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에 속아서는 안 된다

by 하린


함께 해야 할 수 밖에 없는 무리에서 살아남으려면 나는 내가 벽을 만들었다. 말을 시키면 그 말만 하고 그 이상 말하지 않는다. 약국에서 일하면서 친절하게 말하면 오버하지 말라고 하는데 영업 일을 해본 나로써는 몸에 박혀 있기 때문에 친절을 베푸는 건 당연하기에 눈칫껏 할거다. 약국애 오는 손님들이 뭘 잘못했다고, 그리고 시누도 같이 일하는 분도 사람 봐가며 친절하게 해주는 데 그건 절대 해서는 안된다.



감당하기 힘든 벽을 계속 두드리고 있는 느낌이 수없이 많다. 그냥 내가 포기를 하면 되는 것인데 불통이 나한테 튀기 때문에 쉽지 않은 문턱에 항상 발을 반만 나가 있다. 내가 언제 휘청거릴지 모르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발을 다 들어가지 못한다. 세상에 별별 사람 다 있다고 하지만 여기서는 나는 심부름꾼,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야 하는 사람, 감정 쓰레기통도 되어버린다.



시어른들이 전화와도 성질 더러운 손님이 와도 나는 그 자리에서 받아줘야 한다. 퇴근 시간이 빨리 갔으면 하고 시간을 자꾸 보기도 하고 손님들 없을 땐 책을 읽거나 아니면 글을 적어본다. 이런 것도 허락이 되지 않겠지만 게임하는 두 사람 보다 낫다고 본다. 그리고 고용안전에서 직원 괴롭히는 거 관련하여 영상을 보라고 하는데 해당되지 않는다고 짜증낸다. 내가 봤을 땐 보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때리거나 툭툭 친다고 직원 괴롭히고 하는 것이 아닌데 말한마디에 왔다갔다 하는 세상에 분명히 아는데도 본인은 그렇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수없이 듣는데 직장 생활로 인해 비참함을 겪어보는 것은 두 번째이지만 진짜 가족이라면서 남보다 못하다고 본다. 그래서 친절에 속아넘어가서는 더 비참한 것을 겪게 되기에 나는 끝날때까지 나를 놔둘때까지 어떻게 하는지 지켜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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