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존재
삼중음성유방암 카페에서 알게 된 친구가 이대서울
병원 진료 온다. 처음 같은 암을 앓고 있는 사람을 만난다. 종양내과 진료라 부담도 클 것이다. 같은 입장이니 궁금하기도 하고 응원도 하고 싶다.
새벽에 엄마가 입원한 병실로 갔다. 오빠가 지키고 있지만 쉼 없이 간호하기 때문에 잠깐 숨 돌리기가 필요하다. 점심교대도 하고 죽이 나온 엄마의 식사를 도왔다. 맛있게 잘 드시고 조금 있으니 변을 보겠다고 한다. 편안한 하게 볼 수 있도록 옆으로 눕고 배를 쓰다듬어 드렸다.
대변이 나와가 속에 있는 독이 빠져나오니 다른 때 같으면 도망갔다. 냄새도 모르겠다. 더러운 것도 모르겠다. 시원하게 봤으니 감사하다.
107킬로 이리저리 눕히고자 애써도 힘에 부친다. 일회용 장갑, 침대커버등에 대변이 묻었다. 최대한 깔끔하게 처리를 했다. 한결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디.
점심 다녀온 가족이 왔다. 급히 인사를 하고 병실을 나온다.
친구를 만나러 2층으로 왔다. 암센터에서 문자를 보니 진료가 늦어지고 있다고 한다. 천천히 보고 만나자고 했다. 오후 2시 배가 고프다. 어제부터 라면이랑 칼국수가 먹고 싶다. 밀가루가 안 좋다고 해도 먹자!
주문한 칼국수가 나왔다. 반찬은 김치 하나다. 젓가락으로 국수를 건져 호호 불고 나서 입으로 가져간다. 부드러운 면말과 구수한 국물 맛이 난다.
김치도 한 개 먹으니 더 맛있다. 정신없이 "뚝딱!" 해치웠다.
소화기능은 확실히 떨어져 배가 아플 것을 예상하지만 잠깐의 포만감이 기분 좋다. 친구는 보자마자 손을 잡았다. 서로 아픈 마음에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그게 힘이 된다. 처음 만나도 알 수 있다. 얼마나 삶은 성실하게 달려왔는지
친구는 삼중음성 유방암 4기다. 뼛속까지 전이가 되었다. 항암 시작할 병원을 고민한다. 암센터 예약되어 간다. 상담 후 결정예정이다. "삶을 준비해야 하는지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눈물이 나올 뻔했다.
당연히 삶을 준비하라고 했다. 그 와중에도 일을 하고 있는 상태다. 친구에게 해 줄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 보겠다.
얼마 전까지 내 인생이 최악이라고 생각했다. 삼중음성 유방암 2기 중증의 노모는 병원 어떻게든 잘 모시고 싶었다. 노력한 만큼 성과의 결과가 기다릴 줄 알았다.
노력은 기본이고 수많은 상황에 다시 일어나는 것도 기본이다.
힘든 상황에 있는 노모도, 암이 뼛속까지 전이된 친구도 담담히 받아들이고 남아 있는 자신의 삶에 감사하며 살았으면 한다.
조금씩 더 험한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까지 진행된 내 몸에게 감사하다. 순간순간 위험이 찾아와도 당연하다는 듯이 극복하는 모습에 고개를 숙인다.