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되고, 집을 떠나 살면서 의식주에서 '주생활'이 삶에서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모와 함께 살 때는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라는 생각을 안 해 봤지만, 자취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이 생각이 여전히 뇌리에 스치고 '내 집 마련'이라는 엄청난 목표가 생겨났다.
이번에 서울살이로 1년을 살게 되면서 선택한 집은 '셰어하우스'였다. 사실 재정적인 면이 크기도 했다. 서울은 기본 보증금이 1000만 원 이상부터 시작되고, 월세는 기본 50, 60만 원 이상이며 집 크기는 정말 작디작았다. 이와 반대로 내가 선택한 셰어하우스는 보증금 150만 원이었고 6인이 함께 살기는 하지만 44평의 주상복합아파트였다.
고시생활을 준비하던 때 내가 선택한 곳은 노량진의 '고시원'이었다. 이때 이 생활을 하면서 환풍기라는 기계소음에 예민해지게 되었다. 그 층에 환풍기가 고장 난 거 같아서 주인에게 말을 했지만 고쳐 주지 않았었다. 그래서 약 1-2달을 그 소음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고시원의 '고'자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또한 잠귀에 어두운 나조차 예민한 성향으로 바뀐 몇 년을 보내기도 했었다. 보증금이 없어서 가격면에서 저렴하지만 추천하고 싶지 않다. 이와 반대로 타 지역에서 교사생활을 하게 되어서 지방의 주공아파트에 산 적이 있었다. 보증금은 300만 원이었고, 방 2개, 거실 1, 부엌 1, 화장실 1로 혼자 살기에 아주 좋았었다. 그러나 삶에 필요한 가전기기들을 중고매장에서 사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옵션에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가 없던 아파트였다. 또한 혼자 살았기 때문에 '외로움'면에서 엄청 크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다행히 주변 친구들이 많이 놀러 오기는 했지만 '혼자'라는 삶을 처음 살아보기에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원룸은 냉장고(기계소리)와 함께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선택할 수 없었고,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성향으로 '산소 같은 너'라는 동거인의 존재가 필요했기 때문에 '셰어하우스'를 살아보기로 결정했었다. 그리고 안전 면에서도 선택한 이유도 있었다. 확실히 누군가와 같이 사는 공유주거이기 때문에 '외로움'은 낮아지기는 했지만, 같이 살면서 부딪히는 어려움이 더 크다는 사실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음 화부터는 한 집에 나와 함께 여자 5인이 동거하면서 느꼈던 불편한 진실을 써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