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역할은 업무를 성과로 전환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놀라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농경사회와 산업사회를 거치는 수천년 동안 벌어졌던 변화들이 정보화사회로 넘어오면서 우리의 삶 자체를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경영은 어떠한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채, 여전히 과거의 경영 행태만을 답습하고 있다.
물론, 프랑스 혁명, 노예해방 등으로부터 시작되어 1900년대에 들어서 인간은 평등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본격화 됨에 따라 사람들의 변한 인식을 따라가기 위하여 기업은 몇가지 의미있는 시도를 했다.
이를테면, 직원들에게 일부 결정 권한을 위임하며, 동기 부여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도입하고, 기업의 조직도 또한 보다 수평적인 다양한 형태가 등장하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그러한 것들이 오늘날 잘 기업에서 잘 동작되고 있을까?
피터 드러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독일의 경영학 구루 프레드문트 말릭은이 책을 통해 오늘날 이러한 대변혁의 시대에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복잡성을 정복해야 하며, 이 책을 쓴 이유 또한 복잡성을 정복하여 기업이 보다 효과적이고 올바른 경영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길은 결코 새로운 길이 아니며, 옳은 길로 가기 위함이라고 덧붙인다.
이 책이 주는 인사이트가 상당히 방대한 편이다 보니(물론 이 책의 두께도 상당하다. 555 페이지 정도 된다.) 큰 목차를 토대로 핵심 문장/키워드 위주로만 요약하겠다.
경영자(이 책이 말하는 경영자는 CEO와 리더 뿐만 아니라, 넓은 의미로는 지식근로자 모두를 의미한다.)들은 경영자로서의 프로페셔널리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6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5가지 경영 과제를 수행해며, 7가지 경영 도구를 시의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가운데 원칙이라는 핵심을 바탕으로 경영과제와 경영도구가 감싼 하나의 원을 리더십 바퀴라고 칭하며, 이러한 리더십 바퀴는 개인에서 상사/부하/동료로, 나아가 조직으로까지 확장해 나가는 개념이다. 여기에서는 모든 내용을 포괄할 정도로 가장 핵심적인 개념인 프로페셔널리즘과 6가지 원칙을 위주로만 요약하겠다.
(42 page) "이상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서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지 같은 질문에 집착하는 것은 경영 분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외과 의사에 대해 어떤 사람이냐고 질문하는 사람은 없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그 의사가 수술을 잘 하는지 여의다. (중략) 마찬가지로 경영인에게 이런 질문을 할 필요는 없다."
HR 담당자로서 조직을 이끄시는 부서장 분들의 리더십에 관심이 많고, 또 한창 자체 리더십 트랙을 준비중인 상황에서 내가 이 책을 만난 것은 너무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 또한 리더십이라는 측면을 마치 드라마에서나 등장할 법한 만능인에 가깝다고 느꼈던 것에 반성한다. 우리가 "유재석"이라는 사람을 떠올리면,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스스로에게 겸손하며, 동료와 스탭들까지 잘 챙기고, 자기 자신을 위해 절제하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모든 리더가 그래야 할까? 이상적인 리더는 존재하지 않을 뿐더러, 더욱이 모두가 그런 모습이어야 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않다. 효과적인 리더라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리더를 판단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질문은 '그가 어떤 사람인가'가 아니라, '그가 무엇을 하는가'여야 한다.
(99 page)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세요?"라고 물으면, 리더들 중 약 80%는 자신이 얼마나 일을 열심히 하고 있으며,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를 털어놓는다. 반면 자신의 업무를 설명하고 그 업무를 통해 얻은 성과에 대해 이야기하는 리더는 20%에 불과하다. (중략)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웃풋(output)이 아닌 인풋(input) 지향적인 사고와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아마도 이로 인해 인풋 지향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고,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일도 중요하다. 그런 과정 없이 기업이나 조직을 경영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인풋'에 해당한다. 그리고 '인풋'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아웃풋'이다.
내가 가장 많은 반성을 했던 부분이다. 필자가 다니는 회사처럼 이른바 수평적 조직문화(+휴머니즘)가 기반이 되는 회사에서는 과도한 인풋(야근, 주말출근, 많은 업무 할당 등)에 대해 고마워하고 미안해 한다. 이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지만 더 문제는 그들이 이루어 낸 성과에 대해 묻고 평가하는 것을 미안해 한다.
물론 내 스스로 팀장으로서 우리 팀이 보여야 할 퍼포먼스(아웃풋), 나아가 우리 회사가 보여줘야 할 퍼포먼스를 늘 고민한다. 하지만, 정작 나 또한 조직문화라는 안개 속을 더듬으며 조직의 성과를 추구한다면서, 아직도 인풋 위주의 사고를 버리지 못한 것이다.
(한가지만 더 첨언하자면) 일은 즐거울 필요가 있을까? 이 책에서도 무슨 일이든 즐거울 수 있다면 그것은 좋은 일지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 자체보다는 그 일의 결과와 효과성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일 자체가 아닌 일의 결과를 통해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는 인사이트 또한 필자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
(119 page) "효과적인 리더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지식, 능력, 경험을 통해 자신의 자리에서 전체를 위해 어떤 기여를 할 수있는지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직급이나, 지위, 권한은 중요하지 않다. 그런 것은 자신이 조직에 기여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123 page) "스페셜리스트들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에 대한 잘못된 관념은 많은 사람들이 제기하는 소통의 문제, 그리고 자주 언급되지는 않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현실 인식 부재라는 심각한 문제의 원인일 수 있다. (중략)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다. 현대 회에서는 모두가 스페셜리스트이므로, 우리는 스페셜리스트들을 생산적이고 효과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오직 한 가지에만 매몰되어 있는 스페셜리스트는 쓸모가 없으며, 오히려 조직의 위험성을 키울 수 있다. 반면 조직이라는 전체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스페셜리스트는 현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부끄럽지만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갖게 한 부분이었다. 딱히 전문성이라곤 없는 내가 그래도 여태까지 별 탈 없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어디에 속해 있든 전체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프로 축구팀 또한 수비수와 미드필더, 공격수 등 각자의 포지션에서 충분한 실력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포지션 외에서는 역할을 100% 수행하기는 어렵다. 프로축구 선수들은 '역습 위주의 수비축구'를 펼칠지, '강한 압박을 통한 공격축구'를 펼칠지 등에 대해 감독이 생각하는 방향성을 이해하고 움직인다. 전체에 대한 기여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조직의 방향성과 어떻게 일치시킬 수 있느냐. 즉, 개인의 강점 활용과 조직 성과간의 얼라인먼트라는 생각이 든다.
(146 page) "'목표를 통한 관리(Management By Objective)'를 적용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이 매니지먼트 방식을 모르는 조직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목표관리라는 경영 기법을 통해 성공을 거둔 조직은 결코 많지 않다. 일단 가장 중요한 이유는 너무 많고, 너무 다양한 일을 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151 page) "실패의 원인은 노력이나 헌신의 부족이 아니라 집중력과 에너지가 분산된 것이다. 최선의 노력을 다했음에도 결국 실패하고 마는 것, 이는 비극이 아닐 수 없다."
KPI든 MBO든 ORK이든, 대부분의 기업은 나름대로의 성과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사용한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너무 많은 목표를 달성하고, 너무 많은 지표를 보려 하다 보니 핵심에 집중하지 못한다. 나 또한 스타트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담보할 수 있는 수많은 지표들을 설정하는 실수를 범했다. 사실 우리 회사의 케이스는 경영진의 의지라기 보다는 구성원들마다 니즈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구성원들이 소수의 목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업무를 체계적으로 폐기하는 것부터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구간이었다.
(152 page) "이 책이 말하는 '강점'이란 아직 개발되지 않아 발휘할 수 없는 강점이 아닌 '기존에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 강점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해두고 싶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강점의 활용'이지 '약점의 제거'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리더들, 특히 인사 전문가들인 이 원칙과 상반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다시 말해, 기존의 강점을 활용하는 대신 무언가를 개발하고자 하고, 강점을 활용하기보다 약점을 제거하려고 한다. 이것이 내가 이 원칙을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다."
(154 page) "강점 지향적인 시각에서 보면 아무리 무능한 사람도 나름의 강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 강점은 몇 개 되지 않거나 대부분은 한 가지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동시에 우리는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라도 여러 가지 약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먼저 약점을 알아내서 약점을 없애는 데 온 힘을 쏟아 붓는 것은 진부하다기보다 비극적인 일이다. 약점을 집중하는 것은 성공적인 전략이다. 다만 잘못된 방식의 성공이다."
(157 page) "강점이 있고 잘하는 영에 대해서는 잘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필요하지 않다. 반면 약점이 있고 부족한 영역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할 방법은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약점 보완'을 통해 평균 이하에서 평균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평균 수준으로 오늘날 기업이 풀어가야 할 다양한 숙제를 해결하기에는 턱도 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약점을 보완하는 것은 보조적인 수단으로만 활용할 뿐이며, 개인의 선택에 맞겨야 할 문제다. 정말 중요한 부분은 이 직원이 가진 강점을 어떻게 활용하며, 어떻게 극대화할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점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직원들이 즐거움을 느끼는 곳에서 강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업무를 굉장히 손쉽게 처리하는 부분에서 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다소 진부한 파트이긴 하지만, 강점에 기반한 인사배치와 승진, 역량교육 등을 고민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180 page) "신뢰가 없으면 동기 부여도 없으며, 불신은 동기부여의 장애물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신뢰는 동기 부여의 전제조건, 다시 말해 일종의 촉매제라고 할 수 있다."
(185 page) "좋은 리더들은 직원들 앞에서 U를 X인 척하지 않는다. 어차피 오래 지속되지 못할 '역할'을 연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신뢰라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한 이슈이므로, 긴 부연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다만 신뢰라는 것은 어디에서부터 비롯될까에 대한 논의는 매우 유의미하다. 리더의 신뢰는 역할로부터가 아니라 과제에서부터 나온다는 개념이다. 이를테면 가정에서 '아빠'라는 역할에서부터 신뢰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역할에게 주어진 여러 과제들로부터 신뢰가 따라온다는 개념이다. 즉, 리더라면 결국 업무를 성과로 연결지을 수 있는 아웃풋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며, 이것이 가장 강력한 신뢰의 기반이 된다. 기업 경영에서는 감정으로서의 신뢰가 기준점이 아니며, 리더의 아웃풋에 대한 예측 가능성과 믿음이 기준점이 된다는 중요한 깨닳음이다.
(203 page) "문제 해결을 리더의 최우선이자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회를 인지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다. 조직 내에 있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해서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략) 긍정적 사고의 원칙은 리더의 관심을 기회로 향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204 page) "엄청난 어려움 속에서도 기회를 찾으려는 노력은 제3자 또는 외부를 통한 동기부여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동기를 찾으려는 마음가짐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략)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자기 동기 부여를 수월하게 해줄 수 있는 원칙에 대한 것이다."
(216 page) "맞습니다. 많은 것이 불가능하죠. 하지만 이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할수 있는지를 고민해 봅시다. 올바르고 훌륭하며 효과적인 경영의 원칙은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네가 가진 것으로, 네가 지금 있는 그 곳에서.'"
긍정적 사고는 내가 정말 부족한 부분이라는 점을 100% 인정한다. 물론 개인적인 성향도 있지만, 비판적이고 때로는 다소 부정적인 사고를 가지는 것이 리스크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긍정적인 사고가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어떤 도움을 주는지 구체적으로 인지하지 못한 것도 한 몫을 했다. 이 책에서는 긍정적 사고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자기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인텔의 CEO 앤디 그로브는 "만약 누군가가 동기부여를 위해 회사나 상사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그 사람은 프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기 동기부여 수준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라도 긍정적인 사고를 연습할 필요성이 생겼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터득한 지식의 가치 ★★★☆☆
HR 담당자 관점으로서 얻은 지식의 가치 ★★★★★
논리적인 전개, 오탈자 등 전반의 완성도 ★★☆ (오탈자 너무 많고 번역도 부자연스러우나 상당히 논리적임)
이 책에서 새롭게 얻게 된 지식의 활용도 ★★★★★
매니지먼트는 결국 성과 창출로 귀결된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에는 저자가 학자 특유의 비판적인 시각으로 통상적인 리더십이나 조직문화, 동기부여 등에 대해 비관적으로 이야기한 부분에 대해 다소 거부감이 있었는데, 두번째로 이 책을 볼 때에는 이 책이 궁극적으로 이야기 하는 바는 결국 이 모든 것들은 수단일 뿐이며, 리더는 직원의 업무를 성과로 전환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말한 6가지 원칙 외에도 목표 설정, 조직 구조, 의사결정, 관리감독, 인재개발, 회의, 보고서, 직무설계/통제, 예산, 경영자 업무방법론, 성과평가, 시스템 개선 등 다양한 이슈들을 상당히 실용적으로 잘 풀어낸 책이었다.
수많은 일들(인풋)에 둘러쌓여 갈 길을 찾기 어렵지만 어떻게든 성과(아웃풋)을 내고 싶은 경영자와 모든 리더들, 특히 수평적 조직문화 도입이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고민을 가진 HR 담당자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LALAJU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