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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 Jun 14. 2024

편지 여덟, 날 잊지마

2007년 , 마지막 방학을 앞둔 어느 날에

첫 번째 편지

이건 내가 만든 카드야! 너 다른 지역으로 중학교 간다니까 내가 특별히 만들었어.

나 너랑 같이 졸업하고 싶은데... 우리가 너무 늦게 친해진 것 같아... 좀 더 일직 찐해졌으면 좋았을걸.. 날 잊지 마~~ 메일 꼭 보내고 OK?

난 너를 진심으로 베프로 생각하고 있어. 넌 어떨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크리스마스 잘 보내고, 날 기억해조~ 너의 머릿속에 저장!

진짜로 안녕~~


두 번째 편지

내일이 방학이야!

방학은 좋은데 개학하면 졸업이어서 싫어..

나랑 같이 중학교 가자.. 응?

거기 가서도 나 기억해 줄 거지?

크리스마스 잘 보내고

~@hanmail.net 이건 내 이메일이야~

시간 되면 메일 보내~ 네이버에서 보내도 돼!

나중에 니꺼 메일도 알려줘~


P.S. 그분 하고 잘 되길 바랐는데, 니가 가니깐.. 내가 그분 하고 같은 학교 되면 너의 마음을 전해줄까?



초등학교 마지막 학년의 마지막 방학을 앞두고 친해진 너, 니 말대로 조금 더 일찍 서로가 참 잘 맞는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어땠을까?


너와는 메일을 몇 번 주고받다가 연락이 끊겼지. 마지막 메일을 내가 보냈었는지, 네가 보냈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나.


잘 지내고 있니? 혹시라도 다시 만나게 되면 네가 쓴 편지를 보여주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나도 너와 친구가 되어서 정말 좋았어. 넌 연파랑색 하늘처럼 맑고 투명해서 친해지고 싶었거든. 아마 누구에게 먼저 다가가는 데 서툰 나였으니까, 나에게 먼저 다가와 준 건 너였을 거야.


너의 얼굴이 기억 속에서 희미해. 하지만 네 이름은 여름을 생각나게 하니까, 어느 날 지나치다 네 이름을 듣게 되면 널 알아볼 수 있을 거야. 조금 어색하지만 많이 설레게, 언젠가 만나자.


여러분의 이야기도 댓글로 나누어주세요.
특이하거나, 특별해서 기억에 남는 이름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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