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 드로잉
예술을 찐으로 하는 것은 육아를 찐으로 하는 것과 무척이나 닮아있다.
자기의 진짜 모습, 진짜 두려움과 마주해야 하는 순간이 오고야 만다는 점.
그 증거로 Art and Fear(데이비드 베일즈, 테드 올랜드 지음)에 나오는 예술가를 대변하는 두려움의 문장들을 육아버전으로 바꿔도 어색함이 전혀 없다.
-육아는 자기 회의를 유발하며, 자신이 이런 엄마가 되어야만 한다고 알고 있는 것과 이런 엄마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간에 놓인 깊은 강을 휘저어 놓는다.-
-나는 엄마가 될 자격이 없다, 나는 아무 할 말이 없다, 나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일에 확신이 없다, 다른 엄마들이 나보다 낫다, 나는 그저 잔소리쟁이 짜증쟁이에 불과하다, 나는 엄마다운 엄마가 되어 본 적이 없다, 아이들은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이들은 내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쓸모없는 엄마이다.-
늘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당연히 아니지만 아이를 키우며 한 번씩 불쑥불쑥 이런 마음이 들기도 했다.
사람을 키운다-라는 내 인생 최대의 거대하고 중대한 이 작업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내가 무엇을 무서워하는지, 불안해하는지, 두려워하는지를 또 이것이 건드려지면 내가 어떻게 되는지를 보게 만들었다(한편으로는 나에게 무엇이 가장 소중한지, 내가 끝까지 지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지만)
예술가들이 중도 포기한 예술가들과 다른 점은 이러한 두려움에 도전하여 멈춤 없이 밀고 나간다는 점이라고 한다.
예술은 두려움을 못 이겨 중도 포기하면 그냥 '예술가가 아닌 사람'이 되는 것이지만,
엄마는 두려움을 못 이겨 중도 포기할 수 없으니 나에게 엄마로서의 선택지는 단 하나.
두려움에 도전하여 멈춤 없이 밀고 나갈 것!
그럼 예술은? 흠... 조금 더 고민해 봐야지. 우선 애들 밥부터 주고 밀린 설거지 다 해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