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99) - 중구 을지로2가의 ‘을지로 전주옥’
교보문고를 방문하는 날씨 좋은 주말은 언제나 좋다. 특히나 종로, 을지로 일대를 좋아하는 필자기에, 주말 일정을 마친 후 오늘은 어디에 발 도장을 찍어볼까라는 행복한 고민을 하는 것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매일호프'를 방문하며 자주 지나치기만 했던 곳. (현재는 도로변으로 자리를 이동.) 독특한 메뉴로 꽤나 유명세를 떨치고 있나 보더라.
오징어와 갈비의 조합도 생소한데 달달한 간장 양념 베이스라니. 거기에 '불'이라는 매콤 키워드가 붙어있다니. 익숙한 듯하면서도 생소하더라. 을지로3가역 인근 2가에 도로변에 위치한 '을지로 전주옥'의 오징어불갈비찜이 오늘 먹기행의 주인공이다.
※ '을지로 전주옥'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11:00 ~ 22:00 (브레이크타임 15:30 ~ 16:40) /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불가해 보인다.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분리형 남녀 공용.)
- 과거 골목 안쪽의 위치에서 현재 대로변의 위치로 자리를 이전.
- 오징어불갈비찜이 메인인데, 이는 식사용, 안주용으로 나뉜 것이 특징이다.
- 과일로 달였다는 간장 베이스의 찜인데, 채 썬 고추가 듬뿍 들어가 달큰맵싹의 맛.
- 간장 양념이 당면에 그대로 배여 당면이 인상적이더라.
- 이후 볶음밥도 주문이 가능한데, 기본 베이스 때문인지 김치를 첨가한 시큼한 볶음밥 속에 달콤한 코팅이 되어있는 듯한 느낌.
- 볶음밥은 통상적인 식후 볶음밥보단 맛있는 편.
도착한 '을지로 전주옥', 이전하기 전 위치의 사진도 함께 첨부해 본 필자다. 토요일임에도 무더위가 기승이라 그런지 17시 기준, 사람은 한산한 편이었는데.
새롭게 자리를 이전한 탓일까? 상당히 쾌적했다. 그렇게 메뉴판을 살피는데, 음. 꽤나 많은 메뉴를 다루고 있구나. 마침 교보문고의 여행 맛집 코너에서 허 선생님의 도서에도 정보가 실려있었으니, 목표는 당연히 메인인 오징어불갈비찜 2인. ('허영만의 백반기행'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 집이다.)
그나저나 동일한 메뉴임에도 안주류, 식사류가 나뉘어 있더라. 아이러니하게도 안주류가 더욱 비싸다. 더욱 거나하게 나와서 그런 것일까? 토요일 주말이기도 하니 안주류로 주문.
먼저 기본 찬이다. 음, 좋아하는 달걀찜이 나와주었구나. 뚝배기의 계란찜보다 저런 차가운 반찬형 달걀찜을 더욱 좋아하는 필자인데. 뭐랄까 여담으로 몽글몽글 뚝배기의 찜은 계란의 단어가 어울린다면, 저런 후들후들한 찜은 달걀의 단어가 어울리더라.
덜 익은 쌉싸름한 열무김치도 마음에 들었고.
바로 오징어불갈비찜 등장. 오호, 당면이 꽤나 듬뿍 올라가 있다. 오징어와 초벌한 듯한 갈비가 간장을 머금은 모양새.
또한 마음에 들었던 건 채 썬 고추가 듬뿍이란 점. 달콤하면서도 매콤이구나. 오징어가 얼추 익으면 썰기만 하고 졸여주기만 하면 끝.
슬슬 모양새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당면. 참으로 존재감이 좋구나. 아주 양념을 그대로 머금었다. 녀석 먼저 집어 입안을 후루룩 적셔본 필자인데, 이거 당면치고 존재감이 과한 거 아니야? 하는 느낌.
본격적으로 시식. 음, 뭐라 해야 할까? 확실히 안주로는 뭐 참 괜찮다는 생각이다. 젊은 층의 입맛도 꽤나 사로잡지 않을까? 다만 뭔가 깊이 있는 인상은 크게 느껴지진 않아 아쉬운 감은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무난하고 한 끼의 저녁으로는 나쁘지 않았던 식사. 아무래도 단맛의 비중이 강하다 보니 개인 취향에는 핀트가 살짝 엇나가긴 했나 보다.
그래도 독특한 조합의 갈비찜, 내내 친절하신 사장님 덕에 극상은 아니더라도 만족스러운 식사를 한 필자다.
식후 볶음밥도 괜찮았고 말이지. 요 녀석은 꽤나 빼어나더라. 볶음밥을 제조하며 김치를 첨가해 주셨던데, 칼칼한 볶음밥 속에 뭔가 달달한 코팅이 되어있는 듯한 느낌. '창성옥'의 오묘한 맛도 스치듯 생각난 필자다.
그렇게 만족스러운 식사와 함께 토요일의 밤은 인근 호프로까지.
'을지로 전주옥'에 관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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