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고 있는 사연은 많지만 살면서 사연 없이 사는 사람 없을 테고, 이유야 많지만 이유대로 사는 사람 없다고 생각하며 혼자서 소소하게 쓰는 글이 작은 일탈이라 생각하며 살다가 문득!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쓰고 평범한 사람들이 읽는 글이 지니는 힘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늦었지만 하마터면 더 늦을 뻔했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고 있다.
쓰다 보니 중독이라는 표현에 가까운 느낌을 받았다.
중독은 강한 설득력을 갖는다.
그 설득력에 매료된 나로서는 이 행위에 대해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 앞으로도 그런 고마움을 계속해서 느끼고 싶어서 일상의 감정들로 엮어낸 시와 더불어 내 옆에 소소하게 차곡차곡 쌓이는 글을 쓰고자 한다.
모든 글들이 쉽게 쓰이는 법은 없지만 시는 쓰면 쓸수록 어렵다고 느낀다. 때론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를 계속해서 헤엄치는 느낌인데 그렇다고 멈추면 가라앉기 때문에 쉬지 않고 물속에서 발길질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지금까지의 삶이 그래왔다. 처음 시도부터 특출 나게 뭔가를 잘 해내거나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로 정해진 목표까지 완주하는 그림은 내 인생에서 연출된 적 없었다. 적어도 두 번, 세 번 같은 일을 했을 때 그래도 남들만큼, 혹은 남들 보다는 조금은 더 나은 결과를 내왔었다. 샘이 많고 예민했던 학창 시절을 돌이켜봤을 때 지금은 그것도 나쁘지 않구나라고 생각하며 살게 된 것이 어찌 보면 여차저차해서 잘 변해 가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지 않다.
그래서 ‘써 내려감’에 의의를 두고 있다. 써 내려간다는 말은 가장 좋아하는 표현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물 흐르듯’과 같은 뉘앙스의 표현이 될 수 있겠다. 무리 없는 자연의 섭리와 같이 글을 대하는 자세.
그렇듯 써 내려가다 보면 어딘가에 닿는 곳이 있지 않겠는가.
시간과 같이 쓰이는 글들이 차곡차곡 쌓여 내 글을 읽는이 옆에 가지런히 눕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