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거 있으면 쟤를 시키면 돼

by 하린



어떤 것이든 국장님의 입에선 쟤 즉, 나를 가리키는 말을 많이 한다. 같이 일하는 분과 국장님이 동갑이고 나랑은 9살 차이나서 그런지 몰라도 자기들끼리 말한다고 해도 내 귀에 다 들리는 말 “쟤” 시누가 국장님이라 참 뭐라할수도 없고 해야 하는 입장이라 일은 하지만 “쟤”라는 말은 나를 무시하는 말과 다름이 없는 걸로 내 귀에는 그렇게 들린다.



일한만큼 월급을 내가 받아가지만 점심도시락까지 챙기면서 분명 계약서에 10만원 받는 걸로 올해, 작년에 적은 거 며칠 전에 확인했는데 내 월급 통장엔 점심값은 없었다. 포함되지 않았다. 시누라서 가족이라 넘어가야 할 일인가? 이건 뭘까? 점심도시락 매일 아이디어 생각해가며 만들어가는데 같은 걸 만들어 가면 그댄 “주부로써 그런 것도 못하냐고” 말하고 참고로 시누는 할줄 아는게 없는 노처녀다. 배운 사람이 그렇게 말을 함부로 사람 주눅들게 만들고 하는지. 가끔 손님들이 말을 함부로 하면 배우지 못해 그렇다고 말하는 국장님. 그럴때만 배운거 안배운거 말씀하시는데 요리에서는 배운거와 안배운거와 상관 없는 일이라는 거 왜 모르는지 55평생 지나면서도 아직도 그걸 모르고 있다는 게 내 눈이 의심스럽다. 그리고 배운 사람 입에서 아랫 올케라도 “쟤”라고 부르는 건 좀 아니지 않나.



나는 남들보다 일도 많아 한다. “쟤”라서 막시켜도 되는 “쟤”가 되어버려서, 시누는 그래도 같이 일한 사람이 오래했다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함부로 못한다고 한다. 그렇게 나는 약국에서 “쟤”가 되었다. 힘든 일은 다 도맡아 해야 하는 일꾼처럼 나도 2년 뒤면 50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것보다 몸이 점점 어디 하나가 고장나고 있는지 안좋아지고 있는 걸 느낀다.



일을 한다고 해서 고생을 해서 보람이 된다면 기분이라도 뿌듯하고 좋을텐데 억지로 하고 있고, 달아나지 못할만큼 말도 못할정도로 이러고 있으니 우울증은 더 심해져서 내가 말을 입밖에도 내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런데도 모른다. 일을 해야 사람들과 부딪혀야 내 병이 낮는다고 자꾸 말하는데 나를 무시하는 것이 나를 더 우울하게 만들기 때문에 내가 말을 하지 않는 것도 하나에 수이기도 하다. 유일하게 말하는 곳은 글쓰기 모임과 사촌 동생들, 딸내미 앞에서, 엄마 앞에서, 작은 시누 앞에서, 독서모임 앞에서, 아미 언니들과 동생들 앞에서만 말한다. 내가 함부로 말하는 성격도 아닌지라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큰시누 즉 국장님과 같이 일하는 분에게는 쉽지 않다. 먼저 나를 공격했기에 내가 없어도 되는 곳인데 내가 있어야 하는 것은 “쟤”를 시키면 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손님들도 막대하는 손님들이 있다. 난 손님들은 남이기에 미안하지만 할도리만 하고 마음을 닫아버렸다. 6년이란 긴 시간 동안 내가 듣고 받은 건 용기보다 미움이 더 컸고, 가르침보다 눈치가 더 컸기에 그래서 언제든지 나갈 준비는 하고 있지만 놔주질 않는다.



고생을 해도 보람이 있어야 즐겁고 행복한데 오히려 더 우울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 가끔은 “쟤”가 아닌 “너라서 다행이야”라고 듣고 싶은 건 큰 욕심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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