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전하는 말

by 또 다른세상


같은 해에 대학에 입학한 두 아들이 이제는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큰아들은 대학에서 첫 학기를 마친 뒤, 뜻밖에도 군 입대를 선택했다. 아무도 합격할 것이라 예상하지 않았기에 그 소식은 갑작스러웠다.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조차 없었다. 서둘러 학교 기숙사에서 짐을 챙겨 집으로 돌아왔고,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집을 떠나 학교에 가는 것과 군대에 가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무엇보다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그 시기, 남편은 이미 떠나 있었다. 그것이 마음 아픈 일이 될 줄은 그때는 몰랐다. 남자로서 군에 가기 전, 아빠와 술잔을 나누며 조언을 듣고 불안한 마음을 풀었어야 했지만, 그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등을 토닥이며 힘내라고 말하려 했지만, 자꾸만 슬픈 생각이 밀려왔다. 군에 보내는 아들이 처음이라, 무슨 말을 해주어야 할지 잘 몰랐다.


군에 간 뒤, 그는 동기들과 잘 지낸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관련 공부에도 열심히 매진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고, 본인이 원하는 지역 부서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냈다. 그때 나는 자랑스럽고 든든했다. 가족을 떠나 잘 지내는 것만으로도 다행인데, 우수한 성적까지 받았다니 그 노력이 대견스러웠다.

그 시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회사에 일찍 출근해 하루를 버티고, 밤이면 큰아이에게 인터넷으로 편지를 쓰는 것이 전부였다. 그 환경에서 잘 읽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지만, 매일매일 성심껏 편지를 보냈다.


평택으로 근무지를 옮긴 뒤 그는 행정업무를 보면서 의장대 활동도 병행했다. 그리고 무사히 제대했다. 집으로 돌아온 큰아들을 맞이한 것은 아픈 할머니와 아픈 엄마였다. 복학하기 전,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겠다는 결심을 한 그는 지방에서 홀로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 대학 1학년 첫 학기를 마친 그는 여전히 학교에 적응하는 과정에 있다. 성적, 진로, 인간관계,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의문이 그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다.

아마 그것이 그를 더욱 공부에 매진하게 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 노력은 반드시 긍정적으로 빛을 발하리라 믿는다.


대학이라는 환경은 단순한 학문적 경쟁의 장이 아니다. 스스로를 확인하고, 자신만의 길을 찾는 공간이다. 성적이나 속도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강점을 묵묵히 다져가는 것이 필요하다. 복학 전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원하는 성과를 이루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자신감을 키워가길 바란다.


둘째 아들은 현재 군 복무 중이다. 입대한 뒤 그는 새로운 규율, 환경, 인간관계에 적응해야 했다. 군대 안에서만 통용되는 규칙과 문화 속에서 버티는 일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때로는 신체적 피로와 정서적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음이 느껴진다.


그는 종종 군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으로 휴가를 받았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 소식을 들으면 기쁘면서도 마음 한쪽이 아려온다. 경쟁 속에서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지, 그 노고가 쉽게 상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경험은 앞으로의 삶에서 기본 자세가 되리라 믿는다. 성실한 태도와 현실에 적응하는 힘은 그 어떤 기술보다 값진 자산이 된다.


군 생활은 일시적인 제약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길러지는 인내력, 관찰력, 집중력은 사회에 나가서도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나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대, 두 아들이 남의 기준으로만 자신을 평가하지 않기를 바란다. 타인의 시선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확신이다. 자신이 사회에 필요한 존재라는 확신이 있을 때, 대학생활이든 직장생활이든 더 주체적으로 설 수 있다.


다른 가족들처럼 음식을 준비해 면회 한 번 갈 수 없는 형편이지만, 나는 괜찮다고, 잘 지내고 있다고 아들에게 안심을 시켜준다. 두 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어려움을 견뎌내는 동안, 나 역시 암 치료와 친정어머니 돌봄을 병행하고 있다. 육체적인 한계와 병원 생활은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들지만, 그럼에도 자녀들이 자기 자리를 지키고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핵심은 단순하다. 세상은 결과로 평가하지만, 사람의 가치는 결과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자신을 믿는 태도,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지속성, 그리고 실패를 견디는 힘이야말로 인생을 지탱하는 요소다.


타인의 삶에 자신을 비교하지 말아라. 두 아들은 각자의 장점과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남의 삶을 부러워하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고, 그 길을 가는 자신을 믿고 꾸준히 나아가라. 그 힘이 결국 너희를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


암 치료 과정 속에서 나는 자주, 각자의 자리에서 웃으며 자기 일을 하는 두 아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 이미지는 항암 치료의 무거운 시간을 견디게 하는 내적 동력이 된다. 나는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그것이 멀리서 나를 지켜보는 두 아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힘이기 때문이다.


엄마는 당당하게, 그리고 든든하게 너희를 응원할 것이다. 지금처럼 성실하게 살아간다면, 나는 확신한다. “너희는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다.” 이 믿음은 앞으로도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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