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읽을 책을 고를 때 적지 않은 고민을 한다. 물론 조금이라도 눈길을 끄는 것들을 집히는 족족 죄다 산다면야 좋겠지만 평범한 직장인이자 두 아이의 아빠인 나로서는 너무나도 끌리는 몇 권의 책만 픽해서 읽기에도 시간할애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고르는 꼼꼼함을 빙자한 사치의 시간이 제법 긴 편이다.
책을 고르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머리말이나 작가의 처음 시작하는 글을 읽고 선택하는 사람, 작가의 이전 작품이나 집필 활동을 보고 선택하는 사람도 있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 이미 검증을 마친 다른 사람들의 총평이나 판매량 등을 보고 결정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담긴 글밥과 삽화의 적당한 비율을 보고 속도감을 판단하여 고르는 사람들도 있다. 기타 등등의 모든 선택방식은 존중되어야 하고 많은 선택방식이 존재할수록 다양한 작품활동들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 내가 종종 선택하는 방법 중 하나가 있는데 책의 목차를 훑어보고 선택하는 방법이다. 이게 꽤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말해보자면 목차들의 나열을 보고 책의 내용에 대해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가 헛다리를 짚기도 하고, 혼자서 책의 결론을 내리고 마치 다 읽은 것 마냥 책을 덮어 버릴 때도 있으며, 호기심이 가는 부분을 펼쳐 읽다가 중간부터 끝까지 읽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가 됐든 아마 작가의 입장에서 볼 땐 경솔하기 짝이 없는 행동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뭣이 중한디!"
'누군가에게 읽힌다는 게 중요한 것이지.'라는 식의 안하무인 격으로 나는 목차 훑어보기 신공을 가끔 발휘하곤 한다.
목차는 제목들의 나열이다. 작가 나름대로의 주관을 가지고 고민하여 책을 완벽하게 구성하기 위해 책의 모든 제목들을 나열하여 미리 선보이는 셈인 것이다. 그만큼 목차는 중요하고 그것을 이루는 소제목들 또한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이 대목에서 제목에 대한 부담감이 밀려온다.
어떻게 하나의 제목을 쓸 수 있을까. 소설이나 수필, 모든 문학이 마찬가지지만 나는 시를 쓸 때 그 고민이 몇 배는 크게 다가온다. 제목을 정하고 이야기를 쓰는 게 맞는 것인지, 이야기를 쓰고 마지막에 제목을 붙이는 게 맞는 것인지. 누가 가르쳐준 적이 없어서 몇 번이나 같은 일을 반복한다.
답이 없는 고민을 하다가...
우리 인생도 어차피 제목을 붙여놓고 살아가지도 않는데 살아가다 문득 떠오르는 제목이 있으면 그날만큼은 그 제목대로 살아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