

두 분 다 평생을 공부하셨어요


그것들 하느라고 책 읽을 시간이 없었던 게 아닐까?

내가 책을 읽게 하기 위해 부모님이 책을 포기한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은퇴 하시면 또 읽으실 수도 있겠지만

눈이 침침해지고... 책에도 때가 있다는 사실이 슬프네요

공부도 운동도 뭐든 타이밍이 있긴 한데


저는 그걸 너무 늦게 알아버렸네요.

지금 나이에 해야 할 일을 할 수 밖에 없겠어요


사회가 바라는 인간상으로 사는 건 저에겐 조금 벅차네요

어떻게 이걸 그냥 하셨던 건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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